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여행 중 한번쯤 가볼만한 곳
속초벽화마을 : 아바이마을
글/사진 꼬곰주
한때 유행이 불어서 관광지마다 하나씩 있을 법한 벽화마을-
속초에도 역시 있습니다. 속초에서 유명하고, 사람들이 많이 가는 관광지를 돌고 나서 뭔가 좀 더 구경하고 싶다면 추천할만한 곳 중 하나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아바이마을 속에 있는 마을길로 집들의 벽에 그림을 그려 꾸며놓은 길입니다. 이곳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일 경우엔 속초 아이파크에서 시내로 나가는 방향으로 난 길로 가다가 마을 속길로 들어가면 만나실 수 있습니다.
골목 속에 연두색 벽이 보이시는 길로 들어가시면 진짜 속초벽화마을이 시작됩니다.
물론 마을 속 골목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중심도로 쪽에도 이런 식으로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빈티지 스타일로 꾸며진 공간들도 있고요. 여기까지만 보고 '이게 벽화마을이야? 에잇~~!!'하고 실망하시면 안 됩니다. 진짜 벽화마을은 마을 안쪽부터 시작이니까요~
벽화마을 골목 속으로
[속초벽화마을의 시작]
속초벽화마을은 2013년부터 시작됩니다. 그때부터 '해오미속초21' 실천협의회를 주축으로 벽화가 꾸준히 그려졌고, 2015년부터는 지역 기업의 후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벽화사업을 하게 됐습니다.
아바이마을의 노후화와 어두운 분위기를 좀 바꿔보자는 취지였습니다.
그 결과 서둘러 지나쳐야 하는 어두침침한 골목에서, 벽에 그려진 그림을 보며 속초의 구석구석을 직접 발로 걸어 다니며 체험할 수 있는, 속초의 또 다른 볼거리가 되었습니다.
이 골목에는 다양한 그림들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만화 주인공들의 그림들도 많이 있습니다.
너무 올드 한 전통적인 그림들만 있었다면 호감도가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최근까지 인기를 얻었던 캐릭터들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시리즈가 나오는 할리우드 인기 스타(?)도 그려져 있습니다. 벽화를 보다 보면 색다른 재미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벽화에서 도화지 역할을 하는 것은 '벽'아니겠습니까? 그 '벽'의 특징을 잡아서 캐릭터들이 그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그 그림 속에서 벽화를 그린 분들의 아이디어와 센스가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냥 그림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환경과 섬세한 부분까지 잡아내고 그것을 고려해서 그 속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냈다는 것에, 전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그림과 섞여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캐릭터들도 중간중간 보입니다. 어떤 벽에서는 개구리 왕눈이가 삘릴리 개굴개굴하면서 피리를 불고 있고, 담을 사이에 두고 아롬이가 두근두근하는 표정으로 그 소리를 듣고 있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 만화 개구리를 빗대어 권력과 계급이 있는 사회를 비판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이 만화를 다 커버린 지금 다시 보면 다른 시각으로 만화가 해석이 될 것 같습니다. 저야 언니들과 함께 만화를 같이 보고 자라서 그전 옛 만화까지 조금은 더 잘 알지만, 저보다 늦게 태어난 사람들은 모를 수도 있는 만화겠네요.
아마도 더 지금 사람들은 모를 것 같은 꼬마자동차 붕붕~ 캐릭터까지~
과연 이 만화를 아는 사람들이 이 캐릭터를 그렸을까 잠시 생각을 하긴 했지만, 벽화 속에서라도 다시 만나게 되니 추억이 되살아나서 반갑더라고요.
요새 레트로, 뉴트로 하면서 빈티지한 느낌과 복고, 옛것들에 대한 유행이 있는데, 그것과 맞춘 것인지 진중한 '궁서체'로 속초를 대표하는 '갯배'에 대한 시도 쓰여있습니다.
갯배가 뭔가 거창한 것 같지만, 아바이 마을과 속초 시내를 연결해주는 단순한 구조의 운송수단입니다.
이 갯배가 다른 지역의 사람들에겐 단순해 보이지만, 아바이 마을 주민들에겐 꼭 필요한 운동 수단이었으니, 누가 뭐래도 갯배가 가진 의미는 이곳에서는 큰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게임 속 캐릭터들까지 익살스럽게 움직이는 벽들을 보면서 점점 큰길로 다시 나가면
속초 바닷가에서 더위를 피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해바라기 밭을 보며 나무그늘 아래서 쉬고 있는 소년들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갔던 때는 눈이 녹지 않았던 겨울의 끝이었습니다. 계절은 바뀌어도 저곳의 벽화들은 그대로 남아서 새로운 사람들을 맞이할 것입니다.
중간중간 그림과 하나 되는 포토존을 만들어 놓은 것이 보입니다.
아바이마을이 자리 잡은 곳은 옛 주소로 보면 '청호동'에 들어가기 때문에 '낭만청호'라는 글자가 쓰여 있기도 합니다.
바다이니 만큼 마을 바깥쪽에는 푸른 바다를 주제로 한 그림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림들은 이보다 더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더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그 많은 것들을 모두 다 찍어오진 않았습니다. 여기서 다 보면 재미없잖아요~^^
속초 아바이마을 벽화골목은
많은 사람들이 꼭 찾는 핫스팟은 아니지만, 너무 알려진 관광지만 다니다가 질려서, 뭔가 소소하면서도 조용한 속초 안의 모습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어쩌면 다른 곳에서 더 거창하게 그려진 벽화들을 봤다며 시시해 하실지도 모르지만,
그림을 구경하면서 자연스럽게 아바이마을 속을 거닐 다 보면
기존에 생각하지 않았던 아바이마을에 대해 궁금해질지도 모르고
그러다 보면 속초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글에 다 담기지 않은 그림들이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가서 눈과 마음, 사진으로 담아오실 수 있길 바랍니다.
'세상나들이 > 국내나들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소문역사공원' 평온함 속에 아픈 역사를 지닌 서소문밖 사거리 (0) | 2019.11.09 |
---|---|
핑크뮬리, 코스모스 만발한 '안성팜랜드' 주말 출사 여행 (0) | 2019.10.26 |
[경기도 군포시] 가볍지만 만족스러운 산책 '초막골생태공원' (0) | 2019.05.26 |
[경기도 군포시] 지금이 한창: 진분홍 물결이 넘실대는 '철쭉동산' (0) | 2019.05.01 |
[성동구 성수동] 도심 속 나들이 추천지, 튤립이 한창 '서울숲' (0) | 2019.04.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