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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나들이/국내나들이

바다가 허락해야 들어갈 수 있는 특별한 암자 충남 서산 간월암

by 꼬곰주 2020.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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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다. 

그 날을 맞이해, 4년 전에도 갔고 한 달 전에도 갔던 

충남 서산의 특별한 암자 이야기를 써볼까 한다.

 

 

 

 

이 곳을 처음 찾았던 것은 2016년 9월이었다.

물 때에 맞춰가면 바닷길이 열린다는 신기한 암자가 있다기에 찾아갔다.

여름의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때여서 바다 바람에 습기가 섞여 있었지만,

파도 소리와 함께 불어오는 바람 덕에 기분 좋게 더위를 날려버렸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최근 2020년 3월 말에 찾았을 땐 계획된 것은 아니었다.

그믐에 은하수를 보는 적기라는 말에 

밤길을 달려 서산 목장을 찾았다가 급 흐려지는 날씨에 실패를 맛보았고,

그대로는 그냥 집에 돌아가기에 억울해서 그곳에서 가까운 간월암 야경이라도 보러 가자며 찾게 된 것이었다.

이 때는 4년 전과는 정 반대로 

겨울 패딩을 입고 갔음에도 한겨울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살을 에는 바람과 추위가 우릴 반겼다.

 

 

아무튼 그렇게 같은 곳을 두번 갔다 왔는데 방문한 시간이 전혀 달라서 

그나마 해가 있었던 오후/ 달도 없는 깜깜한 밤 

전혀 다른 두 버전의 경치를 볼 수 있었다.

 

 

 

물 때 시간표 정보 

 

간월암에 갈 때는 물 때시간을 알고 맞춰가면 좋다. 

전국의 물 때 시간표는 아래 링크에서 보면 편하다. 

 

바다 타임 https://www.badatime.com/

 

물때표달력, 물때표보기, 통영물때표, 남해물때표, 진해물때표, 낚시정보, 배낚시, 배낚시정보, 바다 낚시 - 바다타임

 

www.badatime.com

 

 

2016년 9월의 오후

 

 

꼭 여기만 가면 날이 흐리다.

이때도 날이 흐렸다. 구름 끼고 하늘은 회색빛이었다.

 

 

 

 

주차장(무료)이 있어서 차를 세우고 (아직도 이건 똑같다.) 주변을 둘러봤다.

주차장에서 밑으로 연결되는 두 개의 길이 나오는데

한쪽은 간월암, 다른 한쪽은 간월항과 닿아있다. 

 

 

 

 

어차피 바로 옆에 붙어있는 곳이긴 한데 

이렇게 물이 빠지지 않았을 땐 어쩔 수 없이 간월항 쪽으로 먼저 내려가서 구경해야 한다. 

처음 도착했을 당시에도 암자 쪽은 물에 잠겨있었다. 

 

 

 

 

그래서 항구쪽부터 둘러봤다. 

작은 항구이지만 배도 있고, 갈매기도 있고, 작은 횟집들도 있는 

있을 건 다 있는 곳이었다. 

 

 

 

 

대신 이 날은 평일이라서 문은 다 닫혀있는 상태였지만~

 

 

 

 

먹구름 중간중간 빛 내림이 있었고 

바닷바람은 세게 불어왔다. 

 

 

 

 

세찬 바람 속에서도 갈매기들은 어찌나 잘 날아다니던지-

볼 때마다 갈매기들의 크기와 사나움에 놀라곤 하지만 

바닷가에서 날아다니는 존재들은 왠지 찍어 남기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이때 당시엔 항구 쪽 길에는 특별한 것도 없었고, 

구름도 잔뜩 껴있어서 살짝만 둘러보고 끝냈다. 

 

그리고 다시 주차돼있는 차로 돌아와서 

1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바닷바람과 함께 낮잠을 청했다. 

 

이때의 이 시간이 제일 좋았다. 

파도소리와 나뭇잎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들, 고요한 분위기~

 

 

그렇게 시간이 지난 후 다시 간월암 쪽으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가니... 

 

 

 

 

거짓말같이 바닷길이 열려있는 게 아닌가~!

암자와 연결된 모래사장이라니-

 

 

 

 

어느 전설에나 나올 법한 바다가 갈라진 그 길을

내가 걷고 있었다. 

