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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리뷰/써본것

[주방용품] 필리가 캄포 나무 도마 '다미누'

by 꼬곰주 2017.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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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만들다 보면 정말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도마와 칼이 아닐까 싶다. 
도마가 너무 가볍고 칼날을 잘 잡아주지(?) 않으면 칼질하다가 자칫 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재료가 썰리는 느낌도 확실히 다르다. 요리를 하는데 칼이 통통 튕겨져 나가고 혼자서 막 도는 싸구리 도마를 쓰다 보면.. 정말이지 무섭고 짜증 나기 일쑤...



내 인생에서 실질적으로 써본 도마는 몇 개 안되지만, 
기존에 써봤던 도마들보다 월등히 안 좋은 도마를 써본 후 그 차이점과 중요성에 대해 확실히 느끼게 됐다. 
나쁜 것을 계속 쓰다 보면 익숙해져서 불편함을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좋은 것을 쓰다가 단계가 낮은 안 좋은 것을 쓰면 그 차이점을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처럼 ~~

그래서 이번에 도마를 구입하려고 엄청난 검색을 했는데, 사람마다 모두 말이 다르고, 
쇼핑몰에선 자기네 도마가 좋다고만 하고... 그렇다고 다 써본 사람도 주변엔 없고, 
도마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도 없어서 어떤 것을 사야 하는지 결정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원목 종류도 얼마나 많던지.. @#&*^&(


몇 년 전에 생활용품 박람회를 갔다가 올리브 원목 도마를 봤는데, 독특하고 예쁘긴 했지만 가격이 어마 무시했다. 

올리브 나무 도마가 좋은 점도 검색하면서 그동안 좀 가격이 떨어졌나 하고 알아봤더니 
무늬가 예쁜 것 말고는 특별함이 없어 보이는데, 가격이 여전히 사악하길래 바로 생각을 접었다. 

그렇게 며칠에 걸친 검색 끝에 우연히 알게 된 캄포도마!

캄포 나무에 자체적으로 항박테리아 성질이 있어 음식 조리시 세균 번식이 그나마 덜 된다는 장점과 함께 
원목 특유의 무늬를 보고 80% 정도 구매 욕구가 생성됐다. 
근데 캄포 도마도 브랜드마다 가격이 다르긴 하지만 역시나.. 비쌈...

*캄포 나무(camphor laurel)*
캄포 나무는 장뇌목이라고 불리는 나무로, 
'장뇌'라는 향료(방충제, 살충제, 강심제를 만드는 원료)를 얻을 수 있다. 
캄포 나무의 강한 방향성으로 인해 벌레가 먹지 않고, 썩지 않으며, 보존성도 높아 예로부터 왕후 귀족의 관재로 많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중국의 자금성을 건축하는데 이 나무의 목재가 기둥으로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주로 일본, 중국, 타이완 등 동아시아에 많이 분포하는 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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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포 도마에 사용되는 원목이 호주산이 가장 유명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원래는 동아시아가 가장 많이 분포하는 지역이라니 찾아보면서 놀랐다. 
그래서 캄포 도마를 찾다 보면 원목의 원산지가 일본인 제품들도 많이 보였나 보다.
근데- 일본산은... 원전 사고 이후로 못 사겠더라.





캄포 나무 도마를 찾아보면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필리가 캄포이다. 
이것도 웃긴 게 백종원이 방송에 나와서 이 도마를 쓴다고 했다나... 
그래서 더 유명세를 타게 됐다는데, 그 덕분에 가격이 어마 무시하다. 


더 재미있는 사실!
원래는 '팹슬랩'(Fab slabs)이라는 오래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캄포도마 회사가 있다. 
그 회사에서 생산한 도마를 한국에서만 '필리가'라는 이름으로 따로 브랜드를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뭐 한국 공식 수입원의 이름이 필리가 캄포(Pilliga Camphor Laurel)라서 그런 것이긴 하지만, 
어차피 만들어지는 과정과 원 재료, 품질은 두 회사가 똑같은 것이다. 

