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페-맛집/서울(종로,중구,용산)

[중구 주교동] 70년 전통, 을지로 평양냉면의 진수 '우래옥' : 본점

by 꼬곰주 2019. 4. 24.
반응형

 

 

 

 

 

한번은 먹어보면 좋을 평양냉면의 맛

'우래옥'

 

 

 

글/사진 꼬곰주

 


 

 

 

 

을지로 세운상가에서 세기피앤씨의 시그마 SE 마운트 체험행사에 참여하고 나서, 늦었지만 아침 겸 점심을 먹어야 했다. 이날의 첫 끼였고, 서울의 중심까지 나왔는데 맛난 것을 먹고 싶었다.

때마침 같이 체험행사에 참여했던 한 분이 이 주변에 맛 집이 많다며 리스트를 쭉~ 불러주셨는데, 그중에 냉면집이 딱! 들어가 있는 게 아닌가!! 곰탱이도 나도 냉면을 모두 좋아해서 다른 건 생각하지 않고, 바로 그 냉면집을 검색해서 찾아갔다.

 

 

 

 

솔직히 말하지만... 난 사람들이 다 안다는 유명한 집을 잘 모르고 사는 사람이다.... 그래서 '우래옥'이라는 곳이 엄청난 곳이구나라는 것을 이날 가보고서야 알았다.

 

글을 쓰려고 찾아보니 강남 쪽에도 분점이 있었다. 더 놀라운 건 워싱턴에도 분점이 있다.

 

 

 

내가 이날 간 곳은 운 좋게도 우래옥의 본점이었다. (음식점은 특히나 본점을 가야 그나마 제대로 그 집의 맛을 알 수 있겠다 생각한다.)

 

 

을지로 우래옥 주차장

 

 

먹고 나오면서 본 주차장의 모습인데, 도로에 꽉꽉 들어찬 것처럼 차들이 일렬로 주차돼 있었다. 이런 주차장을 처음 봐서 정말 신기했다. 게다가 이곳으로 이어지는 골목에도 차들이 쭉 줄지어 있었는데, 모두 다 이곳으로 냉면을 먹으러 오는 사람들의 행렬이라는 것도 신기했다.

 

 

우래옥 기본 정보, 가격 등

우래옥 본점

 

 

내가 방문한 시간은 토요일 오후 3시, 분명 식사시간이 지나서 조금은 한가할 시간이었는데, 여긴 예외였다. 주말이라서 그런 건지 계속 계속 사람들이 줄지어 들어갔다.

 

 

 

 

우래옥 (본점)
-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 - 저녁 9시 30분 (주문 마감 저녁 9시)
- 휴무일: 월요일
- 예약문의 02) 2265-0151~2
- 꼭 먹어야 할 것: 진한 육수+ 메밀 순면의 평양냉면(물냉면)

 

 

우래옥 본점 가격(메뉴), 식재료 원산지

 

 

가게에 정문에 메뉴판, 식재료 원산지 표시가 있다. 식당 안쪽에서는 메뉴판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가격은 다른 곳의 1.5~2배의 가격이다. 국내산 한우를 비롯해 쌀, 고춧가루까지 전 재료가 국내산이긴 한데, 솔직히 많이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대기 필수

 

 

 

들어가자마자 1층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대기석에 사람들이 가득 찬 게 보였다. 엄청 기다릴 것 같아서 다른 곳에 갈까 하다가, 순서를 불러주시는 분께서 15~20분이면 된다고 하셔서 대기 명부에 이름을 적고 우리도 안쪽 소파에 앉아 기다렸다. (참고로 우리 앞에 10팀 정도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대기 명부에 이름을 적고, 대기석에서 기다리면 이름을 크게 불러준다. 3~4번 정도 부르는데 그 때가지 않으면 바로 다음 사람으로 넘어간다. 다른 곳에 있다가 아차 하는 순간에 순번이 사람들은 나중에 와서 말을 하고 또 대기하는 장면을 여러 번 목격했다.

 

 

 

 

옛 느낌 그대로 (분위기)

 

 

 

벽면에는 시 같은 글이 걸려있었다. 먹고 또 왔으니, 잘 먹고 또 오란다. ㅎㅎ

1층은 대기실 반, 나머지 반절은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이뤄져 있었다. 건물 내부가 오래전부터 운영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옛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옛날 호텔 로비 같다는 생각도 든다. 예전에는 한쪽이 카페로도 운영이 됐는지 바같이 생긴 곳도 있었다.

