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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맛집/서울(동작,관악,금천)

유년시절의 추억을 되살리는 학교앞 떡볶이 금천구 '상아탑즉석떡볶기'

by 꼬곰주 2020.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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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끼에서 떡볶이를 질리게 먹은 날로부터 3일 정도 지났을까... 새벽에 또다시 떡볶이가 무지하게 먹고 싶어졌다.

아... 정말 떡볶이에 중독된 듯;

이번에는 두끼말고 다른 곳이면서 동네에 있는 떡볶이 맛집을 가보고 싶은 마음이 컸고, 결국 밤을 새우면서 동네에 있는 떡볶이집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정말 금천구 시흥동에서 사람들이 손에 꼽는 즉석떡볶이집을 찾아냈다.

크하~ 씐나~ ㅎㅎㅎ

 

내가 보는 곳에서의 별점 평균도 높고

공통적으로

- 어린 시절, 학교 다닐 때 자주 먹었던 곳

- 오래됐음에도 변함없는 곳 & 변함없는 맛

- 가격 착하고 맛있음(특히 볶음밥)

이라는 평을 찾아볼 수 있었다.

 

 

금천구 시흥동 상아탑즉석떡볶기

 

 

게다가 내가 떡볶이를 찾아 헤매던 날 포털 메인에 계속해서 떴던 집이라... 이 집은 정말 꼭 가봐야 하는 곳으로 찍어놨다. (내가 보는 날 연속으로, 다른 글들로 계속 ...: 내 인터넷 홈 설정 포털 기준 - 네이버 아님ㅋ)

 

포털의 메인 글들에선 포장해도 맛있는 곳, 덧글에서는 모두 이곳 가봤다는 사람들의 증언, 맛있다는 증언들이 이어졌다.

대체 어떤 맛이기에....!!!

 

기대감 증폭, 파닥파닥 거리다가 바로 그 전설의 떡볶이집을 찾아갔다.

 

 

 

 

상아탑 즉석 떡볶기 

1984년부터 이곳에 있었다는데 나보다 나이가 많은 곳이다. ㅎ

세월을 알 수 있는 간판과 세월이 느껴지는 가게 안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가게간판에 '떡볶이'가 아니라 '떡볶기'라고 쓰여있는 것도 독특했다.)

 

요새는 이런 곳을 개조해서 카페를 차리고 또 그곳을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다니는데,

여긴 아직도 현재진행형 ing인 옛 모습 그대로인 공간이었다.

 

떡볶이집이 자리 잡은 곳 주변에는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가 밀집해 있고, 동일여자고등학교와 초등학교 등 학교도 꽤 있는 곳이다.

이곳에 자리 잡고 35년 넘게 많은 학생들에게 하굣길에 먹는 떡볶이의 추억과 즐거움을 준 것이다.

 

 

 

 

2020년 3월 기준 가격은 떡볶이 1인에 4천 원

그 밖에 사리들이 1,500원씩이다.

 

그리고 이곳의 떡볶이는 즉석떡볶이다.

 

예전부터 찾았다는 사람들의 글을 읽으니 떡볶이 1인에 사리를 먹고 싶은 대로 추가해서 먹는 게 하나의 팁이라고 해서

나도 그 방식을 따라 해보기로 했다.

 

떡볶이 1인분 + 쫄면, 라면, 오뎅, 만두 사리 각 1개씩 + 달걀 2개 .... + 나중에 볶음밥 1인

(이렇게 먹으니 2명이서 배 터질 뻔...)

 

 

 

 

냄비 한가득, 재료와 양념을 담아 불에 올려주셨다. 정말 금방 나왔다.

 

 

 

 

그 다음부터는 끓을 때까지 기다리면서 숟가락으로 양념을 풀어 주면서 끓여주면 끝~

 

 

 

 

이곳의 밑반찬이 독특한데

단무지가 아니라 직접 담그신 무 절임이었다.

무를 먹으면 소화에 도움이 되니 함께 먹으라는 설명도 해주시며 한 그릇 가득 담아주셨다.

(주인아주머니 정말 친절하시고 밝으셔서 이곳에 있는 내내 기분도 정말 좋았다.

 

 

 

 

 

생각보다 금방 끓어올랐고,

너무 많이 시켰는지 나중에는 끓어넘치기까지 했다. ㅎㅎㅎ;;

 

 

 

 

국물이 어느 정도 끓기 시작했을 때 삶아진 쫄면을(쫄면사리) 넣어주신다.

 

 

 

 

쫄면은 국물도 쪽 빨아들이고 금방 + 잘 들러붙기 때문에

이 때부턴 계속 뒤적거려 줘야 한다.

