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 다녀온 태안 꽃지해수욕장
수도권에서 가까운
해넘이 명소, 낙조 출사지로 잘 알려진 곳이다.
주차장이 넓었고 내가 갔을 당시엔 무료주차였다.
꽃지해안공원 앞에 위치한 해수욕장으로
이곳은 태안 튤립축제를 하는 곳이기도 하다.
한 번도 가본 적은 없지만... 코로나19 물러가면 한 번은 가봐야지...
9월 이때 당시의 해넘이 시간은 오후 6시 30분 ~ 7시 사이였고,
이곳에 5시 정도에 도착했기 때문에
시간 여유가 꽤 있는 편이었다.
차를 세우고 주차장 앞에 있던 포장마차촌을 가장 먼저 둘러봤다.
규모가 큰 건 아니었지만
튀김이나 파전, 국수 등 간단한 요깃거리들이 팔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생활의 달인에 나왔다는 이가 꽈배기가 눈에 띄어서
간식으로 꽈배기를 사 먹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방송에 나온 것은
수원역 앞에 있는 이가마화라는 곳이었다.
여긴 아마도 그곳에서 꽈배기 기술을 전수받은 건가 보다.
꽈배기 크기가 보통의 것보다 2~2.5배는 큰 것이었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후 봉지에 담아 설탕을 뿌려서 주었다.
반죽 자체에는 별 맛이 없어서 설탕이 필수적이었지만,
겹겹이 페스츄리처럼 살아있는 빵의 결,
바삭하게 잘 튀겨진 겉껍질,
부드러운 속살의 식감,
이렇게 세 가지가 정말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방송에 나왔다는 본점 : 수원역의 이가마화를 찾아가 먹어보고 싶어 지게 했다.
그리고 향한 곳은 그 포장마차촌 뒤에 있던 건물이었다.
바로 바다로 나가도 계속 해 떨어지는 걸 기다리게 될 것 같아
커피 한잔 하며 장비도 세팅할 겸 카페에 가자 했는데,
주변에 마땅한 카페가 눈에 띄지 않았고,
가장 가까운 곳에 보인 곳이 저곳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들어가게 된 건물은 튤립축제가 열리는 공원과 연계돼있는 것 같았다.
태안 튤립축제에 와본 적이 없으니 실질적인 분위기는 잘 모르지만,
이 안에서 팔고 있는 물건들과 장식들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의 카운터처럼 보이는 곳에선 '전망 좋은 카페'라는 이름으로 음료들이 판매 중이었다.
꽃 차, 허브차, 커피, 에이드까지 종류가 정말 많았고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다.
그래도 뭐 우리는 가장 기본적인 아메리카노로 주문했지만 ㅎㅎ
카페로 쓰이는 공간은 1층과 2층,
총 두 곳이 있었다.
1층은 바닷가 쪽과 송림, 정원으로 바로 연결된 공간이었는데
테이블은 사무적으로 생긴 것들도 섞여 있어서 뭔가 아쉬운 느낌이었다.
어찌 보면 바닷가 바로 앞의 건물인데
좀 더 감각 있게 운영한다면 훨씬 더 좋지 않았을까?
요샌 바다 뷰만 있어도 그 카페에 가려고 일부러 멀리서부터 찾아오는 경우도 있는데 말이다.
우린 2층에 자리를 잡았다.
2층의 분위기도 어떤 공공기관의 사무실 같은 느낌이었고
중간중간 앤티크 한 테이블들이 몇 개 놓여있을 뿐이었다.
다른 손님들도 있었기 때문에
굳이 사진을 찍어야 하나 싶어 사진은 찍지 않았는데
이 건물은 역시... 카페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는 곳이었다.
커피가 담겨 나온 컵도 살짝 당황스러웠다.
극장이나 패스트푸드점의 콜라 컵과 같은 곳에 담은 아이스커피를 마시는 느낌은 참 독특했다.
