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페-맛집/서울(동작,관악,금천)

[관악구 신림동] 금요일 밤 신림에서 백순대와 한잔 :양지순대타운 302호

by 꼬곰주 2019. 1. 30.
반응형





 새벽에 급 글을 쓰다가 백순대가 생각났다. 백순대를 처음 먹었을 때는 느끼함과 함께 아무 맛도 안 나는 맛에 적잖게 컬처 쇼크를 받았었는데, 무섭게도 그 맛이 드문드문 생각이 난다.


 내가 처음 백순대를 먹고 와서 "대체 이게 뭔 맛이냐! 왜 유명해졌냐! 이해 안 간다!" 했더니 언니가 "그 맛이 언젠간 문득 생각날 거야~" 이러더니 정말 그 순간이 가끔가끔 온다. 맛을 알아버리면 이놈의 몸이 가끔 생각을 해낸다. 그게 무섭다. 그냥 세상의 맛을 모르는 게 살 안 찌는 비결인가 보다. ㅎㅎㅎ



신림 양지순대타운



 근데 예전에 두 번 갔을 땐 모두 '원조민속순대타운/3층'으로 갔었는데, 이번에는 그 옆에 있는 '양지순대타운'으로 갔다. 건물 자체가 다르긴 한데, 맛은 같을 거라 생각했다. 원래 하나가 동네에서 뜨면 그 골목 전체가 서로가 원조라고 자청하며 비슷한 맛으로 바뀌면서 고만고만해지니까~


 일행들이 모두 우리는 예전부터 계속 양지순대타운으로만 갔다며, 뒤도 안 돌아보고 건물로 들어갔다.





역시 양지순대타운에서도 3층으로 갔다. 순대타운 맛집들은 다 3층에 있는 건가? 지인들이 가는 집들은 모두 3층인 건가? ㅎㅎ

 근데 양지순대타운은 양념 순대의 원조인가 보다. 백순대의 원조는 원조 민속 타운인 건가? 이렇게 퍼져버린 지금 진짜 원조 찾기가 참 의미도 없겠지만...


 

양지순대타운 3층



 양지순대타운 3층에는 '전라도'라는 글자가 간판에 많이 보인다. 그 옆에 작게 맛내음, 맛집 등으로 구분이 돼 있긴 한데, 특정 집을 찾아가려면 그냥 호수로 찾는 게 빠를 것 같다. 나야 그냥 이날 일행들을 따라가서 뭘 찾고 할 필요가 없었다.



302호 전라도맛집



 302호로 들어갔다. 일행들이 항상 이곳만 오는 것 같았다. 처음 올 때부터 여길 와서 별생각 없이 여기로 온다고 한다.


양지순대타운 302호 전라도맛집

-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 - 새벽 1시

- 전화번호(연락처): 02) 3285-8502

- 특이사항: 전국 택배, 배달 가능(배달의 민족 하시는 것 목격함)






 자리 잡고 앉으니 외투를 넣는 봉투를 주셨다. 열심히 넣었는데, 어차피 나중에 밖에 나가서는 특유의 볶음 냄새가 나긴 하더라. 난 별로 신경 쓰진 않지만ㅎㅎㅎ



양지순대타운 302호 전라도맛집 가격(메뉴)



 우리는 원조 백순대 5인(2개 반 15,000*2.5), 소주*3병(12,000원)을 주문했다.

 계산을 한 분이 대표로 하셔서, 정확히 백순대가 2.5개로 시키면 얼마인지는 모르겠다. 사장님께서 2개 반 시키면 된다고 하셔서 그렇게 주문한 것뿐...


 옆 민속순대타운과 가격차이가 있나 최신 정보를 확인해봤는데, 가격이 동일했다. 옆동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전주익산집도 원조 백순대와 순대곱창 2인분 기준 15,000원이다.

 

서비스 간



 역시 여기도 들기름과 통깨가 뿌려진 간이 서비스로 나온다. 약간의 소금기도 있어서 간간하고 고소하니 계속 들어갔다.





 그리고 탄산음료도 서비스로 나왔다. 5명 방문에 2캔 주셨다. 단, 식혜는 없음. 예전에는 식혜와 소주에 타먹을 수 있는 복분자 액도 서비스로 주셨다는데, 지금은 그 둘 다 없어졌다고 한다. 곁들여 먹는 반찬으로는 노란 단무지와 깻잎이 나왔다. 옆 동에는 하얀색 치킨무가 나왔는데, 여긴 노란 단무지가 나왔다.


 반찬에서부터 살짝 차이가 보이니 또 비교기가 쓰고 싶어지는 레포트 심리가 발동됐다. 그리하여 다음 글은 양지순대타운과 원조민속순대타운의 비교 글로 결정 ㅎㅎㅎ 맛은 다 같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맛도 달라서 비교 글도 쓰게 된다.ㅎㅎ





 안주인 간도 나왔고, 순대볶음보다 먼저 나온 소주로 속을 먼저 달래? 줬다.