 

냄비가 흘러넘치도록 가득 담겨 나온 저 만큼의 양이 11,000원어치

양과 격이 참 착했다. 3명이 먹으면 좋을 양이었다는 ㅎㅎㅎ;;;

 

내가 먹고 있을 때 어린 학생들도 와서 떡볶이 2개에 치즈 추가시켜서 3명이 먹는데

역시 학교 앞 떡볶이집의 인심이란^^ 어린아이들이 떡볶이를 나눠먹는 모습에 괜히 내가 흐뭇해졌다.

 

 

 

 

어느 정도 쫄면이 색을 머금을 때쯤 라면도 다 익기 때문에

그때부터 먹기 시작~!

 

 

 

 

조금 더 맵게 하는 게 맛있다고 맵게 해주신다 하셨는데

오장 육부의 건강을 염려해야 하는 지인과 함께 가서 그냥 보통맛으로 먹었다.

(매운맛으로 한 번 더 먹어보고 싶다.)

 

 

 

면사리부터 먹는 것은 기초 중에 기초~

사장님께서도 면부터 먹으라고 알려주신다.

 

 

 

 

눈이 띠용~~ 이런 맛은 아니다.

떡볶이는 웬만하면 맛없이 힘들고

아주~ 맛있어봤자 눈이 띠용~하기도 힘들다.

 

먹으면 먹을수록 친숙함이 밀려오는 맛이었다.

마싰지(MSG) 마법의 가루 맛이 강하게 느껴지진 않았고,

중간 정도의 컬컬함, 짠맛도 강하지 않았다.

단맛도 중간 정도- 보통학교 앞 떡볶이는 단맛이 강한 경우가 많은데 상아탑떡볶이는 놉!

매운맛이 아니라서 그런지

보통맛은 단맛, 짠맛, 감칠맛에서 자극적인 것이 별로 없었다.

한마디로 무난하고 어딘지 모르게 친숙한 맛이었다.

 

 

 

 

떡은 밀떡이다.

만두가 튀김만두(군만두)가 아니라 납작하고 테두리가 박음질 된 것처럼 구멍이 나있는 모양이었다.

함께 간 지인은 보통 떡볶이집 만두는 마음에 안 드는데 여기 만두는 맛있다고 했다.

 

만두피가 야들하고 부드러운 만두였다.

 

 

 

 

사람들 평가에 볶음밥은 빼놓지 말고 꼭 먹으라고 하기에

찢어지는 배를 부여잡고 볶음밥을 딱 1개만 볶았다.

 

약간의 쫄면을 남기고 볶아달라 말씀드렸는데 이게 신의 한 수였다는 거~ ㅎㅎ

 

 

 

 

볶음밥은 주방 안쪽에서 볶아서 갖다 주신다.

취향에 따라 불을 켜서 눌려먹어도 되긴 할 텐데 나는 그냥 먹었다.

볶음밥의 양념은 고소하면서 달콤(떡볶이 먹을 때보다 단맛이 좀 더 느껴짐) 했고, 떡볶이를 먹을 때보다 고추장 맛이 좀 더 났다. 전체적으로 떡볶이보다 맛이 아주 약간 강했다.

 

볶음밥에서 특징적이었던 건 정말 맛있는 밥알!

밥이 정말 맛있게 탱글, 쫀득하게 잘 된 밥이었다. 약간의 단맛을 머금은 흰밥의 그 맛을 머금은 그 밥이었다.

쫄면의 쫄깃함과 탱글 쫀득한 밥알이 함께 씹히는데

그 식감을 정말 잊을 수 없다.

 

가서 먹었을 당시에는 평범하고 무난하고, 자극적이지 않고, 친숙한 맛이라고 느꼈기 때문에

'특별하지 않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먹고 나와서 바로 그날 저녁부터 점점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 무난한 맛이 계속 생각났고, 어릴 적 찾았던 즉석떡볶이집의 맛과 추억이 상아탑 떡볶이집으로 인해 되살아 났다.

 

이 집에 직접적인 추억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과거의 나와 한 가닥의 실이 연결이 돼버렸다.

 

밖에서 먹는 떡볶이는 자극이기 마련인데 여긴 '친숙한' 맛이고, 옛 모습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시간이 담긴 모습'과 내가 먹을 때 옆 테이블에서 먹던 '초등학생들의 모습'이 한 번에 그곳이 좋은 기억으로,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남았다.

 

아마도 이번 주말에 곰이와 함께 가서

그땐 매콤한 맛으로 배 터지게 또 떡볶이를 먹고 오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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