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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맛집/서울(종로,중구,용산)

[용산구 용산동] 용산맛집 삼각지역밥집 제대로 집밥 한끼 '대원식당'(연탄 고등어구이)

by 꼬곰주 2019.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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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주고, 내가 먹고 쓰는 리얼후기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함께 찾은 삼각지역~ 삼각지역주변 밥집 중 '대원식당'을 친구가 찾아냈다. 수요미식회에도 나온 곳이고, 그전에도 방송에 몇 번 나온 곳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수요미식회맛집은 별로 믿지는 않지만, 집밥같은 밥집이라는 사람들 평에 반찬도 꽤 잘 나온다고 해서 확인차 겸사겸사 가봤다.

 삼각지역 1번, 13번, 14번 출구와 가깝다.





 길은 어렵지 않은데, 주변 건물들이 다 오래돼서 간판은 잘 보이지 않아 간판들을 유심히 보긴 해야 한다. 난 골목에 들어서서 지붕 위로 설치된 남색 간판을 보고 찾을 수 있었다. 배고파서 점심을 먹겠다는 강한 의지가 순간적으로 시력을 향상시켜 줬나 보다. ㅎㅎㅎ


 대원식당으로 가는 골목들에 숨은 맛집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았다. 오랫동안 한자리를 지키며 식당을 하고 있고, 그렇지만 뭔가 남다른 포스를 풍기고 있는, 그런 밥집들 몇몇 개가 눈에 띄었다. 진정한 숨은 맛집들은 오랜 시간 동안 한자리를 지키며 알게 모르게 사람을 불러 모으는 법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이 골목에는 로컬들에겐 이미 유명한 맛집들이 꽤 있을 것 같다.



삼각지역밥집 '대원식당'


대원식당 영업시간, 휴무일



그나마 검색으로 알아낼 수 있었던 그중 하나인 대원식당을 찾았다. 점심시간엔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점심시간이 다 끝날 때쯤 갔다. 그래서 그런지 다행히 기다림 없이 바로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용산맛집 대원식당

- 영업시간: 오전 11시 - 저녁 9시

- 브레이크 타임: 오후 4시 - 오후 6시

- 휴무일: 일요일

- 주차: 불가

- 특징; 촉촉한 연탄불 고등어구이(생선구이), 반찬 많음, 제대로 집 밥




용산맛집 대원식당



 외관은 허름하다. 가게도 많이 크진 않다. 하지만 요새 감성맛집, 갬성맛집 꺅꺅~ 거리면서 비싸기만 하고, 먹자 할 것 없고, 맛도 없는 그런 곳보다는 한 100만 배쯤은 좋은 것 같다. 아재입맛에 아재취향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사람이니까 주식으로 먹는 한 끼! 밥다운 밥으로 밥은 제대로 먹어야겠다.


 갬성맛집들을 많이 다녀본 결과 요새 이쁘기만 한 곳은 경계하고 보게 됐다. 근데 갬성은 왜 자꾸 사람들이 쓰는지;; 제대로 된 언어를 쓰는 사람들 찾기 보기가 힘들다. 암튼 본론으로 들어가서...



삼각지역밥집 대원식당



 대원식당의 가장 대표 메뉴는 바로 이 연탄불에 구워주는 생선구이다. 식당 밖에서 할머니께서 직접 한도막씩 굽고 계셨다. 날도 춥고, 고생스러우실 텐데 계속 굽고 계셨다. 식사를 다 마치고 나가면서, 고기 굽고 계신 모습을 찍어도 되는지 양해를 구했는데, 흔쾌히 허락해 주시며 맛나게 잘 먹었냐고 웃으며 말씀도 걸어주셨다.

 




 이 집만의 고등어 간절임 비법이 있다. 고등어를 간절여 채반에 살짝 말리듯이 놓고, 하루 동안 숙성한 후 연탄에 구워주시는 것이다. 먹어보면 그 하루라는 시간 동안 간절임을 한 것이 맛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삼각지밥집 대원식당 가격(메뉴)



 식당에 들어가면 밝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진 남자분이 맞이해주신다. 밖에서 생선을 굽고 계신 할머니를 이모라고 부르시는 걸 들었는데, 조카분이신가 살짝 추측을 해본다. 참고로 대원식당에 계신 분들은 모두 친절하셨다. 맛집으로 소문나고, 방송에도 몇 번 나오고, 오랫동안 운영되는 곳들을 가다 보면 약간 차갑게 하시는 곳도 많은데, 여기는 모든 분들이 친절하셨다. 그래서 밥도 괜찮았지만, 기분 좋게 잘 먹어서 만족도가 더 높았다.


