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나들이 추천
'초막골생태공원'
글/사진 꼬곰주
공기 좋고, 맑은 날 찾기가 힘든 시절이다. 딱! 공기도 좋고, 하늘도 파랗게 빛나던- 바라보기엔 너무 아까웠던 그 날 -
집에만 있기엔 억울해서 카메라를 둘러매고 나 홀로 나들이를 나갔다.
딱히 갈 곳은 없었는데, 푸르름이 조금이라도 있는 공원에라도 가야겠다 싶어 '초막골생태공원'으로 향했다.
예전부터 살던 주민들의 말에 의하면, 이곳은 그린벨트로 묶여 있던 곳이었는데, 사람들이 그곳에 이것저것 심고 기르는 농경지로 쓰고 있어서, 이를 공원으로 복원시킨 곳이라고 한다.
군포시 초막골생태공원 공식홈페이지 http://www.gunpo.go.kr/chomakgol/index.do
목적 없이 날씨가 좋아서 그냥 있기 억울해서 나간 날이라 초막골에 대해 이곳저곳을 소개한다기보다는 그곳에 있던 담고 싶은 순간을 담았고, 그 덕분에 지금 봐도 그때의 내 기억과 내 마음을 되살려주게 하는 사진들을 얻었다. 개인적으로 정말 마음에 드는 사진들이라 보는 내내 흡족하다.
캠핑장도 있고, 아이들 놀이터도 있다. 특히나 초막골캠핑장은 인기가 많아서 경쟁이 치열하다.
또한 놀이터도 성인이 보기에도 재미있게 잘 돼있어서 주말엔 아이들로 꽉 찬 풍경도 볼 수 있다.
입구에서부터 창포꽃이 반겨줘서 사진을 절로 들게 만들었다.
정문으로 들어가면 안내소와 화장실, 작은 카페가 있는 건물이 나온다.
그 앞부분에 작은 꽃 정원이 꾸며져 있는데,
이름은 모르지만 알록달록 눈을 호강시켜줬다.
꽃잎과 나비가 형상화된 이 기둥? 들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자가발전 놀이터가 나온다.
발을 굴러 레일을 따라 한 바퀴를 돌게 만든 '자가발전 모노레일'부터, 자가발전 회전 자전거 등 이곳에서는 자신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발전기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쉬워 보이지만 막상 저기 올라가면 유유자적할 수만은 없긴 하다. ㅎ 그래도 성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재미있는 놀이터다.
햇빛의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는 요새, 불어오는 사람에 나뭇가지와 풀들은 흔들리며 기분 좋은 소리를 내주고, 기분 좋은 그늘을 만들어준다.
작은 돌과 풀들 사이를 흐르는 물들의 소리도 이날의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별 기대 없었는데, 졸졸졸 물소리, 나뭇가지 소리, 바람소리, 나중에는 새소리까지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얕은 물에 이날의 파란 하늘도 함께 담긴 '미러폰드' : 거울연못
빨간색 조형물은 촛불을 형상화했고, 물가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그 촛불 아래에서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런 설명을 보기 전 내가 든 생각은 하늘 아래 아파트가 빼곡한 현 도시의 모습이었다. 모두 다 똑같은 네모 박스 안에 조그만 구멍들이 빼곡히, 그리고 그런 건물들이 빼곡한 아파트 세상...
저 작은 구멍, 모두 다 똑같은 - 저 구멍에 살기 위해서 우린 얼마나 많은 희생과 인내와 고통이 수반돼야 하는지, 그리고 저 작은 구멍 하나가 그 모든 것을 받쳐도 살 수 없을 정도로 비싼 이유가 대체 무엇인지...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난 요새 집 생각이 많은가 보다.
좀 더 안쪽으로 가니 작은 인공폭포가 나왔다. 초막동천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다.
무슨 꽃인지는 모르겠으나, 진분홍의 작은 꽃잎이 떨어져 물 위에 동동 떠다녔다.
폭포 밑에는 작은 무지개도 보인다. 이날 3개의 무지개를 봤는데, 3번의 행운이 오길 기대해본다. ㅎㅎ
로또 1등이라던가, 로또 1등이라던가, 로또 1등 같은 ?!
요샌 로또 1등이 돼도 당첨 금액이 적기도 하고, 아파트 가격이 비싸기도 해서 서울 꼬다리에 있는 아파트 1개 살 수 있을랑 말랑하지만... 그 돈마저도 없어서 살고 싶은 곳에 못 사는 것이 현실이다.
무슨 으리으리한 집에 살고 싶은 것도 아니고, 그나마 직장과 가깝고, 그나마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싶은 것뿐인데 말이다.
초막골생태공원은 평면적인 공원이 아니다. 산등성이 위로 올라가면 또 그곳에도 공원이 꾸며져 있고, 전망대도 있다.
모든 곳곳을 찍어서 소개하려는 목적이 아니었기에 굳이 사진으로 남기지는 않았다.
철쭉은 지고, 그다음 꽃들은 연이어 피어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요샌 이곳저곳에서 장미축제를 하는 기간인데, 이곳에선 장미를 못 본 것 같다.
공원에 웬 도로야?라는 생각도 잠시, 어린이들을 위한 시설이 많은 곳임을 그래서 가족단위로 와도 참 좋은 곳임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공원이다.
그 옆으로 상상놀이마당이 있다.
커다란 풍선 위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기구도 있다. 나무로 만든 곤충과 동물 모양을 한 놀이기구들로 채워진 모래 놀이터다.
나어릴 적엔 모래만 있어도 재미있게 상상놀이를 할 수 있었고, 그렇게 온 동네 아이들이 놀이터에 모여놀았었다.
요샌 핸드폰, 게임기가 있어야 하거나, 놀이도 학원에 가서 해야 하는 것 같다.
아직도 노란 물결을 보이고 있던 유채꽃밭- 아주 넓진 않았지만, 충분히 예뻤다.
그냥 멍하니 바람소리, 나뭇잎이 부딪히는 소리를 담고 싶었다. 이 날은 그냥 밖에 멍하니 있어도 좋을 날이었다.
그 순간을 잡아서 간직하고 싶지만, 남길 수 있는 것이 사진과 짧은 영상뿐이라 아쉽고도 아쉬웠던 그런 날
그래도 맑은 공기에 파란 하늘이 모든 사진을 예쁘게 만들어 준 고마운 날
분수가 틀어진 물새 연못에는 거위인지 오리인지 한 가족이 떠다니고 있었는데, 망원을 챙겨가지 못한 게 순간 아쉬웠다.
이곳 저곳 피어있는 꽃들 덕분에 내 마음도 올망졸망 피어났다.
특별한 목적 없이 순수하게, 찍고 싶은 순간과 찍고 싶은 것을 찍은 이때가 정말 좋았다.
별 기대 없이 찾은 초막골 생태공원- 1시간 남짓한 산책에서, 의외로 아주 많은 감동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사진 찍는 게 점점 더 재미있어진다.
날씨가 도와주고, 식물들이 예쁘게 찍혀줘서 참 고마웠던 날
오늘같이 파란하늘과 맑은 공기가 있는 날엔 생각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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