생산자는 같고 이름만 다를 뿐인데, 팹슬랩의 가격이 필리가 보다 평균 1~2만 원 정도 더 싸다. 
그리고 한국에서 '더 알아주는' 브랜드는 필리가이다. 

물론 필리가 캄포도마의 디자인이 좀 더 다양하게 나오기는 한다. 
하지만 그뿐이다. 
살짝 다른 디자인  빼고는 대/중/소의 크기며 도마의 두께는 거의 같고, 가장 중요한 품질은 똑같다.
유독 한국에서만 '진짜 원조'인 팹슬랩은 인정을 못 받고 곁다리 브랜드로 나온 필리가가 더 높은 가치로 평가받고 있는 재미있는 현상~

그래서 중고시장에서도 캄포 도마로 찾으면 필리가 캄포 도마의 형성가가 가장 높고, 
나온 상품의 수도 가장 많다. 

왜 뜬금없이 중고시장 얘기가 나왔냐면!
내가 중고시장에서 포장만 뜯긴 새 도마를 구매했기 때문이다. ㅎㅎㅎ



필리가 캄포도마 종류(모델명)와 크기(사진 출처: 필리가 캄포도마가 판매 중인 쇼핑몰)



모양과 크기마다 모델명이 다른데, 중간 도마 사이즈로 가장 많이 거래되는 것이 케미후(크기: 40cm*22cm*2.8cm)이다. 

케미후는 거의 직사각형에 가까운 일반적인 모양의 도마이다.
사용 용도나 방법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도마 모양을 선택하면 되는데, 
뭐- 나도 처음엔 일반적인 주방용 도마를 원했기에 케미후를 보고 있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는 도마가 케미후였기 때문에 중고장터에 나온 모델도 케미후가 가장 많았고, 
그래서 구하기도 쉬웠기 때문이었다. 그냥 난 그저 그 크기만 비슷하면 됐기에...^^

가장 중요한 가격!
2017년 6월 현재 인터넷 쇼핑몰 최저가 7-8만 원대이다. 
근데 난 중고장터에서 정말 득템! 5만 원 초반대로 구입할 수 있었다.
(포장만 뜯은 새것/사용 흔적 전혀 없고, 박스, 태그까지 모두 있었던 상태)
중고에 항상 그렇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오랜 기다림과 끊임없는 장서 링으로 얻어낸 결과랄까~ ㅎㅎ


착한 가격에 파는 분들이 있어서 가끔 원하는 물건을 득템할 때가 있다.





그래서 내가 다미누를 구매한 이유는 정말 단순하면서도 당연했다.
내가 필요로 했던 크기면서, 모양만 살짝 달랐던 이 도마를 
(위에 말했듯이) 어떤 분이 중고장터에 평균 거래가보다 싸게 올려놓으셨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새것을 사면 나무 특유의 무늬가 각기 달라서 
뽑기를 잘못했을 경우 정말 ... 안 이쁜 무늬가 걸릴 수도 있는데, 
중고는 도마 무늬를 대부분 볼 수 있기 때문에 무늬도 마음에 드는 것으로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내 마음에 드는 무늬를 가지고 있고, 가격도 내가 수용할 만한 가격의 제품이 장터에 뜬 것이었다. ^^
각 물건은 딱 맞는 주인이 있는 법! 이 도마의 주인은 바로 나였다. 

테이프를 내가 처음 뜯지는 못해서 쇼핑백까지 완벽히 새것인 사진은 없지만, 
원래 새것을 구매했을 경우 쇼핑백에도 나무 무늬가 프린트된 종이 띠가 새로로 길게 둘러져 있다. 