 

다른 식당 같으면 3~5시 시간은 손님이 줄어서 브레이크 타임으로 잠시 영업을 쉬기도 하는데, 여긴 대기석 자리도 만석에다가 나중에 내가 다 먹고 다 갈 때까지도 사람들이 계속해서 들어오는 걸 볼 수 있었다. 정말 엄청났다. 정말 15분 정도 기다렸나? 생각보다 오래 기다리지 않고 자리를 안내받았다.

 

 

 

 

2층으로 올라가는 길도 신기하게 생겼다. 사진은 다 찍지 않아서 없지만, 계단이 양쪽으로 갈라지는 구조였다.

 

 

 

 

처음 경험해보는 맛들의 연속

 

테이블은 합석해서 앉아야 한다. 6인용 테이블을 가운데를 비어서 4명(2명/2명 = 2팀)이 앉았다. 그래도 바로 옆에 사람을 빡빡하게 앉게 하는 합석은 아니라서 짐도 놓을 수 있었고 괜찮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컵에 따라진 물을 갖다 주셨다. 일반적인 냉면 육수인 줄 알았는데, 그런 것이 아니었다.

약간은 따듯하면서, 숭늉같이 약간의 걸쭉함과 고소함이 있는데, 그렇다고 누룽지 향은 나지 않고, 고기 육수는 분명 아닌 것 같은데... 정말 생전 처음 먹어보는 액체였다. 물은 물 같은데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ㅎㅎ

 

 

 

 

식탁 가운데에 흔히 볼 수 있는 양념들이 놓여 있다. 간장, 식초, 겨자, 고추 양념? 이었다.

빨간 양념이 신기해서 먹어봤다. 색이 너무 빨개서 엄청 매울 줄 알았는데 하나도 안 매웠다. 빨간 오이맛 고추를 촉촉하게 갈아놓은 듯한 맛이었다. 약간의 고추 풋내도 나는 신기한 맛이었다. 물도 신기하고, 양념장도 신기했다.

 

올라오면서 보니 사람들이 모두 먹는 메뉴가 달라서 물냉이 유명한지 비냉이 유명한지 몰라 직원분께 여쭤봤다.

단연 '물냉면'이라고 하셨다.

 

곰탱이도 나도 냉면을 참 사랑한다. 보통 때 같았으면 물냉 1, 비냉 1 이렇게 시켰을 텐데, 이날 이상하게 곰탱이는 육개장이 먹고 싶다며 육개장을 시켰다. 나는 당연히 물냉면으로 주문했다.

 

>> 육개장 13,000원, 물냉면 14,000원

 

가격이 정말... ㅎㄷㄷ 했다. 냉면 한 그릇에 14,000원이라니... 보통 7,000원이라고 한다면 그의 2배였다. 전 메뉴의 가격이 그러했다.

 

 

 

 

음식도 금방 나왔다. 주문 후 5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다. 겉절이와 함께 냉면이 먼저 나왔다.

함께 나온 겉절이도 일반적인 맛이 아니었다. 고소함이 강했고, 새콤달콤하면서도 맵지 않았다. 김치가 아니라 무침에 더 가까운 맛이었는데, 표현하기 힘든 처음 맛보는 맛이어서 적절한 표현법이 생각나지 않는다. 냉면을 먹기 전에 김치부터 맛을 봤는데, 독특한 맛에 첫 그릇을 다 비워버렸다. 그걸 보신 센스 있는 직원분께서 알아서 리필해주셨다.

 

 

 

 

가장 먼저 국물을 맛봤는데!이야- 이것도 신기한 다른 곳에서 먹어본 적 없는 맛이었다.

고기 육수가 진~했고, 끝에는 말끔히 싹~ 사라졌다. 아마도 다시다가 이 고기 육수 맛을 표현하려고 애를 쓴 것 같은 그런 생각도 들었다. ㅎ 고기 냄새는 당연히 없고, 연한 다시다 맛 같은 게 났다가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국물이었다.

 

원래도 냉면에 식초나 다른 것을 넣지 않고, 기본 그대로 먹긴 하는데, 우래옥 것도 그 나름대로 신기하고 매력 있는 맛이라 끝까지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고 국물까지 싹싹 다 먹었다.

 

 

 

 

양지고기는 크게 기억에는 안 남았지만, 질기지 않고, 누린내 없고, 괜찮은 편이었다.