 이날 생선구이백반(8,000원*2인=16,000)을 주문했다. 생선구이가 유명하고 방송에 나온 것도 생선구이지만, 두루치기도 먹고 싶었다. 점심에는 생선구이백반만 된다고 조사하고 간 거라 여쭤보지도 생선구이백반으로 주문했는데, 지금 보니 두루치기 밑에 쓰여있던 글씨가 지워져있네?;;;; 그걸 글 쓰는 지금에야 봤... ㅠㅠ 엉엉...

예전에 다녀오신 분들 글을 찾아보니 '오후 6시 이후'라는 글씨가 가려져있는 것이라는.... 고로 점심에도 이젠 먹을 수 있다는 그런 의미인 것이다.

 


괜찮다. 삼각지에 또 가게 되면 여기 또 갈 거다.ㅎㅎ


 암튼, 여기 나오는 생선은 고등어다. 그리고 대원식당 고등어의 원산지는 노르웨이다. 노르웨이산이라 고등어가 크고, 살이 두툼하다. 구워져 나오는 조각을 보면 안다. 그리고 일 년 내내 바다 수온이 우리나라 겨울 수온과 비슷하게 유지돼서 기름이 고르게 잘 차있다고 한다. 국내산이 모두 좋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맛을 보면 노르웨이산이 더 맛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참고로 쌀과 김치는 국내산*






 식사시간을 어중간하게 피해서 간 거라 손님은 많이 없었다. 벽에는 오래전에 sbs 모닝와이드 '고등어백반 용산맛집'이라고 나온 방송화면이 캡처돼서 걸려있었다. 정확히 2006년 10월 13일 방영된 것이라 쓰여있는, 지금으로부터 12년 이상의 세월을 간직한 액자였다. 그 밑에 생선을 굽고 계신 이모님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붙어있는데, 세월은 지났어도 여전히 이모님은 밖에서 같은 자세로 연탄에 생선을 굽고 계신 것을 알 수 있다.



대원식당 생선구이백반(2인)



주문하고 금세 상이 차려졌다. 반찬이 괜찮게 나온다는 건 대충 알고 갔지만, 실제로 밥상을 받아보니 바로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침이 고였다. 9개의 반찬에 고등어구이 1도막, 김치 콩나물국과 숭늉까지- 정말 잘 차려진 백반이었다. 솔직히 고등어구이 없이도 밥 한 그릇 잘 먹을 백반상이다. (친구의 국, 밥, 누룽지까지는 안 찍었다.)

 




 갓 담은 겉절이와 무생채가 섞여서 1개의 접시로 나오니 10찬이라고 해도 되겠다. 김치는 취향에 따라 먹을 수 있게 배려해서 반찬을 구성하신 것인지, 익은 김치와 겉절이 두 종류나 됐다. 김도 크게 잘려 가득 나왔다. 무생채는 새콤달콤 아삭했고, 겉절이도 엄청 싱싱했다. 가운데 있던 청국장? 고추장+된장찌개? 도 익숙한 맛이지만 두부도 두툼하게 많이 들어있고, 건더기도 많고 실했다.


  




 더 인상 깊었던 건 반찬으로 떡볶이가 나온다는 것이다. 사람 수에 맞춰 적당히 조절해서 나오긴 하는데, 다 먹고 말씀드리면 흔쾌히 더 주신다. 반찬으로 떡볶이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긴 하지만 저 떡볶이가 더 인상 깊었던 건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이게 별미인 게, 지금까지 먹었던 일반적인 떡볶이 맛이 아니다. 고소한 맛이 난다. 비록 팔팔 끓어서 막 나온 떡볶이가 아니라, 만들어 놨던 것을 그릇에 담아주시기만 하시는 거라 미지근하고, 속은 살짝 딱딱하려다가 말은 느낌이 있었지만, 떡볶이 양념이 마음에 들었다. 떡볶이를 좋아하는데, 그걸 어찌 아셨는지 혼자 밥을 빠르게 흡입하고 친구가 먹는 모습을 지켜보는 나에게, 딱 저 떡볶이를 더 주려고 여쭤보셨다는 것! 그 센스! 아님 저 떡볶이가 은근 인기가 많을 수도 ㅎㅎㅎ