필리가 캄포도마 '다미누'(크기: 가로 40cm * 세로 22.5cm * 두께 2.8cm)



오른쪽 면의 모양이 살짝 굴곡이 져 있기 때문에 부채 모양의 '중'사이즈 도마라고 
부재를 부채중이라고 표기해놨나 보다.  
정식 명칭은 '필리가 캄포 도마: 다미누'





상자의 뚜껑이 별도로 있지는 않다. 대신 상자가 딱 맞게 들어가 있던 쇼핑백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쇼핑백에서 빼 올리면 도마가 들어있는 밑 상자가 나온다. 
필리가 캄포 도마를 선전하고 설명하고 있는 종이가 한 장 나오고, 






유산지에 둘러진 도마가 모습을 드러낸다.
유산지에 묻은 얼룩은 캄포 도마를 코팅한 포도씨유의 흔적이다. 
오해 말길~





접착제가 사용될리 없는 통 원목 도마~~~~ 
나무 특유의 무늬와 색이 고대로 드러나는데, 짙은 색과 옅은 색이 어느 정도 섞여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원목 도마라고 해도 접착제로 나무토막을 붙여 놓은 경우가 많다. 
칼질할 때마다 그 접착제가 재료에 묻는다 생각하면.... 읔...


그래서 나무 도마를 살 계획이 있다면 통 원목인지 접착제로 붙인 도마인지 잘 알아보고 사야 한다.
모양만 봐도 딱 티가 나서 별도로 설명을 하진 않겠다.





*필리가 캄포도마*
재질: 캄포 나무(camphor laurel)
원산지: 호주
제조원: "팹슬랩스"

팹슬랩스라 쓰고 필리가라 읽는다. ㅎㅎㅎ






도마 모서리에도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 도장 하나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2~3만 원의 차이를 만든다. ㅎㅎㅎ





앞면과 뒷면의 무늬가 틀린데, 개인적으로는 앞면의 무늬가 더 마음에 든다. 

도마가 쇼핑백에 들어있던 상태로 주방 한편에 며칠 있었는데, 
포장된 상태였음에도 그 주변에만 가도 은은하게 나무 특유의 향이 나서 신기했다. 





요리하기 위해 물에 살짝 씻었더니 특유의 톡 쏘는 나무 향이 극대화됐다.
아! 이게 원목이구나 싶었다. 
다른 사람들 후기에 칼집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하던데, 
실제로 써보니 칼집은 그냥 원목도마들이 나는만큼 비슷하게 나고, 심하게 움푹 페이지는 않는 정도랄까~
근데 쓸 때마다 나무의 향이 은은하게 퍼져서 참 기분이 좋았다. 

음식에도 냄새가 베일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 써보면, 
음식에 베인 향은 조리하는 도중 날아가거나 조금만 따로 놔두면 천연 향이라 바로 날아간다.

실제로 써보니 두께도 꽤 되고 묵직한 느낌이라 도마가 겉돌지 않고, 칼도 튕겨내지 않고 안정감 있게 잘 잡아준다. 사용감이 참 마음에 드는 도마다. 

*캄포도마 사용(관리) 방법*
보통의 원목도마들이 다 그렇겠지만..
- 뜨거운 물 사용 금지
- 직사광선에 말리기 금지

거기에 추가하면
+2~3개월에 한 번씩 포도씨유 발라서 코팅해주기
+쓰다가 칼집이 너무 심해서 보기 싫다면 부드러운 사포로 표면을 밀어 매끈하게 만들어 준 후
포도씨유 코팅해주기
+가벼운 세제 사용 가능

이 정도로 관리만 잘 해준다면 10년은 거뜬히 사용하는 도마라고 하니 
1년에 5,000원 정도의 도마 사용료를 낸다고 생각하고 
10년 잘 사용해 보려 한다. 

이 도마는 백종원 도마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집들이를 갈 때나 결혼 선물로 많이 사주고 많이 받기도 한다. 
보통의 집에서 없어서는 안될 주방용품 중 하나인 도마~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할 생각이라면 이런 것도 좋은 아이템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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