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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활동/읽은책

[읽은 것] 작가 김윤나의 '말그릇' : 말그릇이라 쓰고 인내심이라 읽기

by 꼬곰주 2019.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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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말그릇'

김윤나 지음

 

 

글/사진 꼬곰주

 

 

 

 

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말그릇

- 지은이: 김윤나
- 출판일: 2017년 9월 22일
- 출판사: 카시오페아
- 페이지 수: 308
- 정가: 15,000원 (할인가 13,500원), e북 9,000원

 

 

책의 제목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말그릇'이다.

처음에는 말그릇이 뭔가 했다. 표지에도 그릇 그림이 있는데, 무슨 그릇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뜻 깊게 생각하지 않으면 대체 뭐 하는 책인가 싶은데, 찬찬히 표지에 쓰여있는 말들을 읽으면, 이 책이 사람이 하는 '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사람이 하는 '말'과 무언가를 담는 '그릇'이 합쳐진 단어인데, 김윤나 작가가 만든 단어 같다.

본디 그릇은 오목하게 무엇인가를 담는 역할을 하는데, 사람의 심성을 나타낼 때도 자주 쓰인다.

그래서 표지의 그림과 '말그릇'이라는 제목을 합쳐서 보면 말을 담아내는 내 마음의 크기를 뜻한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게다가 '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이라는 수식어가 이 책에서 다루고 싶은 가장 큰 내용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작가 김윤나

- 코칭심리전문가
- 심리학에 기반을 두고 자기이해,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인간관계에 대해 코칭, 강연, 저술활동 등을 하고 있음
- 저서: 말그릇, 슬기로운 언어생활, 당신을 믿어요 등

 

 

 

 

김윤나 작가는 광운대학교 산업심리학과 박사과정(코칭심리전공)을 수료했는데, 그래서 이 책에서는 심리학에 기반을 두고, 자신의 경험, 다양한 사례들을 예로 들며 '말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런다고 해서 어려운 심리학 용어가 나오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와 이해가 쉬운 사례들로 풀어낸 글이다.

 

 

 

 

사람들은 '말재주'만 뛰어난 사람보다는 진정성이 있는 말을 하고 대화를 해줄 사람을 더 곁에 두고 싶어한다며, 사람을 얻기 위해서는 말 기술보다는 다른 자세로 대화에 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말그릇 목차

 

 

 

이 책은 총 5개의 파트로 나눠져 있고, 각 파트별로 아래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1장 말그릇의 의미

2장 나의 말그릇 살펴보기

3장 말 그릇을 키우기 위한 기술 '듣기'

4장 말 그릇을 키우기 위한 기술 '질문'

5장 말-사람-관계-책임

 

 

 

 

 

'말'이라는 것은 '하는 방법'을 안다고 해서 바로바로 고칠 수 있는 '기술적인 것'이 아니며, 지금까지 살면서 보고, 듣고, 느낀 모든 것들이 뒤섞여 그 사람만의 방식으로 습관화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한 사람의 말속에는 그 사람의 역사가 담겨있고, 상처도 담겨있고, 감정이 담겨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말은 그 힘이 세고, 생명력 또한 질겨서 그 말을 들은 사람에게 평생 동안의 상처나 감동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말을 함에 있어서 신중해야 한다고 주의를 준다.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해서 말실수가 많고, 조급하고, 남을 고려하지 않는 말 하기를 하는 사람은 '말그릇이 작아서' 말을 담을 공간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고 한다. 

말 그릇이 크면 다른 사람의 말을 더 잘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함부로 말을 흘려보내지 않는다며 '말을 담는 그릇:말그릇'에 관한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은 자신이 경험하고 아는 만큼 조언해 줄 수 있는데, 무조건 조언을 해주려 하지 말고 그 사람이 나를 믿고 말을 할 수 있도록 '잘 듣기'와 '상대방의 말 이끌어내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반복해서 말하고 있다. 

 

 

 

 

 

그럼 말 그릇은 어떻게 키우고, 다듬어야 할까?

그것은 자신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인지하고, 

머릿속에 만들어진 공식(생각의 틀)을 찾아내서,

입에 밴 말 습관을 가다듬어야 한단다.

 

 

 

 

 

 

진짜 감정을 찾아내는 감정인지 과정, 사람마다 각기 다른 머릿속의 공식(생각의 틀)의 탐색과 인정, 어릴 때부터 나도 모르게 박혀버린 말 습관을 알아차리면 나의 말 그릇을 다듬고,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렇게 이 책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부분이 말그릇을 키우고, 다듬는 것에 초점을 맞춰 쓰였다.

