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분명 강남 쪽 바에 가서 칵테일을 3~4잔을 마셨는데 간에 기별도 안 갔다.
이럴 경우 마시고 화가 난다.
가격도 싸지 않았는데 술이 너무 적게 들어있어서 그냥 음료수를 마신 것 같다니...!!
그러던 중 지인이 충무로 쪽에 있다고 하길래 2차로 마실 겸 만나자고 했다.
그렇게 바로 충무로로 갔다.
지인이 이 동네 맛집들을 잘 안다며
예전부터 갔다던 밥집에 데리고 갔다.
그곳 이름은 30년 전통 손맛집 [부산 돼지국밥]~!!
하지만 이 이름과 똑같은 곳이 아주 많기 때문에 잘 보고 가야 한다.
이름은 같지만 어느 위치에 있는 집을 갔느냐에 따라 사람들 평가가 극과 극이기 때문이다.
오전 8시 - 저녁 11시
02) 2274 - 5688
그런데 이날 웃겼던 건,
돼지국밥집에 가서 국밥이 아닌 다른 것을 먹었다는 것이다. ㅋㅋㅋ
다른 사람들 평을 봐도
여긴 국밥 맛집 같아 보이는데 말이다.
앞서서 뭔가를 먹고 온 2차 자리다 보니,
식사 말고 술안주가 될만한 걸 시키기로 했고,
짜글이, 계란말이를 주문하게 된 것이었다.
국밥 맛이 궁금하긴 했지만... 아무튼 이날은 그렇게 먹었다.
국밥 맛에 대한 리뷰를 듣고 싶으셨던 분들에겐 죄송하지만,
이곳의 '짜글이'는 이런 메뉴구나~ 하는 계기가 되시길~
술 먼저 나와서 식전 주로 살짝 목 좀 축여줬다.
그런데 파랑이는 너무 달다.
연하고 달고.. 그 단맛이 인위적인 단맛이라 내 스타일은 아닌;;;
그래도 이날 세명이 두 병 이상은 마셨던 것 같다.
아무래도 한 잔당 만 원이 넘는, 말도 안 되는 맛의 칵테일보다
차라리 한라산이나 빨간이 소주가 더 나은 것 같다.
기본 반찬은 깍두기, 겉절이, 양파와 고추 등이 나왔다.
반찬과 음식은 전체적으로 깔끔한 맛이었고 싱싱함이 있었다.
짜글이는 어느 정도 조리돼 나왔고,
자리에 있는 가스레인지로 더 졸여서 먹으면 되었다.
자박하게, 국물이 살짝만 남을 때까지 졸이는 게 이 메뉴의 특징이니까~
호박고지, 두부, 돼지고기, 버섯, 감자 등
밥에 비벼 먹기 좋게 잘게 잘린 재료들이 빽빽하게 들어있었다.
국물이 독특했다.
얼큰하기만 한 국물인 줄 알았는데
먹어보니 구수한 청국장 향도 깃들어 있었다.
다른 곳에선 보기 힘든 호박고지와 구수한 국물 등,
시골의 향기가 느껴지는 음식이었다.
역시나 짜글이답게, 이것만 먹기엔 아까웠다.
밥을 비비거나 볶아 먹으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건더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난 후 공깃밥을 시켜 셀프로 밥도 볶았다.
반 비빔밥, 반 볶음밥처럼
진정한 짜글이 밥으로 먹었을 때가 제일 맛깔났다.
다른 술안주로 시킨 계란말이는
탕수육 대자가 나오는 큰 접시에 두툼한 자태를 뽐내며 나왔다.
아마도 달걀 20알 정도는 족히 들어가지 않았을까-
이때 당시 계란값이 정말 비쌀 때라서 더 특별해 보였다.
뭔가 술 마시러 왔다가 풍족한 식사를 하고 간 듯한,
푸짐한 안주와 함께 소주로 2차를 했다.
이날 먹은 것 중,
짜글이의 청국장 향이 베여있는 구수한 국물과 건더기들에서
시골 밥상이 연상됐고,
그 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보통 여기선 국밥을 드시고, 괜찮다는 평들도 많던데
언제 기회 되면 국밥을 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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