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만들다 보면 정말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도마와 칼이 아닐까 싶다.
도마가 너무 가볍고 칼날을 잘 잡아주지(?) 않으면 칼질하다가 자칫 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재료가 썰리는 느낌도 확실히 다르다. 요리를 하는데 칼이 통통 튕겨져 나가고 혼자서 막 도는 싸구리 도마를 쓰다 보면.. 정말이지 무섭고 짜증 나기 일쑤...
내 인생에서 실질적으로 써본 도마는 몇 개 안되지만,
기존에 써봤던 도마들보다 월등히 안 좋은 도마를 써본 후 그 차이점과 중요성에 대해 확실히 느끼게 됐다.
나쁜 것을 계속 쓰다 보면 익숙해져서 불편함을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좋은 것을 쓰다가 단계가 낮은 안 좋은 것을 쓰면 그 차이점을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처럼 ~~
그래서 이번에 도마를 구입하려고 엄청난 검색을 했는데, 사람마다 모두 말이 다르고,
쇼핑몰에선 자기네 도마가 좋다고만 하고... 그렇다고 다 써본 사람도 주변엔 없고,
도마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도 없어서 어떤 것을 사야 하는지 결정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원목 종류도 얼마나 많던지.. @#&*^&(
몇 년 전에 생활용품 박람회를 갔다가 올리브 원목 도마를 봤는데, 독특하고 예쁘긴 했지만 가격이 어마 무시했다.
올리브 나무 도마가 좋은 점도 검색하면서 그동안 좀 가격이 떨어졌나 하고 알아봤더니
무늬가 예쁜 것 말고는 특별함이 없어 보이는데, 가격이 여전히 사악하길래 바로 생각을 접었다.
그렇게 며칠에 걸친 검색 끝에 우연히 알게 된 캄포도마!
캄포 나무에 자체적으로 항박테리아 성질이 있어 음식 조리시 세균 번식이 그나마 덜 된다는 장점과 함께
원목 특유의 무늬를 보고 80% 정도 구매 욕구가 생성됐다.
근데 캄포 도마도 브랜드마다 가격이 다르긴 하지만 역시나.. 비쌈...
*캄포 나무(camphor laurel)*
캄포 나무는 장뇌목이라고 불리는 나무로,
'장뇌'라는 향료(방충제, 살충제, 강심제를 만드는 원료)를 얻을 수 있다.
캄포 나무의 강한 방향성으로 인해 벌레가 먹지 않고, 썩지 않으며, 보존성도 높아 예로부터 왕후 귀족의 관재로 많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중국의 자금성을 건축하는데 이 나무의 목재가 기둥으로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주로 일본, 중국, 타이완 등 동아시아에 많이 분포하는 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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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포 도마에 사용되는 원목이 호주산이 가장 유명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원래는 동아시아가 가장 많이 분포하는 지역이라니 찾아보면서 놀랐다.
그래서 캄포 도마를 찾다 보면 원목의 원산지가 일본인 제품들도 많이 보였나 보다.
근데- 일본산은... 원전 사고 이후로 못 사겠더라.
필리가 캄포도마 종류(모델명)와 크기(사진 출처: 필리가 캄포도마가 판매 중인 쇼핑몰)
모양과 크기마다 모델명이 다른데, 중간 도마 사이즈로 가장 많이 거래되는 것이 케미후(크기: 40cm*22cm*2.8cm)이다.
케미후는 거의 직사각형에 가까운 일반적인 모양의 도마이다.
사용 용도나 방법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도마 모양을 선택하면 되는데,
뭐- 나도 처음엔 일반적인 주방용 도마를 원했기에 케미후를 보고 있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는 도마가 케미후였기 때문에 중고장터에 나온 모델도 케미후가 가장 많았고,
그래서 구하기도 쉬웠기 때문이었다. 그냥 난 그저 그 크기만 비슷하면 됐기에...^^
가장 중요한 가격!