 

 

 

 

 

뒤에 절반에 해당하는 내용은 말그릇을 키우고, 깊이 있게 만드는 '기술'에 대해 다뤘는데, '말하는' 스킬이 아니라 말과 사람을 담는 방법이다. 

 

 

 

 

 

그래서 '말하기'에 대한 것이 아니라 '듣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화를 할 때 '듣기'가 중요하지만, 제대로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좋은 듣기를 하는 데 있어서 '질문'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진심으로 상황에 맞게 호응하면서 듣고, 말하는 사람이 스스로 답을 도출할 수 있는 좋은 질문-

크게 이 두 가지가 듣기의 중요 자세라고 말한다.

 

 

 

 

 

가장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작가 자신과 아들의 대화가 나오는데, '아들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갈 말'을 해준 이야기가 나온다. 마음속에 살아가는 말이라... 그 점에 다시 한번 많은 생각을 해보며- 말 버릇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말그릇은 인내심?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정성을 다해 말하는 이에 맞춰서 잘 들어주면 그 사람이 나를 믿고 결국엔 그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정도의 문장으로 내용을 요약하게 되는데, 내 경험상 이것도 100% 아무에게나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계속해서 누군가와 '말'을 하면서 살아가는데, 대화라는 것은 '서로 마주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분명 '이야기를 주고받음'이다. 자기 말만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잘 듣기만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사람을 얻기 위해서 '잘 들어라'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과연 잘 들어주기만 하면 사람을 얻을 수 있을까?

 

 

 

 

 

책에서 말한 대로 잘 들어주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실제로 난 '잘 듣기'의 부작용을 실생활에서 겪고 있다. 듣기가 중요하다고 해서 잘 들어줬다. 그 사람 혼자서 답을 할 수 있게 질문도 해보고, 감정적으로도 호응하며 들어주고 알게 모르게 책에 나온 절반 이상의 듣기 기법들을 다 써본 것 같다. 그랬더니 더 신나서 계속 시도 때도 없이 나를 찾더라.

그런데 결국엔 그 사람 자기 힘들고 문제 있을 때만 나를 찾고, 정작 내가 필요할 때는 무시해버리거나 영혼 없이 듣고 있었다. 나도 말하고 싶은 순간이 왔는데, 난 그 사람에게 말할 기회조차 돌려받지 못했다.

그 사람은 이 책에 나온 것처럼 표현하자면 말 그릇이 작은 사람인데, 나만 말그릇을 다듬고 키우면 뭐하나 싶다.

(더 잘 들어주면 더 찾을까 봐 무서울 정도랄까... ㅎㄷㄷ;;;)

 

어찌 보면 '그래도 사람은 얻었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저렇게 얻어진 사람은 그저 나에게 '말하고만 싶은'사람일 뿐이다. 정작 필요할 때는 아무 소용 없는 반쪽뿐인 일방적인 사람 말이다.

 

분명 듣기에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니 자신이 충분히 들을 준비가 안 돼있다면 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정말 간절하게 나에게 말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거절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울며불며 호소하는데, 내가 힘들어서 거절? 정말?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책에서 시킨 대로 내 말그릇을 키우고 깊이 있게 만들게 된다면, 나는 도를 닦는 사람이 돼있거나 직업이 상담사나 정신과 의사가 돼있어야 덜 억울하지 않을까?

 

물론 사람의 호감을 사고, 사람을 얻는 것은 좋으나, 자칫 잘못하면 누군가의 감정 쓰레기통으로 전략해 버릴 수도 있다는 것~

그 점에 유의하면서 이 책의 내용과 방법들을 받아들이고, 실생활에 적용해야 할 것 같다.

아무에게나 적용하지 말 것

 

이 책을 이미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은

자신의 문제를 인지한 사람, 배울 준비가 돼있는 사람, 타인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생각해 본적 있는 사람일 것이다.

즉, 말그릇의 크기가 어느 정도 갖춰진 사람이라 생각된다.

 

근데 이 책이 정작 필요한 사람은

자신이 무슨 문제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

이 책이 자신과는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지 않을까-

 

정말 그런 사람들에게 선물해주고 싶은데, 선물해 줬을 때 잘 읽을지, 그 뜻을 잘 파악할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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