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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맛집/서울(종로,중구,용산)

[서촌카페] 인왕산과 기와지붕, 그 풍경이 인상적인 '인왕산 대충유원지'

by 꼬곰주 2019.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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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역 근처에서 하루 종일 있었던 날-

친구가 가보고 싶다는 카페가 있어서 찾아갔는데, 하필이면 이날 미세먼지가 창궐했던 날이었다.

 

 

 

 

친구가 가보고 싶다던 카페는 '인왕산 대충유원지'라는 요상한 이름을 가진 서촌의 한 카페였다. 같은 날 스태픽스도 갔었는데, 이 두 곳 다 공기 좋고 날씨 좋은 날 방문해야 좋을 곳이라는 걸 뒤늦게 방문한 후에야 알게 됐다.

 

 

무목적빌딩 : 4층 인왕산대충유원지( 大蟲)

 

 

이름만큼이나 카페가 전혀 있을 것 같지 않은 희한한 구조를 가진 빌딩에 있었고, 그만큼 들어가는 출입구를 찾는 것도 꽤나 헷갈렸다. 이 빌딩 이름이 무목적이라는데, 그 이름도 참 독특하긴 했다. 

 

그리고 나중에 카페를 나와서 길을 걸을 때, 이 동네에 이런 식의 꼬마빌딩들이 꽤나 있었다는 것도 뒤늦게 알게 됐다.

 

근데 놀라운 건 이 건물이 '2019 서울시 건축상' 최우수상에 선정된 건물이라는 것이다. 외벽부터 주변과의 조화로움을 위해 시공법을 독특하게 했다나?

 

아무튼 이 빌딩에 무엇이 있는지 알려주는 간판은 요란하지 않았다. 대신 아주 작은 글씨로 한문과 영어로만 쓰여있는 어서 보기 힘들었을 뿐- 지역적 특색도 있으니 한글을 예쁘게 써놓고 그 옆에 한문이나 영어로 써도 좋았을 것을... 아쉬움이 남는다.

 

건물 정면에 가면 내려가는 계단이 먼저 보이지만 그것을 살짝 지나쳐 안쪽으로 들어가면 비로소 제대로 된 1층의 엘리베이터를 만날 수 있다.

 

요새는 이렇게 꾸역꾸역 찾아가는 재미가 좀 없다. 너무 어렵게 만들면 오히려 감정이 상한달까-

여기도 좀 그런 게 있었다.

누군가는 재미있는 찾기 게임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독특함과 기발한 발상에 감탄을 할 수도 있지만, 요즘의 나에겐 그렇다.

 

 

 

 

아무튼 하마터면 지하로 내려가서 엘리베이터를 탈뻔한걸, 가까스로 안쪽에 숨어있는 엘리베이터를 발견해서 4층으로 타고 올라갔다. 그나마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다행이다.

 

3층은 무목적이라는 갤러리라는데, 안 가봐서 정확히 정체를 모르겠다.

 

 

인왕산 대충유원지 영업시간 

 

 

 

서촌 '인왕산 대충유원지'

- 영업시간:
· 월-금: 오후 12시 - 저녁 10시
· 토. 일. 공휴일: 오후 1시 - 저녁 11시
- 인스타그램 @ daechungpark_inwangsan

 

 

홍대 쪽에도 대충유원지가 있고, 서촌에 있는 것은 대충유원지의 2호점이라고 한다.

인왕산은 이 근처에 있는 산이고, 이름 속의 大蟲(대충)은 고양잇과에 속하는 포유류라고 하는데, 호랑이와 비슷한 것을 말하나 보다. 

카페 인스타에 가면 호랑이 그림이 올려져 있는데, 카페 이름에서 유추해 본다면 인왕산과 호랑이를 이 카페의 주인공인 것 같다.

 

 

 

 

카페의 인테리어와 구조는 인왕산&호랑이와 별로 상관없어 보이지만...

예술적으로 지은 것을 내가 못 알아본 것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난 예술적 감각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인정하면 그만이다.

