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대리만족으로 온라인 꽃놀이를 하고 있다.
작년인 2019년 4월 13일에 찍은 1년 숙성 사진들 대방출~
코로나19로 오니 집콕으로 사진 정리할 시간이 오히려 많아진 것 같다.
강원도 속초
설악산으로 들어가는 '설악산로'는
수령이 오래되고 큰 벚나무들이 길게 늘어선 이 길은
차원이 다른 벚꽃터널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설악해맞이공원에서부터 시작되는 설악산로는 그 초입에서부터 벚꽃길이 시작되는데
가장 풍성한 벚꽃터널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은
목우재터널 삼거리부터 시작된다.
작년에도 날이 갑자기 더워져서 꽃들이 예상보다 일찍 펴버렸고,
우리는 아쉽게도 한풀 꺾여 꽃잎이 떨어지는 때에 방문하게 됐다.
설악산으로 들어가는 길은 언제나 사람들로 붐벼서
아침일~찍 새벽같이 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최고이긴 하다.
(올해 지금의 상황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벚꽃길이 길게 하늘을 다 덮을 정도로 터널을 만들어주고 있고,
그 길이도 꽤 길기 때문에
굳이 차를 내리지 않아도
드라이브를 하며 벚꽃을 즐기기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때는 4월 10일이 지난 때였다.
길가는 이미 봄이 만발했는데
설악산 정상에는 미처 녹지 않은 눈들이 쌓여있어서
한 곳에서 두 계절을 볼 수 있었던 신기한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조용한 산길,
큰 벚나무
풍성하게 핀 벚꽃들-
그래서 때때로 꽃 주위를 맴도는 벌들의 윙윙 거림도 들을 수 있었다.
만개했을 한창때 갔다면 더 뽀얀 핑크빛 터널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작년엔 찾아가는 꽃 잔치마다 꼭 한 템포 씩 늦었던 기억이 난다.
수선화도 벚꽃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지역의 꽃 축제들은 취소됐고, 유명 꽃길들도 모두 폐쇄된 올해-
묵혀둔 작년 사진들이 아니었다면
길가의 꽃들로만 아쉬움을 달랬을 것 같다.
그래도 이 사진들이라도 있는 게 어디냐며
부랴부랴 사진을 찾아 정리했고,
그 덕택에 그때의 기억도 다시 떠올릴 수 있었다.
찍어만 놓고 꺼내보지 않으면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리는 그날의 순간들-
이렇게라도 꺼내서 먼지도 털어주고, 광도 내주고, 기록까지 남겨주면
잊어버릴 뻔한 시간들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빛나게 할 수 있다.
그 당시 이벤트로 받은 벚꽃 에디션 코카콜라는
디자인이 봄스러워서
음료를 다 먹은 후에도 빈병을 한동안 가지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드라이브스루 drive thru 가 여기저기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자동차로 드라이브를 하며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벚꽃길이지 않을까~
참고로 속초에서 양양으로 가는 길인 '일출로' 중
남대천 옆길도 벚꽃길이다.
옆에는 강이 흐르고 그 앞으로 넓게 트인 하늘을 배경으로 둔 곳으로
그곳도 드라이브로 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
올해는 그냥 보내줄게 -
건강한 모습으로 내년에 다시 보자
예쁜 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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