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로 앞에 있는 예식장에 갔던 날, 2019년 6월에 문을 열었다는 서소문 역사공원에 구경 갔다.
아주 심도 있는 조사를 바탕으로 간 것이 아니라, 진짜 그냥 말 그대로 '어떻게 생겼는지'만 보려고 간 것이었다.
충정로역에서 조금만 걸어오면 빌딩과 큰 고가도로로 쌓인 이곳에 이런 곳이 있나- 할 정도로 규모가 제법 있는 '서소문역사공원'이 나온다.
그러고 보니 천주교 중림동 약현성당 주변이었다는 걸 지금에야 알았다;
저 성당도 예쁘다고 사진 찍으러 가는 분들 많은 듯하던데, 성당과 역사 공원을 함께 묶어 산책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서소문역사공원 밑으로는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이 있는데, 거기까지 가보지는 못했다.
아마 그곳에 가면 이 주변에서 역사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이 역사공원이 무엇을 기리기 위해 조성됐는지도 나와있을 것이다.
그래도 박물관 운영시간과 휴관일이라도 정보제공 차원에서 검색해서 올려본다. ㅎ
소문성지 역사박물관
- 운영시간: 오전 9시 30분 -오후 5시 30분
(수요일마다 야간개장: ~저녁 8시 30분까지)
- 휴관일: 월요일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공식 블로그 https://blog.naver.com/ssmshrine
수요일에는 야간개장도 하고, 목요일마다 무료 해설(사전 예약 필수)도 가능하다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이런 혜택들을 잘 이용해보시길~^^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과 공원이 있는 '서소문 밖 네거리'는 조선시대에 천주교인들의 박해로 인해 가장 많은 순교자들이 목숨을 잃은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천주교 박해로 인해 목숨을 잃은 순교자들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천주교 서울 순례길' 중 한 곳으로 로마 교황청에서 국제 공식 순례지로 승인 및 지정됐다고 한다.
순교자현양탑에는 그때 희생당한 순교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는데,
내가 찾아간 때에는 전문 해설사님과 함께 단체로 온 분들이 설명을 듣고 계시고 있어서 가까이 가보지는 못했다.
설명을 듣는 단체분들을 기다릴 수 없어 그냥 공원의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다.
공원 조성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나무들이 좀 부실해 보이긴 했는데, 그래도 가을이라도 여기저기 가을 빛이 감돌고 있었다.
아마 5년 정도가 지나면 나무들도 무성해져서, 이 주변을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쉼터가 되어줄 것이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공원 밑에 있는 출입문을 통해서도 진입 가능하지만,
공원 쪽으로 연결된 엘리베이터를 통해서도 들어갈 수 있다. 빌딩 숲 안에 뻥- 뚫린 하늘과 식물들을 볼 수 있는 곳이 흔치 않은데, 꼭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이 공원을 즐기기엔 좋을 것 같다.
주말을 맞이해서 이 주변 주민으로 보이는 분들은 애완동물과 함께 산책을 즐기고 계시기도 했다.
서소문은 조선시대 때 광화문과 더불어 시신을 성 밖으로 운반하던 통로로 사용됐고, 주변에 한강으로 흐르는 만초천과 저잣거리가 발달한 지리적 특성때문에 죄수들을 참형하여 효시(죄수의 목을 벤 후, 긴 장대에 매달아 여러 사람들에게 보이는 형벌) 하던 장소였다고 한다.
그 당시 사람의 목을 베어낸 망나니가 우물 뚜껑을 열고 칼을 씻었다는 우물 '두께 우물터'와
지금은 없어져 버린 만초천을 형상화하여 공원 안쪽에 '두께우물터~만초못을 연결하는 수로'를 만들어 놓기도 했다.
이날은 그냥 공원의 전체적인 분위기만 보려고 갔던 곳이라 두께 우물터까지는 가보지 않았다.
그런 역사와는 달리 시대의 흐름도 반영하고 있던 공원이었다.
그냥 잔디들과 나무들만 있을 줄 알았는데, 시대의 유행을 적극 반영한 핑크뮬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ㅎ
순교자현양탑과는 반대되는 공원의 끝 쪽에 있었고, 역시나 이곳에 산책을 나오셨던 분들은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으셨다.
이 주변으로 은근 예식장이 많아서 하객으로 오셨다가 잠시 구경하고 둘러봐도 좋을 것 같다.
공원의 안쪽까지는 들어가 보지 않고, 훠이훠이~ 그냥 스윽 5분 만에 분위기만 둘러보고 들어갔던 길과는 반대 통로로 나왔는데,
어랏! 아직까지도 장미들이 공원으로 들어오는 길가에 피어있는 게 아닌가!
알도 크고, 꽤나 많이 심어져 있었고, 이 계절에 야외에 피어있는 장미를 보게 돼서 핑크뮬리의 존재와 함께 또 한 번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사람들이 주로 접근하는 방향이 순교자현양탑이 있는 쪽이었는데, 오히려 그 반대편 끝인, 장미가 있던 이 길이
얕은 경사로 돼 있어서 유모차나 휠체어 등 노약자들도 이 방향을 통해서는 쉽게 접근이 가능할 것 같다.
서소문역사공원이라는 팻말도 실은 여기 앞에 있었던 걸로 봐서 여기가 공원의 정문인 것 같기도 하다.
[서소문 역사공원]
공원은 평화로웠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항상 참혹한 모습들이 계속되는 곳이었다니... 이 지역이 그런 역사를 담고 있는 곳인 줄 알지 못했다.
지금은 약간 뭔가 메마른 느낌이 있긴 한데, 몇 년 후에는 무성한 나무들과 함께 이 주변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들릴 것 같은 공원이다.
밑에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는 역사에 관한 전시뿐만 아니라 시즌별로 다양한 공연과 작품 전시 등도하고, 특히나 수요일 저녁 야간개장에는 낮과는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고 하니 근처에 갈 일이 있으면 한번 들러봄직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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