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나들이/국내나들이

[강원도 속초시] 속초여행: 눈 내린 겨울바다

by 꼬곰주 2019. 2. 11.
반응형






 속초에 갔던 날, 우연하게도 강원도에 눈이 내렸다. 그것도 아주 많~이~~

 강변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했을 때만 해도 하늘이 살짝 흐리기만 했었다. 구름 사이로 간간이 햇빛도 보였다.





 그 전날 늦게 잠이 들었고, 아침 일찍 일어나 가방을 꾸려 집을 나선 길이었다. 그 덕에 버스가 출발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잠이 들었다. 분명 중간에 휴게소에 들렸을 텐데, 그런 줄도 모르게 곤히도 잤나 보다. 어느 순간 덜그럭 거리며 비상등이 깜빡이는 소리에 눈이 떠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창문 밖은 이미 하얀 눈이 가득한, 전혀 다른 세상으로 변해있었다. 버스 안에서 앉아있는 사람으로서는 오랜만에 보는 눈에 도심이 아닌 산과 강이 함께한 풍경은 아름다웠다. 하지만 휘몰아치는 눈보라와 함께 강원도 영동지역에 대설특보라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속초 쪽으로 자주 가긴 하지만, 매번 갈 때마다 태백산맥의 위대함은 놀라울 따름이다. 산맥 하나 사이로 전혀 다른 날씨의 딴 세상이 돼버린다.



강원도에 눈 내리던날 고속도로에서



 도로 위의 모든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느리게 움직였다. 달린 다기보다는 그냥 걸어가듯이 움직였다.


 





 갓길에는 사고 난 차량들이 꽤나 보였다. 앞이 심하게 찌그러진 차도 보이고, 레커차에 경찰차까지.. 눈 내린 풍경은 아름다웠지만, 도로 위는 난리였다.





 버스 기사님께서는 엄청 신경이 곤두서있었을 오르막과 커브길- 기사님께는 죄송하지만, 이 구간이 가장 예뻤던 것 같다.






 사진 찍는 소리에 다른 승객들도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사진 찍는 내내 기사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고, 비록 핸드폰이었지만, 이 순간은 그냥 담아보고 싶었다.

 근데 그때의 감동이스러운 풍경이 제대로 담기진 못해 아쉽다.





 안전 운전을 해주신 기사님 덕분에 무사히 속초에 진입할 수 있었다.





 강한 파도와 물보라, 그 위로 눈이 내리는 겨울 바다-

 15년 전인가... 처음으로 눈이 내리던 날 바다에 왔었던 기억이 났다. 그때 본 바다가 너무 색다른 느낌이었기 때문에, 눈이 오는 날 꼭 다시 한번 더 바다에 오고 싶었다. 운 좋게도 이날 그 소망을 이룰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속초 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려 속초해수욕장으로 걸어갔다.

 하필이면 신발은 바람 슝슝 들어오는 재질의 운동화에 짐은 산더미... 그래도 낑낑대며 바다로 향했다. 눈 내리는 바다를 보겠다는 의지에 불타올랐다.





 정문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조형물에도 눈이 수북이 쌓여 있었고, 백사장이 정말 흰색으로 하얀 눈으로 덮여있었다.



속초해수욕장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센 파도에 일어난 물보라인지, 하늘에서 내리는 눈보라인지 모를 뿌연 안개가 더 신비한 느낌을 자아냈다.





 파도 소리 한번 우렁차다. ㅎㅎ





 소니 7r2로 바꾸고 나서 첫 촬영이라 참 익숙하지 않은데, 눈은 오지 춥기는 또 엄청 춥고, 짐은 짐대로 많아서 몇 장 찍진 못한...


 



 그래도 역시 사진이 다르긴 하군.. ㅎㅎ

 참고로 설맞이 겸 정들었던 rx100 m4을 보내고, 7r2를 내 품에 품었다. 이 글 속에 나온 사진 중 몇 장만 나오지만; 사진을 찍으면서 더 많이 공부해야 함을 점점 더 느낀다.





 바다 쪽에서 바람이 불어와서 나무에도 눈이 바다 쪽으로만 쌓여있었다. 길을 따라서 외옹치 해수욕장으로 걸어갔다.

 속초 해수욕장 정문 쪽에는 사람이 꽤 있었는데, 점점 나 혼자만 남게 됐다.





  어릴 적 바다는 여름에만 오는 곳인 줄 알았고, 지금도 여름! 하면 바다가 가장 먼저 생각나서 그런지 모래 위로 쌓인 눈을 보고 있으면, 여름과 겨울이 공존하는 것 같은 신비로운 느낌이 든다.


 


외옹치 해수욕장



 눈 올 때 가장 걷고 싶은 길은? 개인적 취향으로는 아무도 밟지 않은 길이다!! 자동차가 마구 다니고, 사람들이 많은 도심에서의 눈길은 질퍽거리고, 까맣거나 회색빛인 경우가 많아서 달갑지 않은데, 이 날 오래간만에 한적한+내가 첫 번째로 발자국을 낼 수 있는, 그런 눈길을 걸을 수 있었다.

 게다가 파도소리까지 들리니, 속초해수욕장에서 외옹치 해수욕장까지 오는 길이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해변길이 끝나서 도로 쪽으로 나와 목적지로 향했다. 이번 겨울 들어 눈이 너무 안 와서 제대로 눈을 본 적이 없었는데, 이 날 눈 구경 제대로 했다.

 사진 보니 또 바다에 가고 싶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