 다른 반찬도 워낙 많아서 추가 반찬을 할 필요는 없었지만, 싹싹 다 먹는 우리 테이블을 보시고는 반찬 더 필요하냐고 먼저 여쭤보시기도 하셨다. 조카님?; 정말 목소리도 그렇고 친절하셔서 계속 기억에 남는다.





 백반이니 국물 하나 정도는 있기 마련인데, 이미 된장찌개 같은 게 반찬으로 나왔는데, 국까지 나오고, 거기에 누룽지까지 나와서 솔직히 감동이었다. 갬성 찾다가 반찬 3개, 그것도 조막만큼 나오는데 가면 이런 거 꿈도 못 꾼다. 한상에 8,000원인데, 요새 이런 백반으로 나오고, 고등어구이까지 크게 한 토막 나오면 가성비에서도 갑이라는 생각이다. 김칫국은 얼큰 매콤하다. 백반집에서 먹는 익숙한 김칫국 맛이지만, 건더기도 푸짐하게 들어있고, 친숙해서 오히려 더 좋았다.



삼각지 대원식당 고등어구이백반의 고등어




 2인 백반 세트라 고등어가 2조각이다. 크기가 상당히 크다. 그리고 고등어가 참 두툼하다. 껍질은 검게 그을리고, 안쪽 살 겉은 짙은 갈색빛을 보이고 있다. 껍질이 바짝 타서 딱딱하거나 퍽퍽할 것 같지만 안을 먹어보면 그 생각이 틀렸다는 걸 단박에 알 수 있다.


 메뉴판에 보면 고등어 1조각 추가에 2,000원이라 쓰여있다. 추가해도 좋았겠지만, 다른 반찬도 다 먹겠다는 의지가 있어서 고등어는 한 조각만 먹기로 했다.


 고등어만 포장도 해갈 수 있는데, 포장 시에는 한 조각에 2,500원이다.(1만 원에 4조각) 그렇게 치면, 식당에서 차려주는 (고등어를 뺀) 백반 한상의 가격이 6,500원인 셈이다. 굳이 계산할 필요는 없었겠지만 ㅎㅎ 아무튼 가성비 좋다.




 고등어 살을 본격적으로 발라 먹었다. 이 고등어 정말 촉촉하다. 기름져서 느끼해서 느글거리는 그런 게 아니라 수분을 머금고 있는 촉촉이었다. 그리고 간이 잘 돼있다. 짠 건 맞는데, 밥반찬 하기 딱 좋은 '짭짤'이다. '짜다'보다는 '짭짤'에 가까운 간이었다. 앞서서 이 집이 고등어를 절여 하루 동안 숙성시키는 게 특별한 맛의 비결처럼 말했는데, 그 말이 정말 맞다.

 고등어 잘못 절이면 겉만 너무 짜고 속은 싱겁거나, 속까지 정말 짜거나, 이럴 수도 있는데 여긴 정말 겉과 속이 고르게 '짭짤'했다. 하루의 시간 동안 적당한 간이 고등어 속까지 고르게 침투해서 고른 짭짤을 만들어 낸 것 같았다.





 스테인리스 밥그릇에 밥을 퍼놨다가 주시는 게 아니라 막 퍼서 주신 것 같았는데, 그래서 밥이 눌리지도 않고, 습기도 안 차있고, 밥알이 잘 제 모양을 갖추고 있었다.


 별생각 없이 첫 밥을 딱 떠서 입에 넣었는데, 우와- 밥이 맛있다! 약간 그을린 향? 같은 게 났다. 내가 좋아하는 밥맛이었다.


 '식당이니까 그냥 익숙한 밥통 밥일 텐데, 왜 그을린 향이 났지? 그 향은 분명 돌솥밥 같은 거 먹을 때 나는 향인데... 밥이 눌린 냄새가 나는데... 보통 식당에선 대형 전기밥솥에 밥을 하시는데... '라며 조금 전까지도 혼자 계속 생각했다.

