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에 있는 시댁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눈이 왔기 때문일까? 평소와는 다른 국도로 인도하는 네비를 믿고 길을 달리다가 한가로운 길가에서 찐빵 만두 글자가 유독 눈에 띄었다.
평소에는 그냥 무시하고 지나치는데 이 날따라 이 집에 차를 세우게 됐다.
가평 국도변이라 간식을 파는 집들이 많았는데 유독 이 길가만 한산했다. 그래서 눈에 띄었던 듯.
100% 직접 삶은 팥을 넣고 직접 손으로 만드는 찐빵으로 확실히 맛이 달랐다.
보통 국도에서 사 먹는 간식들은 다 거기서 거기라 기대 없이 간 곳이었는데, 여긴 왜 맛집으로 인기가 있는지 이해가 갔다.
찐빵과 감자떡, 만두, 간단한 음료들을 팔고 있었다.
찐빵은 기본 단팥, 찰흑미, 호박으로 세 종류였다. 이 중에서 찰흑미와 호박으로 5개씩 포장해 갔다.
주문하자마자 안쪽에서 빵을 꺼내 바로 쪄주셨다. 생각보다 금방 쪄졌다.
빵이 쪄지는 동안 주변 구경을 했다.
옆에 붙은 사진들을 보니 KBS 1박 2일에 나온 찐빵맛집이었다. 故 김주혁 배우가 구탱이 형으로 나오던 시절이었나 보다.
그 옆으로는 영화감독, 배우들의 사인이 엄청 걸려있었다. 유명인들이 많이 오는 곳인 듯...
이 빵들은 사장님께서 직접 만드신다면서 공장표와 수제를 구분하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표면이 반들반들하면 공장표,
그렇지 않으면 직접 만든 것이니 다른 곳에 가서 사 먹더라도 구분하며 먹으라고 팁을 주셨다.
김이 나는 뜨끈뜨끈한 호빵은 못 참지!
차에 타자마자 먹고 출발했다.
직접 만든 수제라서 정말 표면의 반들함이 없었다.
먹거리 판별법 스킬이 +1됨 ㅎ
크기는 보통 여자의 손바닥만 했다.
짧은 시간에 쪄낸 것이었는데도 속까지 뜨끈했다.
제일 중요한 맛은, 참으로 남다르게 맛있었다.
팥 소가 정말 맛있었다. 달지 않고 알갱이가 살아있는 통팥소였다.
빵도 부드럽고 보송보송했다.
호박과 찰흑미의 맛 차이는 크게 느껴지는 정도는 아니었는데, 요상하게도 내 입맛에는 찰흑미가 더 맛있었다.
호빵은, 특히 길가에서 파는 것은 다 아는 맛,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는데 여긴 확실히 맛있어서 다음에 또 가려고 따로 지도에 체크해 뒀다. ㅎㅎ
절반은 따로 담아서 우리 여사님께 드렸는데 여사님께서도 드셔보시고는 맛있었다고 하셨다. 입맛 까다로운 분이신데 드시자마자 그런 소감을 말씀하신 거 보니, 정말 잘하는 집을 운 좋게 발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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