2017년 6월 현재 인터넷 쇼핑몰 최저가 7-8만 원대이다.
근데 난 중고장터에서 정말 득템! 5만 원 초반대로 구입할 수 있었다.
(포장만 뜯은 새것/사용 흔적 전혀 없고, 박스, 태그까지 모두 있었던 상태)
중고에 항상 그렇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오랜 기다림과 끊임없는 장서 링으로 얻어낸 결과랄까~ ㅎㅎ
착한 가격에 파는 분들이 있어서 가끔 원하는 물건을 득템할 때가 있다.
그래서 내가 다미누를 구매한 이유는 정말 단순하면서도 당연했다.
내가 필요로 했던 크기면서, 모양만 살짝 달랐던 이 도마를
(위에 말했듯이) 어떤 분이 중고장터에 평균 거래가보다 싸게 올려놓으셨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새것을 사면 나무 특유의 무늬가 각기 달라서
뽑기를 잘못했을 경우 정말 ... 안 이쁜 무늬가 걸릴 수도 있는데,
중고는 도마 무늬를 대부분 볼 수 있기 때문에 무늬도 마음에 드는 것으로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내 마음에 드는 무늬를 가지고 있고, 가격도 내가 수용할 만한 가격의 제품이 장터에 뜬 것이었다. ^^
각 물건은 딱 맞는 주인이 있는 법! 이 도마의 주인은 바로 나였다.
필리가 캄포도마 '다미누'(크기: 가로 40cm * 세로 22.5cm * 두께 2.8cm)
오른쪽 면의 모양이 살짝 굴곡이 져 있기 때문에 부채 모양의 '중'사이즈 도마라고
부재를 부채중이라고 표기해놨나 보다.
정식 명칭은 '필리가 캄포 도마: 다미누'
*필리가 캄포도마*
재질: 캄포 나무(camphor laurel)
원산지: 호주
제조원: "팹슬랩스"
팹슬랩스라 쓰고 필리가라 읽는다. ㅎㅎㅎ
요리하기 위해 물에 살짝 씻었더니 특유의 톡 쏘는 나무 향이 극대화됐다.
아! 이게 원목이구나 싶었다.
다른 사람들 후기에 칼집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하던데,
실제로 써보니 칼집은 그냥 원목도마들이 나는만큼 비슷하게 나고, 심하게 움푹 페이지는 않는 정도랄까~
근데 쓸 때마다 나무의 향이 은은하게 퍼져서 참 기분이 좋았다.
음식에도 냄새가 베일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 써보면,
음식에 베인 향은 조리하는 도중 날아가거나 조금만 따로 놔두면 천연 향이라 바로 날아간다.
실제로 써보니 두께도 꽤 되고 묵직한 느낌이라 도마가 겉돌지 않고, 칼도 튕겨내지 않고 안정감 있게 잘 잡아준다. 사용감이 참 마음에 드는 도마다.
*캄포도마 사용(관리) 방법*
보통의 원목도마들이 다 그렇겠지만..
- 뜨거운 물 사용 금지
- 직사광선에 말리기 금지
거기에 추가하면
+2~3개월에 한 번씩 포도씨유 발라서 코팅해주기
+쓰다가 칼집이 너무 심해서 보기 싫다면 부드러운 사포로 표면을 밀어 매끈하게 만들어 준 후
포도씨유 코팅해주기
+가벼운 세제 사용 가능
이 정도로 관리만 잘 해준다면 10년은 거뜬히 사용하는 도마라고 하니
1년에 5,000원 정도의 도마 사용료를 낸다고 생각하고
10년 잘 사용해 보려 한다.
이 도마는 백종원 도마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집들이를 갈 때나 결혼 선물로 많이 사주고 많이 받기도 한다.
보통의 집에서 없어서는 안될 주방용품 중 하나인 도마~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할 생각이라면 이런 것도 좋은 아이템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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