 

황당하게 또 콘크리트 벽들만 나타난다. 고개를 이리저리 잘 돌리면 사진과 같은 복도가 나타나는데, 맞다-그 길이 바로 카페로 향하는 길이었다.

 

 

 

 

이 길을 쭉~ 따라 들어가면 작은 정원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더 들어가면, 바 형식의 큰 테이블이 나온다. 커피를 준비하는 곳의 뒤편은 모두 유리로 돼 있지만, 옆에 앉은 사람과 대화를 하게 되면 저 정면 풍경을 얼마나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들었다. 

 

이 지점부터 바로 카페 시작이다.

 

그런데 시작이 끝인 것 같은 느낌이 들 만큼, 카페가 그렇게 큰 곳은 아니었다.

- 카운터 겸, 테이블 겸 거실같이 보이는 이곳,

- 그리고 길을 따라 들어가면 또 안쪽에 작은방 같은 곳,

- 야외공간 (테라스)

이렇게 세 곳에 앉을 자리가 마련돼 있다.

 

 

 

 

저 바 테이블에는 사람들이 너무 빼곡히 앉아 있어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 봤다.

작은방 같은 제2의 카페 공간이 나오지만, 그곳에도 이미 만석이었다.

모든 공간에 사람이 많아서 앉을 수도, 사진을 찍기에도 힘들었다. 공간이 너무 좁고, 소리도 울리는 것 같아서 셔터를 누르는 소리에 모든 사람들이 노려볼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겨우 찍은 곳이 저기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지만, 아무것도 안 찍으면 왠지 여기까지 찾아온 시간과 노력과 에너지가 아까워질 것 같아서

찍을 수 있어 보이는 건 찍어봤다. 최대한 많이 우겨서 찍었지만, 결국은 지금까지 카페를 간 것 중 모두를 통틀어서 여기 사진이 제일 적은 것 같다.

 

 

 

 

다행히 더 안쪽으로 들어갔더니 테라스가 있어서, 거기도 가봤다.

 

 

 

 

와~~~우!!!! 대애박!!!!!!!!!!!!!!!!!!!

초초초 심플!

날도 춥고, 바람은 부는데 미세먼지는 창궐했고,

초 현대적인 초 심플한 테라스 자리만이 허락된 듯이 보였다.

 

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건물 전체적으로, 그리고 카페 분위기도, 콘셉트도 모두-

 

 

 

 

이 카페가 참 유명하다고 하던데, 아마도 테라스에서 보이는 전경 때문인 것 같다는 느낌은 받았다.

인왕산 대충유원지이니, 저 앞에 보이는 게 인왕산일 것이다.

(인왕산과 이어져서 북악산도 있는데, 방향을 보고 뭘 인지하며 찍은 게 아니라 인증샷처럼 찍은 거라서 정확히 내려다보이는 동네가 어디인지, 앞에 보이는 산의 이름이 뭔지는 정확히는 알지 못하겠다.)

 

그냥 빌딩들만 보였다면 어떤 느낌이 났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리 특별해 보이진 않았을 것 같다. 그래도 아직 남아있는 오래된 가옥의 기와지붕들이 산과 어우러져서 이 공간을 특별하게 만들어줬고, 이 카페의 뷰포인트를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 

 

 

 

 

날씨가 더 좋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곳도 아예 사람이 없지는 않아서 제대로 사진 찍는 것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자리도 없고, 사람도 많고, 춥고 미세먼지 많은데 굳이 야외에서까지 커피를 마시면서 뭔가를 즐긴다는 것이 의미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은 이 카페는 그냥 나와버리게 됐다.

건축대상도 의미심장한 인테리어 일 수도 있는 것도 핫하다는 그런 유행도,

모든 것이 엉켜서 나와 맞지 않게 다가왔다면 다 의미 없다는 결론을 내면서...

 

인왕산과 그 앞에 펼쳐진 기와지붕을 간직한 몇 채의 집들의 인상이 강하게 남았던

서촌의 카페 '대충유원지'

 

사람 엄청 많던데, 실제로 돈 내고 이용해본다면 다른 매력이 더 있을지도~ (굳이 내가 찾고 싶지는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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