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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활동/읽은책

[읽은 것] 범죄 후, 피해자들에게 쓴 '편지'의 의미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by 꼬곰주 2019.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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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범죄 피해자들에게 쓴

'편지'

 

 

글/사진 꼬곰주

 

 

 

 

편지
- 지은이: 히가시노 게이고
- 옮긴이: 권일영
- 출판일: 2006년 12월 15일(초판)/2판(리커버) 2019년 4월 15일
- 출판사: RH Korea
- 페이지 수: 484
- 정가: 14,800원 (할인가 13,320원) / e북: 9,330원

 

 

내가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두 번째 소설이다. 첫 번째는 '인어가 잠든 집'이었는데, 소설 속에 잘 빠져들 수 있는 요소들을 잘 넣어놔서 집중력 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었다. 인어가 잠든 집에서 복선이라던가 박진감? 같은 것이 느껴져서, 이번 '편지'라는 책도 비슷한 구성일 것이라 생각했다.

 

 

히가시노 게이고 '편지'

 

 

하긴.. 그러기엔 제목이 너무 정적이었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편지'는 원래 2006년에 처음 나온 소설이다. 그것이 2019년이 되어 표지를 다듬어 다시 나온 것으로, 현재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소설의 표지는 사진과 같다.

 

 

 

 

앞-뒤표지에 작은 그림으로 표현된 밤, 벚꽃, 마이크 등은 소설 중간중간 나오는 주요 사건들과 연관된 것들이다.

 

 

 

 

간략하게 줄거리를 말하자면,

조실부모하고, 형 츠요시는 동생 나오키와의 생활을 위해 일을 한다. 그러다가 나오키의 대학 진학을 위한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는 때에 하필이면 몸이 아파 일을 할 수 없게 되고, 형 츠요시는 옳지 않은 계획을 세운다. 처음 계획은 도둑질이었지만, 결국은 살인까지 하고 마는데... 형이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애초에 동생을 위함이었지만, 결국은 그 범죄가 자기 자신과 동생, 그리고 피해자, 피해자 가족 등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게 된다.

그렇게 극악무도한 범죄자가 돼 교도소 수감을 하는 형 츠요시-

그 형이 교도소에서 보내는 편지와 인연들로 인해 고통스러워하는 동생 나오키-

 

 

 

 

범죄 이후에는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이 느끼는 아픔이 가장 크다.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소설 속에선 범죄자 가족들의 삶을 주요 소재로 삼았다.

책의 중간 정도까지 읽었을 때는 '이 소설은 범죄자의 가족에 대한 연민을 느끼게 하려는 건가?'라는 탐탁지 않은 의문이 들었는데, 이야기가 후반으로 흘러가면서 그것과는 약간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형의 이야기는 교도소에서 보내는 편지로만 간략하게 전해진다. 그 편지 속에 중간중간 나오는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들은, 형이 아름답게만 기억하고 싶던 추억이지만, 그 추억은 나오키가 기억하는 사실과 다르며, 자신의 상황은 더 잘 알지도 못하고 속 편한 소리만 한다며 더욱 분노를 느낀다.

아마도 그 분노는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에 비하면 덜한 것이겠지만...

 

 

 

 

형의 편지, 궁극적으로는 형에게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결국 그러지 못한 나오키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사랑, 취업, 꿈 모든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범죄자의 가족으로, 자신도 또 다른 의미의 피해자가 됐다며 형을 원망하며 살아간다. 그렇게 어찌어찌 결혼도 하고 애도 낳으며 나름 잘 이겨내가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자신의 아내와 아이가 범죄를 당하면서 그때야 피해자 가족의 심정에 대해 생각해보는데...

 

 

 

 

과연 그 편지는 정말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그 물음에 대한 작가의 답은 역시 책의 마지막에 나온다.

 

누군가의 마음과 소식이 담긴 '편지'

보통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아련한 그리움을 담고 있는 단어이지만 이 책에서만큼은 다른 의미로 표현된다.

 

거의 500페이지 가까운 두꺼운 책임에도 역시나 긴장감의 완급을 적절하게 조절해 놓음으로써 높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다 읽고 난 전체적인 느낌만 이야기하자면, 인어가 잠든 집도 개운한 내용의 책은 아니었지만, 그것보다 더 개운하지 않았던 내용이었다.

 

그래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된 소설이긴 하다. 역시나 이것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의 특징인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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