 그러다가 위에 누룽지를 보고 바로 그 정체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누룽지가 있었던 것이다.


 정확히 어디에 밥을 하시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일반적인 식당 밥을 하는 형식은 아니신 거다. 저건 조금은 옛 방식으로 직접 가열하는 냄비나 밥솥을 사용해서 하는 밥인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결과물이 내 식탁 위에 있었는데, 내가 그걸 지금에야 깨달았다는 게 ㅎㅎㅎ


 참고로 밥 많이 드시는 분은 밥이 나오기 전에 말씀 잘 드려서 밥 많이 달라고 하시면 될 것 같다. 요새 내가 다이어트를 해서 밥 욕심을 줄이긴 했어야 했는데, 그래도 이런 집 밥 같은 제대로 백반을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밥 욕심이 났다. 근데, 밥을 조금 퍼 주셔서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결국 반찬들 싹싹 먹고 배 채움; 다음에 또 가면 밥 많이 달라 할 거다. ㅎㅎㅎ





생선 한 마리 잘 구우면 다른 반찬 잘 안 먹게 되는데, 그 말이 맞다. 잘 지은 밥에 잘 구워진 고등어 한 조각- 정말 잘 먹었다. 작은 고등어 한 마리 먹는 것보다 살점도 더 많았기 때문에 다른 반찬들하고 정신없이 먹으니 밥 한 공기가 뚝딱이었다.


 



 밥을 다 먹고 누룽지로 나머지 반찬들과 함께 입가심? 을 했다. ㅎㅎㅎ 요샌 남이 해주는 집 밥이 그리 맛있더라. 식당스러운 반찬 말고 집밥같은 정말 백반의 반찬이 먹고 싶을 때 있는데, 딱 그런 반찬들이었다.


 



 원래 이런 거 안 찍는데... 거의 싹싹 비워먹은 그릇들을 보며 뿌듯함을 느껴 찍어봤다. 빈 그릇 샷- 남자 조카? 분(뭐라고 호칭을 해드려야 하는지 좀 애매해서.. )이 맛있게 잘 먹었냐며 ㅎㅎ "진심 밥 다운 밥 잘 먹었습니다. ^^"




용산 삼각지역 밥집 대원식당



 친절하고, 인심이 좋다. 반찬에서부터 그 인심이 보인다. 국과 반찬으로 나오는 찌개 국물에는 건더기가 푸짐하게 들어있다. 심지어 반찬 리필도 흔쾌히 잘 해주신다. 떡볶이가 반찬으로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이 떡볶이 인상 깊었다.

 밥은 식당용 전기밥솥 밥이 아닌 것 같다. 약간의 누룽지 향이 나는 밥이다. 밥도 알맞게 잘 돼 있고, 집밥먹듯이 괜찮고, 향도 좋았다.(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밥향)

 생선구이가 유명한데, 백반 한 상차림에 연탄 불로 구어진 고등어구이 한도막을 주는 것이다. 고등어가 촉촉하다. 겉과 속이 고르게 짭짤하게 간도 잘 돼있다.

 다른 반찬들도 깔끔하고 정감이 느껴지는 맛이라 좋았다.


 우와! 하면서 눈이 번쩍 뜨이는 그런 놀랄만한 맛집은 아니다. 아기자기 예쁘다거나 의리의리하고 깔끔한 곳도 아니다. 세월을 간직한 일반 백반 밥집이다. 하지만, 같은 것을 먹더라도 그곳의 분위기, 누구와 먹었는지, 내 기분 등이 그곳을 좋은 곳으로 기억하고 다시 찾게 되고, 누군가에게 추천을 해주고 싶고 등등 그런 것들을 결정하게 된다.

그런 것들이 합쳐지고, 진심으로 한 끼 따듯하게 잘 먹은 느낌이 들어서 또다시 찾고 싶은 삼각지밥집리스트에 체크해두려 한다.


 집밥이 그리우신 분들, 밥다운 진짜 밥 드시고 싶으신 분들 삼각지역이나 용산 근처에 가게 되시면 추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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