 5명 중 몇 사람은 처음처럼, 또 몇 사람은 참이슬- 그래서 술도 두 종류로 나눠시켰다. 같이 간 아재들, 참 입맛 까탈스러운 아재들이다.ㅎㅎㅎ





 첫 잔, 짠~ ㅎㅎ 난 소주 파는 아니긴 하지만 이런 날은 살짝 마셔준다. 불금이니까~





 간에 소주 한 잔 먹고 있으니 사장님께서 옆의 철판에서 순대를 볶아서 만들어 주고 계셨다. 여기는 다른 자리에서 사장님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볶아주시고, 완성되면 각 자리로 철판을 옮겨주신다.



백순대볶음



 그리하여 완성돼 자리로 온 우리의 백순대볶음 ~~ 중간중간 크게 썰린 빨간 고추가 백순대볶음의 색을 예쁘게 보이게 해줬다. 볶음 마지막 순간에 깻잎이 들어간다는 게 이곳의 특징 같다.

 재미있게도 철판 중간에 단무지를 놓고, 그 위에 양념장 그릇을 올려주신다.

 


테이블로 옮겨진 백순대볶음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순대볶음이 왔다. 아... 사진 보니까 또 그 맛이 생각나면서, 먹고 싶어진다. 글을 쓰는 늦은 밤... 이런 시간에 먹는 것 글 쓸 때가 참 괴롭다. ㅎ


 철판이 옮겨지고 나서 따로 자리엔 불을 켜서 추가로 더 데우진 않았는데, 거의 다 먹을 때까진 온기가 유지됐다. 다 완성된 건 굳이 더 가열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전에 옆 동에서 계속 불 켜고 먹었더니 결국 면만 딱딱해지고, 별로 좋진 않았다.





본격적인 안주 겸 밥이 나왔다며 아재들은 또 짠~! 난 쉬어가는 타임






 백순대는 그냥 먹어도 되지만, 취향에 맞게 양념장을 찍어 먹으면 또 하나의 맛을 더 느낄 수 있다. 양념장에는 고추와 들깨가루, 마늘이 얹어져 있었다.

 



 입에 넣었던 젓가락으로 양념장을 섞으려 하니, 사장님께서 오셔서 센스 있게 롱 티스푼으로 휘휘~ 섞어주셨다. ㅎㅎ 맛은 일반적인 양념장이었다. 살짝 짭조름한~





 계속 쉬기가 뭐 해서 깻잎주를 조제해서 먹어봤다. 깻잎을 찢어서 넣고, 젓가락으로 즙을 좀 내준 후 섞어줬다. 나름 첫맛은 깻잎 향으로 소주향이 덮여서 괜찮았는데, 역시 끝 맛은 소주 ㅎㅎ

 역시 난 맥주나 와인파;;; 소주는 한라산이나 빨간색으로만 정말 한정적인 안주에만 먹는게 맞나보다. ㅎ


 


 그냥 같은 동네 백순대는 다 같은 맛일 줄 알았는데, 엇- 내 선입견이었나 보다. 옆 동 백순대와 맛이 틀렸다.

우선적으로 맛이 밋밋하지 않다. 살짝 간이 돼 있다. 그렇다고 짠맛은 아니다. 너무 심심하지 않을 정도로 살짝 간이 돼 있는 것이다. 양배추가 유독 많아서 그런 건지, 요새 양배추 맛이 맛있을 때라 그런 건지, 둘 다 인지 모르겠으나, 양배추의 특유의 달달한 맛이 많이 났다. 그리고 떡은 떡볶이 떡이 들어있었다.

 양배추 특유의 연한 달달함, 살짝 간이 돼 있는 맛, 그리고 탱글탱글 잘 살아있던 면까지~ 양념장 없이도 괜찮았고, 쌈을 싸지 않고도 괜찮았다. 중간중간 딱딱한 면이 꽤 씹혔던 옆동과 달리 딱딱한 면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느끼함이 있긴 있었지만 옆동에서 느꼈던 느끼함보단 덜했다.


 이 날 먹은 백순대볶음과 가장 비슷한 맛을 찾자면, 야채부침개(야채전) 맛이 가장 근접할 것 같다.


 한창 먹고 있는데, 배달의 민족 배달하시는 분이 보였다. 신림 순대볶음도 배달이 가능한 줄 이날에야 알게 됐다. 나도 시대에 뒤떨어지는 사람인가 보다. ㅎㅎㅎ


 양이 꽤 많았는데, 다 먹고 2차로 go~go~ 배불렀는데, 2차로 또 먹으러 가자는 사람들이 참 대단했다. ㅎ 근데, 여기 갔다온지 며칠 안됐는데, 계속 생각난다. 조만간 또 먹으러 가야겠다. 




신림 양지순대타운 302호 백순대 전라도맛집

 


신림 순대볶음집이 하도 많으니 어딜 지칭하려고 하면 참 길어지는...

아무튼 우리가 먹은 곳 기준으로 정리해보자면,


식혜, 치킨무 X

노란 단무지, 탄산음료 O

백순대볶음에 간이 좀 돼있고, 떡볶이 떡, 깻잎이 들어가 있음

볶음에 함께 들어간 면이 딱딱한 게 별로 없고, 느끼함도 원조민속순대타운보다 덜함

양념장을 찍어 먹지 않고, 볶아져 나온 그대로 먹어도 괜찮은 맛


(내가 가본 '전주익산집' vs '전라도맛집' 기준)

느끼한 맛을 싫어한다면 원조민속타운보다는 양지순대타운 쪽을 추천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