아무리 밀물과 썰물이라는 자연의 움직이라지만 

그 속에 있을 땐 신비하게 느껴진다. 

 

 

 

 

간월암까지 연결된 길은 그리 길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후 늦은 시간이라 그랬는지 암자의 출입은 통제돼 있었다. 

 

우리말고도 바닷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던 사람들도 

그냥 닫힌 철문 밖으로 빼꼼 쳐다볼 뿐, 이내 못내 아쉬운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무학대사와 간월함 / 간월암의 유례

 

 

바다에 솟은 큰 바위 위에 자어진 작은 절 간월암

이 곳은 무학대사와도 관련이 있고, 

대한민국의 광복과도 연결된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낙조의 풍경도,

밤에 바다 위로 떠오르는 달과 함께한 풍경도

모두 멋진 곳이라 하는데

내가 갈 때마다 날이 흐리니.... 아쉽게도 낙조도 청명한 하늘의 달도 보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곳이기도 하다.

 

 

 

 

이 날도 아쉬운 마음

구름이 기다리면 물러가지 않을까 하는

'혹시나'하는 희망을 가지고 기다렸지만...

 

 

 

 

바다에 걸린 해는 찍지 못했고 

그저 이만큼이 그때 당시의 최선이었다. 

 

일출만큼이나 일몰 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라는 교훈을 남긴 채... 

 

 

 

 

그렇게 2019년 9월 어느 날의 오후가 저물어 갔다. 

 

 

 

 

2020년 3월의 밤

 

그렇게 시간이 흘러 

4년이 지난 3월의 끝무렵 다시 찾은 곳

 

이번엔 밤이었다.

아주 깜깜한 밤-

 

 

 

 

그래도 이때는 운 좋게 암자로 이어진 바닷길이 열려있었던 시간이었다.

주차장도 그대로였는데,

주차장에서 내려가는 계단에는 '해 뜨는 서산'이라는 문구와 함께 캐릭터가 새겨진 기둥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

밤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일까-

 

 

그 동안 등대도 생겨있고

 

 

간월항 쪽에도 색색의 조명들이 길을 밝히고 있었고,

 

 

조명도 빛나고 있던

 

 

길게 뻗은 둑 길 끝에는 조명을 밝힌 등대도 하나 놓여있었다.

 

 

 

 

전체적인 풍경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군데군데 조금씩 뭔가는 더 생겨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동안 내 카메라도

a6000에서 시작해 rx100m4를 거쳐 a7r2, 지금은 넥스 3n까지 ㅎ

극과 극을 오가며 변화가 있었다.

 

 

 

 

a7r2를 입양 보내고 찾아서 어쩔 수 없이 이제는 하나뿐인 넥스를 달랑달랑 들고 갔는데

제대로 맛본 넥스의 한계...

삼각대도 없이 캄캄한 밤에 이 정도면 열 일 했다며...

 

 

바닷길로 내려가는 계단

 

 

여기도 마찬가지로 전국에 끼기 시작한 구름 덕택에 별도 안 보였고,

바다라는 특성 때문에 칼바람만 세차게 불어댔다.

춘삼월이라는데 겨울 패딩으로 무장하고 갔기에 망정이지

정말 얼어 죽을 뻔했다. ㅎㅎ;;;

 

 

 

 

뭔가 나간 게 억울해서 되는대로 이것저것 찍어댔다. ㅎ

그래서 남긴 몇 장의 사진들... ㅠㅠ... 볼 때마다 왜 이리 슬픈지

 

 

 

 

아무튼 지금으로부터 한 달 전이었는데

그때부터도 색색의 연등이 바닷길로 내려가는 계단을 수놓고 있었다.

 

 

 

 

이때도 코로나 19 때문에 집에만 있다가

사람 없는 틈을 타서 밤 여행을 떠난 거였는데

계획했던 은하수도 못 보고

카메라의 성능도 아쉬웠지만

그래도 콧바람은 강렬하게 쐴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부처님 오신 날도 다가왔다. 

그 날은 이곳에도 사람들이 많이 북적일 것 같다.

근로자의 날에 주말에

징검다리 연휴까지 껴서

다들 제주도에 여행에 여기저기 다닐 텐데 제발 별일 없길....

- 4년을 오간 간월암에서의 시간 여행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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