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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나들이/행사나들이

[도전 그리고 경험] 낙방했지만, 실패도 아니고 패배는 더더욱 아니었다.' 세기피앤씨 프렌즈 : 세프3기' 면접

by 꼬곰주 2019.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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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도전, 브라보 나의 2019

낙방했지만,

실패도 아니고, 패배는 더욱 아니었다.

세기 P&C 프렌즈 3기 면접기




글/사진 꼬곰주





 결과만 놓고 보면 낙방했으니 부끄러울 수도 있는 일이지만, 스스로에겐 큰 공부가 됐던 일이다.

 면접 후에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자존감이 떨어졌고, 다른게 아닌 '나 자신' 덕에 슬펐었다. 근데 이젠 괜찮아져서 글을 쓴다. 이 경험을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많이 고민했는데, 그래도 내게 일어났던 하나의 이벤트니까, 그날의 일을 써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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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에는 그동안 겁만 내던 세계에 도전하는 원년으로 삼으려 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세기P&C 프렌즈 3기' 지원이었다. 기피앤씨 렌즈라고 해서 "세프"라는 재미있는 줄임 이름, '사진을 요리하다'의 부제를 가진 모집 공고가 있었다. 


 

세기프렌즈 3기 모집 관련 (출처: 세기P&C 공식 홈페이지)



 장비에 대해서 잘 모르고, 실질적으로 사진을 내 의지가 담겨 '제대로 배워봐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 지 얼마 안 된, 어찌 보면 사진 햇병아리인 나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려봤다.


 세기에서 진행하는 '박싱데이, 41번째 세기다' 등의 행사에 참석하며 세기P&C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친숙하게 느끼고 있던 터라 타사의 서포터즈, 기자단의 모집공고보다 조금 덜 겁을 내며 도전해볼 생각을 했던 것이었다.



[이래저래 함께했던 세기P&C의 행사들 일부]

세기P&C 창립 41주년 '41번째 세기다' 전야제 https://ggogomzoo.tistory.com/526

세기P&C 마지막 박싱데이 https://ggogomzoo.tistory.com/578


(기타 등등 좀 더 있지만, 글로는 안남김...)




무모한 도전


 체험단, 프렌즈, 기자단 같은 그런 활동들은 엄청 잘나가고 대단한 사람들이 하는 거라고 생각해서 지원하는 것조차 두려워하던 나였다.

특히나 사진 햇병아리라고 스스로를 생각하는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인 '사진'관련한 것은 더더욱 그랬다. '카메라, 사진'은 예부터 전문가들이 하는 그런 분야라고 인식했고, 난 요새 들어 블로그를 하다 보니 조금 관심이 갖게 된, 안되는 실력이지만 조금씩 사진을 찍어가는 왕초보였다. 그래서 카메라 관련 회사들에서 모집하는 활동들은 참 많지만, 그것은 내가 범접할 수 없는 넘사벽인 분야라고 생각했다.

 넘사벽의 세계에 '무모한 도전'을 했다. 뽑아줘야 활동을 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0.000001%의 확률로 뽑힌다 해도 활동하는 것에 두려움이 있었기에, 도전장(=이력서)를 내미는 것에도 나에겐 큰 용기가 필요했다.(이런애가 여기에 왜 도전했어? 이러면서 비웃을 수도 있잖....;;; 소심....)


 오랜만에 쓰는 이력서였다. 처음엔 틀에 박힌 이력서를 썼다. 내가 읽기에도 개성 없고 영혼 없는 재미없는 이력서였다. 계속 마음에 걸렸고, 며칠을 고민했다. 갑자기 나다운, 내 마음에도 드는 문구들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처음 썼던 이력서보다 반절도 안되는 시간을 들여 글을 써 내려갔다.


 이력서를 쓰면서 내가 참 할말이 많은 사람이었단 걸 알게 됐다. 문항마다 500자씩 글을 쓰는 것이었는데, 한 질문당 1000자를 넘어가기 일쑤였다. 줄이고 줄여서 600자 정도에 들어가게 글을 다듬었다.


 스스로가 신나서 썼고, 스스로가 만족한 도전장이 만들어졌다. 가끔 이런 느낌이 나는 레포트나 글을 쓸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결과가 좋았다. 100명 이상 듣는 수업에서 대표 레포트로 채택돼서 발표를 하거나 블로그 글의 경우 포털 메인에 띄워지는 등.. 뭐 그런 좋은 결과들이 나왔다. 이번 것도 그와 비슷한 느낌이 났다.   