 

 

 

 

고기를 걷어내니 새콤하게 익은 백김치가 썰어 올려져 있었다. 절인 무나 배가 썰어져 들어간 건 봤어도, 백김치는 처음이었다. 아마도 동치미의 배추일 수도 있다.

 

 

 

 

그리고 눈으로 보기에도 냉면 면이 많이 들어있었다. 게다가 면이 정말 달랐다. 찰기는 심하지 않으나 메밀 함량이 높다는 것이 단박에 느껴지는 면발이었다. 그렇다고 뚝뚝 그냥 끊어지는 투박하고 거칠한 면도 아니었다.

 

국물에 아무것도 양념을 안 해서 약간의 새콤함이 필요하다 싶으면 냉면에 들어있는 배추 절임을 함께 먹으면 됐다. 배추를 씹을 때 살짝 올라오는 익은 김치 특유의 새콤함에 먹다가 살짝 느껴지는 심심함이 보완됐다.

 

 

 

 

최고의 한 젓가락은 고기와 절인 배추, 면을 호로록 들이키는 것이지만, 고기의 양이 한정이 있었기에 이건 아껴서 먹는 걸로.. ㅎㅎ

 

 

 

 

냉면을 한 젓가락 맛보자마자 육개장이 나왔다.

 

 

 

 

육개장에는 깍두기와 익은 김치가 반찬으로 함께 나왔다. 깍두기와 익은 김치는 많이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우래옥 육개장

 

 

비싸기도 하고, 육개장이 뭐 특별할 것 있겠냐 싶어 기대 없이 받아 든 육개장이다. 냉면집에서 웬 육개장인가 싶지만, 먹어보면 이해가 간다.

 

 

 

 

우선, 국물에서 냉면에서 느낀 그 진한 고기 육수의 맛이 난다. 고기 육수인데도 느끼하거나 묵직하지 않고,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났다. 빨개서 엄청나게 얼큰하고 매울 것 같지만, 많이 맵지 않았다.

그런데 그건 조금만 맛을 볼 때의 얘기다. 처음에는 덤덤하다가 점점 먹다 보면 속에서 은근 얼큰함이 느껴진다. 쓰~합~ 하게 되는 매운맛이 아니라 속에서부터 점점 올라오는 얼큰함이다.

 

 

 

 

건더기가 엄청 들어있다. 그리고 그릇 바닥에는 당면도 깔려있다. 건더기들은 적당히 부드러웠고, 밥을 말아서 먹는데, 밥알 1/3, 건더기 나머지로 푸짐했다.

 

고기 육수가 기본이 되는 냉면을 하는 집이니, 고기 육수가 기본으로 되는 육개장도 메뉴로 있는 것이었다.

전혀 다를 것 같은 메뉴들이 왜 한집에서 팔고 있는지 이해가 갔다.

 

그리고 먹으면서 두 번째 든 생각은 다른 집의 1.5~2배 정도 되는 가격이니, 맛과 양도 그것에 비례했다는 것!

양이 2배로 많다라기보다는 섭섭하지 않게 건더기가 들어있다거나, 면이 좀 더 많다거나 하는 것이었고, 맛은 순수하게 정직하게 한다는 음식점의 맛을 1.5~2배(정확히는 1/1.5~1/2)로 압축시킨 맛이 났다는 것이다.

 

그만큼 진하고, 담백했다.

 

 

 

그래서 결국 이렇게 반찬까지 (깍두기 하나도 마지막에 다 먹었음) 싹싹 다 먹었다.

난 원래 냉면 국물 바닥까지 다 안 먹는데, 이 냉면 국물은 예외였다. 독특했고, 깔끔했고, 괜찮았다.

 

 

 

 

 

유명한 평양냉면 맛집 을지로 우래옥

 

 

왜 사람들이 끊임없이 줄 서고, 일부러 먼 곳에서부터 찾아와서 먹는지 고개가 끄덕여지는 맛이다.

물냉면, 육개장을 먹었는데 모두 고기 육수가 베이스로 사용된 것 같다.

진하고, 깔끔하면서 담백한 육수였다.

 

단, 가격이 비싸고, 언제나 대기를 해야 한다.

근데 그 비싼 만큼 고기 육수와 건더기가 응축돼있는 맛이다.

 

한 번쯤 맛보면 좋을 맛~ 하지만, 가격과 대기 줄 때 물에 자주 다시 찾을지는 의문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