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남영역 앞을 지킨 치킨 노포 본투비 마늘치킨호프

 
 
일을 다니다 보니 눈을 뜨고 있는 대부분의 시간은 회사 근처 동네에서 보내게 되는 게 현실이다. 
물론 주말도 있지만 주말에는 밀린 잠도 자고 집안일도 하느라 집에 있는 게 또 슬픈 현실? ㅎㅎ
그래서 요새 쓰는 대부분의 글들을 용산에 있는 남영역, 삼각지역, 효창공원역 쪽 밥집, 술집글들로 채워지고 있다. 
 
 

 
 
얼마 전, 퇴근 후 지인과 한잔을 하기 위해 저녁약속 장소로 잡은 곳은 남영역 바로 앞에 있는 본투비 마늘치킨호프 (남영본점)이었다. 
 
 

 

역 근처에서 뭘 먹을지 고민하려는 찰나 바로 눈앞에 오래돼 보이는 간판이 딱 보였다.  그걸 보자마자 둘이 동시에 저기 가자! 고 외쳤다.
요새의 프랜차이즈들은 깔끔하긴 하지만 모두 고만고만한 맛이라 개성이 없다 느낀다. 그래서 요샌 이렇게 한 곳에서 오랜 시간 동안 장사한 곳들이 더 당긴다.
노포가 주는 정감도 정감이지만 저곳을 지킨 세월이 어느 정도의 맛을 보장해 준다는 증거일 테니 말이다.

 

약간 어둑한 조명, 짙은 체리색의 가구들과 검은색 가죽을 덧댄 소파.
내부 인테리어도 간판과 마찬가지로 세월을 고이 담아내고 있었다.

퇴근 후라고 하기엔 약간 이른 시간이었지만 꽤나 많은 손님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손님들의 평균 나이대도 조금 높은 듯했는데 여기서 내가 가장 막내라 생각됐달까 ㅎ
뜨내기가 아닌 이 동네에서 오랫동안 지낸 분들이란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다.

본투비 남영본점 가격&메뉴

메뉴를 고르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간판에 마늘치킨이 떡~하고 쓰여있으니
그건 기본으로 시켜줘야 제대로 시키는 것일 테고,
노포특유의 특제 양념이 있을 것이니 양념치킨을 시키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마늘/양념 반반으로 주문했다.

마늘반 양념반

추억의 양배추 샐러드가 기본 상차림으로 나왔고
여기에 치킨무와 마카로니 뻥튀기가 함께 나왔다.

양배추 샐러드는 케첩&마요네즈 조합이 아닌 요즘의 상큼한 크림형식의 드레싱이었다.

닭은 1차로 후라이드로 튀겨진 후,
각 종류에 맞는 양념이 덮여 나온 듯했다.
딱 닭에만 착 감길 만큼만 양념들이 묻어있어서 겉껍질의 바삭함을 지켜냈다.

마늘 치킨부터 먹어봤다.
껍질은 바삭하게, 속살은 촉촉하게 잘 튀겨져 있었다.
가장 기본 같지만 이 기본기를 탄탄하게  하는 곳을 찾는 게 어쩔 땐 참 힘들더라.

치킨살의 색도 밝고 부드러워서 신선도가 좋아 보였다.

잘게 다져진 마늘이 듬뿍 들어간 양념에선 톡 쏘며 알싸-한  마늘의 맛을 특징적으로 뽑아냈다.
개인적인 취향엔 밋밋하지 않고 톡 쏘는 맛이라 좋았다.

양념치킨의 맛도 이 집만의 맛이 있었다.
엄청 특이해서 기억에 퐉~ 나는 그런 맛은 아니었지만 요즘의 거기서 거기인 맛과는 다른 것이라 괜찮게 생각됐다.

맥주 한잔을 가볍게 곁들이기 좋았던 양으로
후반부까지 바삭하게 잘 먹었다.

알싸한 마늘 양념을 뒤집어 쓴 바삭한 치킨과 맥주 한잔이 생각날 때,
옛 분위기가 그리울 때,
찾아가면 좋을 용산 치킨집이었다.용산술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