[전망이 좋은]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곳이길래
2층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기대가 됐었다.
하지만 유리의 코팅과 이곳저곳 얼룩이 많아
그다지 '좋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좋은 위치, 좋은 전망을
여러 가지 요소로 덜 좋게 하기 위해 일부러 막아놓은 것 같았다.
커피도 다 마시고
꽈배기도 다 먹고
장비 세팅도 다 끝나서
본격적으로 꽃지해수욕장에 나가
사진을 찍기로 했다.
이날 파랗고 구름도 적은 청명한 하늘과 맑은 공기가
미세먼지랑 마스크로 답답했던 몸과 마음을
깨끗하고 시원하게 해 줬다.
서해라 썰물로 인해 모습을 드러낸 뻘이 넓게 펼쳐져 있었고,
그 속에 살고 있는 생명들을 구경하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었다.
바닥에 작은 구멍들과 동그란 알갱이들이 신기했는데
다 알고 보면 갯벌 속을 들락날락하는 작은 게들의 작품이다.
사람 손톱만 한 작은 게들이 얼마나 열심히 왔다 갔다 하던지 ㅎㅎ
점점 해가 내려오기 시작했고,
바닷물도 점점 밀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미 노을 지는 풍경으로 잘 알려진 곳이었기 때문에
늦은 오후부터 오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장망원으로 특정 스폿을 멋지게 담기 위해
바다까지 내려오지 않고 바닷가 입구에서 삼각대를 설치하고 세팅을 하는 분들도 보였다.
곰이는 이때 소니에서 새로 출시한 12-24gm 렌즈
나 또한 a7rmk3에 16-35gm, 넥스3n에 번들 렌즈 구성이었기 때문에
모두 함께 바닷가로 진출~
모델 촬영을 오신 분도 있었고,
연인끼리 추억을 담으러 오기도 했던-
해가 더 낮아지니
가족단위로 온 사람들은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갔고,
우리는 본격적으로 찍는 시간이 시작됐다.
구름이 좀 더 스펙터클하게 있었다면
멋있는 사진이 나왔을 것 같은데
이날은 구름이 살짝 아쉬웠던-
그래도 풍경과 함께 사람의 실루엣을 담아내기에도 좋았기에
내 사진도 몇 장 ~
수평선 아래로 해가 다 내려간 후에야
길가로 나왔고,
장비들을 대충 정리해서 차 속에 넣었을 때,
붉게 물든 하늘을 보고 계신 두 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이 뭔가 사랑스러워서 급하게 작은 카메라를 들고
그 순간을 담았는데..
그때의 그 느낌을 잘 살려내지 못한 것 같아 많이 아쉽다.
바로 집으로 가기엔 너무 출출할 것 같아
가볍게 먹고 가자는 생각으로
낮에 봤던 바닷가 옆 포장마차촌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게 실수였다. ㅎㅎㅎ;;;
각종 튀김들과 해물칼국수, 파전, 대하라면 등이 팔고 있었고
칼국수는 어디 가나 비슷하겠지 생각해서 하나, (만원)
튀김도 뭐 함께 먹기 괜찮을 것 같아서 하나, (만원)
라면은 실패 없으니 나랑 곰이랑 하나씩... (2그릇에 만원)
그렇게 총 3만 원 지출했는데....
튀김은 그나마 이 중에선 먹을 만했고,
(맛있다는 게 아님)
칼국수는 최악...
너무 짜고 또 짜서 물 넣고 또 넣어도 복구가 안돼서
칼국수 고른 일행이 제일 고생했다.
라면은 실패가 없는데
새우는 그저 데코 용인가..
크게 맛에 대해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평타도 아니었기에...
아무튼 그냥 주변에 다른 곳 제대로 된 식당 가서
저 가격 주고 다른 거 먹는 게 10배는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
이날 노을 지는 풍경, 맑은 바닷바람 그리고 사진 몇 장,
간식으로는 꽈배기가 맛있었다는 기억이 남았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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