얼마 전 남양주 왈츠와 닥터만 카페에 부모님을 모시고 갔다 왔다.
오래전에 한번 찾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당시 좋은 기억으로 남은 곳이라 부모님께도 소개해드리고 싶던 곳이었다.
고풍스러운 건물에서
양복에 나비넥타이를 한 노신사 지배인이 내어주던 앤티크 한 찻잔에 담긴 커피 한잔,
그리고 바로 앞에 흐르는 북한강의 모습까지-
독특한 분위기가 인상 깊었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서울근교의 카페라서 주말에 잠시 바람 쐬러 가기에도 적당한 거리에 있었다.
오전 11시 - 저녁 9시
카페 : 연중무휴
031) 576-0020
인스타 @ waltzndrmahn
http://wndcof.org
1989년부터 홍대에서 '왈츠'라는 이름으로 시작해서 현재는 양수리 강변에 자리를 잡고
커피와 레스토랑, 커피박물관, 금요음악회 등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강가에 지어진 빨간 벽돌의 건물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내가 갔었던 때는 3월 초라서 아직은 풀들이 다 나기 전이었는데 건물에 담쟁이덩굴이 감싸고 있는 걸 보니, 지금은 또 다른 모습이 돼있을 것 같다.
나는 간단하게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간 것이었는데 토요일, 휴일에는 인기가 많아서 좋은 자리는 식사예약으로 맡아져 있어 앉을 수 없었다. 창가자리가 괜찮은데 그 자리에 앉고 싶다면 일찍부터 예약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커피 박물관(오전 11시 - 오후 5시)은 빨간 자동차가 있는 건물에 있다.
여긴 별도의 입장권을 끊어야 들어갈 수 있다.
카페에서 주문을 한 사람들은 할인혜택이 있으니 참고하시길.
카페 공간은 박물관을 돌아 안쪽으로 가면 나온다.
높은 건물은 아니지만 바로 앞이 북한강이라서 뷰는 좋다.
바깥에도 강을 보며 앉을 수 있는 자리들이 마련돼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날이 쌀쌀했기 때문에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카페 안에 있는 것들은 오래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파이프 오르간은 230년이 됐고, 중앙에 달린 조명도 210년 전 영국 왕실에서 사용했던 것이라고 한다. 찻잔들 중에 웨지우드의 퀸즈웨어 찻잔은 이곳을 찾는 사람 중 최고의 품격과 인격을 가진 사람에게 대접하려고 보관하고 있다고...
(나는 앤티크 찻잔을 수집하고 있는데 그 찻잔은 나도 가지고 싶던 것이라 보자마자 눈에 딱 들어왔다. ㅎ)
테이블마다 놓인 팸플릿에는
피천득, 박완서 작가, 신동헌 만화가 등 여기를 찾은 유명인들,
이곳을 담당하고 있는 셰프와 지배인들,
카페 안을 꾸미고 있는 소품 등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차를 기다리며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이곳이 더 특별하게 느껴져서 커피 맛을 더 좋게 한다. ㅎㅎ
왈츠와 닥터만에서는 한 달에 한번 정도 금요일 밤에 음악회가 열린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나 인스타에 공지되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찾아보시면 된다.
처음 내가 여길 찾았을 때와는 조금 구조가 달라져 있었다.
그때의 분위기가 좋아서 온 것이었는데 그 느낌은 많이 사라져 있어서 아쉬웠다.
한단 올라가는 층이 생겨있었으며 그 층 위에는 소파로 된 자리들로 채워져 있었다.
엄청나게 빽빽해진 느낌....
강이 잘 보이는 창가자리는 구석을 제외하고는 모두 예약이 된 자리들이었다.
사람이 많을까 봐 오픈시간 맞춰서 간 것이었는데 소용이 없었다. 미리 예약하고 갈걸... 너무 안일했나 보다.
(예약된 자리는 12시 정도부터 식사하는 분들로 채워졌다.)
출입문 옆쪽으로 반층 정도 내려간 공간에도 자리들도 있었다.
강이 잘 보이는 자리들이었는데 빛이 너무 강해서 나중에 더워질까 봐 그냥 본체에 자리를 잡았다.
자리를 잡으면 메뉴판을 갖다 주신다.
가격은 좀 있는 편.
우린 커피와 어너 앤 슈발리, 딸기 주스, 과일 치즈케이크 등을 시켰다.
예전에는 커피는 계속해서 리필이 됐는데 이제는 되지 않는다고...
여기 커피는 진하기를 선택할 수 있으니 주문할 때 말씀드리면 된다.
보통으로 시켜도 드립커피라 진한 편이니 참고)
주문한 원두는 어떤 것인지 내리기 전 향을 맡을 수 있게 해 준다.
우리가 시킨 커피는 두 잔이었고 그 덕에 두 원두의 차이를 비교해 볼 수도 있었다.
이때가 딸기철이라 가능했던 딸기주스(15,000)
생딸기로 한 것이라 끝맛이 깔끔했다.
오랜만에 파르페를 드시고 싶다는 어머니께서 고르신 어너 앤 슈발리(18,000).
더치커피 위에 바닐라&초콜릿아이스크림, 치즈케이크와 계절과일이 올라간 음료였다.
찻잔은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브랜드의 것이라 약간 실망;;;
심지어 소서에 택이 나가서 그것도 좀...
우리 커피는 킬리만자로(16,000)와 에티오피아 모카 하라르(15,000)를 주문했다.
취향에 따라 설탕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원당이 제공되는데 일반적인 설탕이 아니라 원당 덩어리가 나와서 특별하게 느껴진다.
비록 설탕을 타먹지는 않지만 이렇게 나오면 괜히 타 먹어보고 싶어 지긴 한다. ㅎㅎ
(그런데 이 그릇마저 금이 가있었다는;;ㅎㅎ.. 브랜드는 포트메리온)
커피만 먹기에 입이 적적해서 과일 치즈케이크(9,000)를 추가했다.
왈츠와 닥터만의 시그니처 치즈케이크라는 설명이 있었는데 그냥 쏘쏘- 일반적인 밀도는 중간정도의 부드러운 치즈케이크였다.
처음 가보는 분들께는 앤티크 하고 고풍스러운 북한강변의 레스토랑&카페로 괜찮을 수도 있다.
그런데 오랜만에 재방문한 나에겐 이젠 '추억 속, 그땐 좋았던 곳'으로 남겨둬야 할 곳이 돼있었다.
처음 여기를 왔을 때 느꼈던 감동을 부모님과 함께 느끼고 싶어서 모시고 왔는데 그때의 그 모습이 사라지고 없어져 있었다.
테이블 자리들은 빽빽해졌고, 고즈넉함도 덜해져서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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