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미세먼지 없이 좋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을을 맞이한 게 몇 년 만인지-
당연해야 하지만, 이 당연한 것조차도 언제 없어질지 몰라 살얼음 걷는 것 같지만, 아무튼 감사한 일이다.
이런 날씨가 되면 그냥 두기엔 억울하고 아까워서 어디든 나가야 한다.
그래서 예전에 넓은 들판이 인상 깊었던 '안성팜랜드'에 출사를 가기로 했다.
안성휴게소에 내렸으니 화장실이라도 가려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는데, 이게 웬일!
사람들이 다들 소떡소떡을 들고 있는 게 아닌가! 하나씩이 아니라 2~3개씩 사 가는 사람들도 있고, 정말 모든 사람들이 손에 다 들고 있었다.
다른 휴게소에 가도 소떡소떡은 꽤나 많은 사람들이 사 먹게 된 유행 간식이지만, 안성휴게소는 유독 더 많은 사람들이 그걸 들고 있는 게 보였다.
전지적참견시점(전참시)에서 경사도로 내려가는 고속도로에서 소떡소떡을 사 먹은 이영자 언니의 이야기가 나와서 전국의 휴게소를 비롯해서 간식계에까지 소떡소떡 유행이 일었는데, 가만 보니 여기가 그 방송에 나온 그 휴게소였던 것이었다.
모르고 그냥 들린 것인데, 언젠가 먹어보고 싶던 그 소떡소떡을 우연히 만나다니~~ 정말 이런 우연에는 기분이 좋다. ㅎ 내 성격상 일부러 이거 먹겠다고 휴게소를 찾아오진 않을 사람이니.. ㅋ 이런 우연적인 일이 벌어졌을 때 딱 사 먹어줘야 하는 법!
주말이라서 사람이 많은 것도 있었지만, 유독 소떡소떡 코너에만 줄이 쭈욱- 길게 서있었다. 그래도 줄이 금방 줄어서 얼마 안 기다리고 주문을 할 수 있었다.
오소떡바라던가 핫바라던가 등 다른 꼬치 간식들도 있었지만, 그냥 소떡소떡 하나만을 목표로 주문했다.
왠지 다른 건 흔하게 다른 곳에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소떡소떡도 여기만 있는 게 아니었을 텐데, 왜 유독 여기에 들려서 사드셨을까- 하는 의문도 항상 가지고 있긴 했다.
소시지와 떡을 꼬치로 꽂아 놓은 것이라 다 아는 맛에 다 아는 맛일 텐데 왜 이렇게 열광하는지, 궁금증이 있던 바로 그 간식이었다.
가격은 개당 3,500원
휴게소 물가는 역시 착하지 않다.
만들어진 것을 주기 때문에 결제 후에 바로 꺼내준다. 그냥 꼬치만 주는 줄 알았는데, 일회용 접시에 받쳐서 줘서 처음에는 약간 의아했다. 그런데 나중에 소스를 뿌리면서 그 이유를 어느 정도 알 것 같았다. (소스 흘리지 말라고 ㅎ)
음식을 받고 오른쪽으로 가면 그곳에 소스들이 있다. 자유롭게 뿌려서 가면 되고, 케첩, 머스터드, 고추장 등 3종류의 소스가 준비돼 있다.
소떡소떡에서 중요한 게 또 소스를 뿌리는 방법이 아니겠는가~ 매니저가 소스 잘못 뿌려와서 타박을 받았던 게 바로 그 소스 뿌리는 법이었으니 말이다. ㅎㅎ
이영자 언니의 소떡소떡 소스 레시피
: 케찹 2줄, 머스터드소스 1줄
하지만 나는 검색도 안 해보고, 휴게소 앞에 세워져 있던 입간판도 사진만 찍고 자세히 보지 않은 결과로, 내 맘대로 소스를 뿌렸다.
이영자 언니의 소떡소떡 소스 비법은 지금 사진 정리하면서 아주 뒤늦게 알게됐다는..ㅋㅋ;;;
내가 이날 뿌린 소스는 고추장 소스, 머스터드소스, 케찹을 그냥 각 1줄씩이었다.
소스를 그 비법대로 뿌려보면 좀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먹어봤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사실 검색하는 게 귀찮... ㅎㅎ) 그리고 방송에선 안 보였던 고추장 소스가 있어서 그건 또 무슨 맛일지 궁금한 것도 한몫을 했달까-
재미있는 식감의 소떡소떡
그래도 먹는 방법은 잘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갈비 뜯듯이 옆으로 들어서 소시지와 떡을 한입에 딱! 넣어줌
처음부터 그냥 호기심만 있었고, 의심이 있었던 것뿐이지
별 기대는 없었는데
오~ 이거 정말 신기한 식감이었다. 솔직히 소시지는 특별한 맛이 없다. 소시지는 정말 그냥 별로 맛있지 않은 소시지였다.
그런데 함께 있는 떡이! 반전이었다.
겉이 바삭해 보여서 시중의 일반 떡꼬치와 같은 '겉 : 살짝 바삭, 속 : 밀도 있는 가래떡 구이'로 생각했는데,
'겉: 아주 살짝만 바삭, 속: 연약하게 부드러우면서 치즈 같은 늘어짐이 있는 떡'이었던 것이다.
솔직히 안성휴게소의 소떡소떡은 소시지보다 떡에 그 매력이 집결돼 있었다. (지극히 주관적인 내 생각)
다른 곳에서 소떡소떡을 먹어본 적이 있긴 한데, 별다른 감흥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물론 소떡소떡 공략 자도 아니고 그리 많이 먹어본 건 아니라 다~~~ 그렇고 유독 여기만 별다르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이곳의 떡은 좀 특이한 식감이었던 건 확실하다.
떡은 떡인데, 약간 치즈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말랑거림이 있었다. 가래떡과 찹쌀떡의 중간인 말랑+쫀득이라 할 수도 있고, 스트링치즈를 살짝 따듯하게 돌려서 먹을 때의 그 늘어짐+말랑거림이랄까-
소스가 어찌 됐건, 이 신기한 식감의 특징 때문에 이 소떡소떡이 기억에 강렬하게 남게 됐다.
방송이 나온지는 오래됐지만, 지금이라도 먹어보니 왜 유행이 됐는지 알 것도 같다.
나도 다른 곳에서 비슷한 맛을 못 찾는다면, 이 길을 지나는 길에 여길 또 내려서 들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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