서류심사 통과~! 면접까지~!!


 두근두근~! 1차 서류 결과 발표날이 됐다.





 내 촉이 아직 잘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신나서 자신감이 솟구쳤다. 그렇게 면접을 보러 갔다. 떨어지더라도 사진은 찍어서 남겨야겠단 생각에 호기롭게 카메라도 챙겨갔다.


 



 신나는 발걸음으로 충무로로 향했다. 좀 많이 일찍, 세기 본사에 도착했다. 안내받은 내 면접 시간보다 1시간이나 먼저 도착한 것이었다. ㅎ


 

세기P&C 영업시간


세기피앤씨

- 운영시간

  평일(월-금): 오전 9시 - 저녁 7시

  토요일: 오전 10시 - 오후 4시

-휴무일: 일요일


 이왕 일찍 온 거 1층의 가방들을 구경했다. 백팩 위주로 봤는데 사진을 안 찍었... ㅎㅎ

 마음에 드는 NG 백팩(내셔널지오그래픽)이 있었는데, 이쁘긴 하나 사용하기는 약간 불편할 것 같아 입맛만 다셨다. 그리고 왜 그것만 유독 더 비싼지 ㅎㅎㅎ 아무튼 그렇게 구경하다가 면접 시간이 다가와서 면접장을 찾아갔다.


 



 세기 건물은 2층까지만 가봐서 4층으로 오라고 했는데... 어찌 가는지 몰랐다.

 엉뚱한 곳의 계단을 계속 오르고 있다가 직원분에게 제재당했다. ㅎㅎㅎㅎㅎ 물어물어 면접장에 가는 길을 알 수 있었다. 부끄럽;;ㅋㅋ


 



 요래요래 세프3기 면접에 잘 찾아왔다는 안내 화면도 있고 엘리베이터도 있었는데, 엉뚱한 곳으로 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면접이지만, 딱딱한 그런 분위기는 아니고 테이블 미팅이라는 안내는 있었지만, 난 떨려오기 시작... 떨리면 뇌 기능이 정지되면서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하는데, 그 증상이 조금씩 나타났다.


 

세기피앤씨 4층 대회의실 앞



 내가 1등 도착! 대회의실 앞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시간이 흐르자 나와 같은 시간에 테이블 미팅을 하시는 분들도 오셔서 함께 기다렸다. 속으론 뭔가 반가웠는데, 이상해 보일까 봐 조용히 있었다. 그렇게 함께 대기하며 이상한 적막함을 잠시 느꼈다.




면접장에서...




 앞선 팀?의 테이블 미팅이 끝나고 우리 팀? 차례가 됐다. 회의실 문이 열리고 입장~

 회의실 앞쪽에는 '반갑다! 친구야! 세프 3기 테이블 미팅'임을 알리는 화면이 보였고,





 각 자리에 이름표가 있어서 지정된 자리에 찾아가 앉았다.





 면접에 앞서 관계자분께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여쭤봤다. ㅎㅎㅎ ;;; 보통의 면접이었으면 똘기 충만한 이상한 아이로 낙인찍힐 것이라며 사진 찍을 생각조차도 못 했을 텐데, 이날 무슨 배짱이었는지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았다. 내 안의 또 다른 괴상한 인격체가 발현되는 날이었나 보다.


 그렇게 원형으로 배치된 자리에 앉았다. 면접은 3배수였다. 나를 포함해서 3명이 같은 시간에 세프 3기 미팅에 참여했다.

테이블 미팅을 진행하며 잠깐이라도 들은 다른 분들의 이야기~ 다양한 이력을 가진 분들이었다. 면접에서라도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 그냥+마냥 좋았다.


 



 또 신났던 것 중 하나는 과자 ㅎㅎㅎ 먹을 것에 씐나 하는 나! 각 자리마다 탄산수와 함께 과자가 놓여있었다. 씐나씐나 ㅋㅋ


 긴장돼서 이때 당시엔 과자를 먹진 못했지만, 다행히 면접이 끝난 후, 자기 과자는 가져가도 된다고 해서 잘 챙겨 집에 있는 빵곰이(=과자곰이) 갖다 줬다. 내가 빵곰이에게 과자의 존재를 얘기하기도 전에, 빵곰이는 본능적으로 저것들을 발견하고는 껍질까지 치밀하게 치우며, 단숨에 입으로 넣어버렸다는 건...!! 입 주변엔 과자 부스러기를 묻히고 입에서 딸기 냄새 풍기며 이날의 면접 이야기를 들었다는 거!!! 내가 좋아하는 딸기맛 크라운산도를 ㅠㅠ



  



 본격적인 테이블 미팅이 시작됐고, 처음에는 간단히 세기프렌즈를 담당하는 팀과 세기프렌즈에 대한 소개, 일정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이어진 자기소개 시간... 그 뒤로는 다양하고 일상적인 대화 같은 질문들이 이어졌다.

 나의 뇌는 해맑;;


 

    

출처: 세기피앤씨 공식블로그&네이버포스트



 세기 측에서도 테이블 미팅 현장 중간중간 사진을 찍었는데, 내 뚱한 표정과 함께 꽤나 여러 컷 찍혔다는걸.. 나중에 세기블로그를 보고 알 수 있었다. 내가 저런 표정을 짓고 있었나?;; 헉;



* 사진출처:

1. 세기P&C 공식 블로그 https://blog.naver.com/saeki_pnc/221480839905

2. 세기P&C 공식 네이버 포스트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8084185&memberNo=903033



 1시간 동안의 만남이 끝났다. 마냥 해맑았던 나의 뇌... 내 인생 또 하나의 이불킥을 생산해낸 순간이었다.





 어쨌거나 면접에 참여한 기념으로 작은 선물을 받았다. 먹지 못하고 아껴놨던 과자까지 함께 넣어 집에 잘 가져왔다. 선물을 들고 오는데, 어릴 적 병원을 갔다 오면 엄마가 그 앞 슈퍼에서 과자를 사주셔서 덜 울먹였던 그때의 기억이 순간 스쳐 지나갔다. 꼭 그날 같았다.



스스로가 느낀 자신의 모습


 면접을 마치고 돌아오는 내내 스스로에 대한 실망과 나의 현 위치에 대한 고찰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나에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고는 있었지만 이런저런 핑계와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그 사실을 외면하고 있었다. 그 부분을 보완하는 방법도 알면서 그렇게 미루고 게으름을 피우고 있었는데, 역시나 딱 들켰다. 스스로가 그 치부를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가장 부끄러웠고, 그것이 만 천하에 들킨 것 같아 좀 더 부끄러웠다.

자신이 알면서도 고치지 않으려 했던 자신의 못난 부분을 마주하고, 그 결과를 직감하고, 그로 인해 느낀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이란...


 그리고 또 하나- 잘 났던 못났던, 내가 생각하던 나를 내가 다 표현해내지 못한 게 아쉬웠다. 그래서 마음이 참 슬펐다. 중요한 순간에 굳어버린 뇌... 못났더라도 자신을 하얗게 불태울 만큼 다 보여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 했던 게 정말 아쉬웠다.




결과는 탈락~

 



 며칠 후 면접 결과가 나왔고, 역시 예상대로 떨어졌다. 면접을 본 후 며칠 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마음을 비운 상태였기 때문에 정작 탈락 통보가 왔을 때 많은 충격은 없었다.


 함께 테이블 미팅에 나오셨던 분 중 한 분은 3기에 합격하셨단 소식을 들었다. 인정! 그분이 되실 줄 알았다. ㅎ 내 촉이 아직 잘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ㅎㅎㅎ


 촉만 확인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나... -_-;;;; ㅎㅎㅎ

 아무튼 나도 업그레이드해서 세프 4기엔 꼭 활동해보련다. 나에게 적용되는 SWOT 분석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었다.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많이 아쉽다. 내 부족한 부분을 그동안 보완하고,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스스로에게도 당당하게, 다시 도전할 것이다. 만약 4기에도 또 탈락되더라도 스스로가 개운할 수 있도록 나만의 빛을 모두 발산할 수 있는 그런 순간을 맞이하고 싶다.


 내 모습의 10%도 발산하지 못한 그날- 낙방했지만, 완전한 실패도, 패배도 아니었다. 얻는 것이 있었다.(과자나 기념품이 아니라...)


 열심히 먹고, 기력보충해서 재수 공부해야지...ㅋㅋ

 2019년 2월 무모한 도전, 그에 대한 기억, 그리고 반성, 그리고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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