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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맛집/경상도

since 1944 문경시 양조장을 개조한 카페 산양정행소

by 꼬곰주 2022.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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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경상북도의 다른 곳을 목표로 두고 가던 길이었다.

혹시나 싶어 목적지 주변에 들릴만한 곳이 있을까 싶어 찾던 중 문경시의 옛 양조장을 개조해 만든 카페가 있단 것을 알아냈다.

그 카페가 위치한 곳이 작고 오래된 마을로만 보여서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주변으로 가볼 만한 곳이 꽤 많다는 것을 여길 들러보고서야 알게 됐다. 

 

 

https://youtu.be/BC7IPSr2jjU

 

 

 

이 건물은 광복 전인 1944년, 산양합동주조장으로 지금의 문경시 산양면에 자리를 잡았다.

1970 ~ 80년 대 막걸리 제조로 호황을 누렸으나 1998년 폐업을 하게 됐고 그 이후에는 주거용 공간으로 쓰였다. 

그러다가 2020년 5월 문경시청과 리플레이스라는 곳의 협업으로 카페로 재탄생하게 됐다. 

 

중간에 큰 화재도 있었다는데 이 건물에 얽힌 이야기는 카페 속에 녹아들어 전시돼 있었다.

 

 

 

 

오전 11시 - 오후 7시
휴무일 : 매월 넷째 주 수요일
@ sanyang.traveler_replace

 

1944년부터 지금까지, 78년 동안 모습을 유지해온 이 건물은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경상북도 산업유산으로 지정됐다. 2020년엔 문화체육관광부의 공간문화대상도 받으면서 이 지역을 대표하는 곳이 됐다. 

그리고 방송에도 소개된 적 있어서 문경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겐 들려볼 만한 필수코스로 꼽히고 있다고 한다.

 

 

 

 

마당 앞에 놓인 막걸리 박스는 이곳이 어떤 곳이었는지를 알려주고 있었다. 

 

 

 

 

산양정행소라는 이름은

산양면이라는 지역명과

'征行 : 정행 : 여행과 비슷한 말로 집을 떠나 다른 고장이나 외국으로 간다는 의미'를 가진 단어가 만나 탄생한 것이었다.

 

아무래도 관광안내소와 같이 산양면으로 여행을 오면 들러보면 좋을 곳이라는 뜻으로 지은 건가 보다.

이 동네에는 이 카페와 함께 ' 화수헌', '볕 드는 산'과 같은 또 다른 오래된 건물들이 카페나 스튜디오 등으로 재탄생하여 보존되고 있었다. 이곳과의 거리도 멀지 않아서 함께 둘러보는 것도 가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숙직실, 검사실과 같은 옛날의 방문패가 걸려있는 방 같은 공간이 나왔다. 문경의 예술가들이 만든 소품과 작품들, 지역과 관련한 상품들이 전시·판매하고 있는 소품샵으로 쓰이고 있었다.

 

 

 

 

소품샵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니 넓은 공간이 나왔다. 

여기가 카페로 쓰이는 주된 공간이었다. 

천장은 넓었고 자리 간격도 여유롭게 돼있었다. 

 

 

 

 

그리고 구석구석 분위기가 다른 아담한 느낌의 자리들도 있었다. 

 

 

 

 

곳곳에는 막걸리를 제조할 때 쓰던 기구며 자전거, 물을 퍼올리던 옛 물 펌프, 옛 문패와 문서, 양조장 폐업 후 주거공간으로 쓰였을 때의 모습을 담은 사진 등 그동안 보내온 세월들이 전시돼 있었다.

 

 

 

 

그리고 1950년도의 주변 풍경부터 2003년, 2018년의 모습까지를 찍은 사진들과 과거 양조장에 불이 났을 때의 흔적이 있는 구조체도 남겨뒀다.

 

 

 

 

과거 막걸리가 빚어지던 양조장에서부터 지금의 카페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들이 시계방향으로 시간에 따라 전시돼있었다.

 

 

 

 

바깥으로 나가보니 푸르른 정원이 나왔다.

그곳에도 양조장 때 쓰던 항아리며 창고같이 보이는 건물들이 이곳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었다.

가을로 들어가는 요즘 같은 날씨에 이용하기에 좋은 공간이었다. 

 

평일 오전 시간이라 한가했기 때문에 파라솔까지는 펼쳐져 있진 않았지만 주말이나 휴일에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로 정원까지도 북적일 것 같다.

 

 

 

 

평일 11시~12시쯤 갔더니 빵들과 디저트들이 막 진열되고 있었다.

간단하게 한두 가지 정도의 디저트만 있을 줄 알았는데 타르트부터 스콘, 쿠키, 소금 빵, 크림빵까지~

다양한 종류의 빵들과 빙수, 푸딩과 같은 디저트들도 준비돼있었다.

 

 

 

 

시그니처는 쌀과 오미자를 주제로 한 음료와 빙수, 막걸리로 만든 빵 들이었다.

(오미자는 문경의 특산물이고 쌀과 막걸리는 이곳을 대표하는 재료들이다.)

우리는 그중에서 햇쌀라떼와 산양밀크티를 한 잔씩 그리고 막걸리 소금 빵과 고구마 크림 주먹 빵, 얼그레이 레몬쿠키를 골랐다.

 

 

 

 

햇쌀라떼의 상층에는 거품이 얹어져 나왔고 뻥튀기처럼 만든 쌀알이 뿌려져 있었다.

고소 달달한 쌀&곡물음료로 익숙한 쌀음료(아침햇*)를 조금 더 진하게 했다고 하면 이해가 쉬울 듯 ㅎㅎ

 

 

 

 

소금빵은 안에 짭짤한 소금 시럽? 같은 게 들어간 작은 빵이었다.

요새 짭짤 고소한 맛의 소금 빵이 유행인데 여긴 막걸리를 넣어 시그니처 빵으로 만들어 낸 것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부드러운 걸 원했으나 이건 쫀쫀함과 부드러움 그 중간쯤의 식감이라 조금 아쉬웠다.

 

 

 

 

고구마크림 주먹빵은 고구마 향 크림이 듬~뿍 들어간 빵이었다.

약간의 달달함이 있었고 부드러운 크림이 인상적이었다.

빵은 좀 뭉툭한? 느낌이 있어서 이것도 좀 아쉬웠다.

 

 

 

 

얼그레이 레몬 쿠키는 향이 좋았다.

달달하고 향긋한 쿠키로 촉촉했다.

옛 양조장을 재해석해 지금의 카페가 된 산양정행소.

이곳을 알게 된 덕분에 문경과 산양면이라는 곳에 대한 첫 기억을 좋게 가져갈 수 있었다.

 

 


 

 

 

 

구) 금융조합사택

 

 

옛 문경금융조합사택은 산양정행소 카페 바로 앞에 있어서 함께 둘러보기 좋다.

눈에 띄는 외관이라 근처에 가면 여긴 또 어떤 곳인지 두리번거리게 된다.

 

 

 

 

1945년에 문경에 지어진 금융조합 건물로 일본식 주택의 형식을 띄고 있는 건물이다.

지금은 볕드는 산이라는 이름으로 스튜디오로 운영되고 있는 듯했다.

(건물 앞에 있던 설명문에는 카페 산양이라고 쓰여있었지만 내가 방문했던 2022년 9월 초에는 스튜디오라고 쓰여있었다.)

 

 

이날은 문이 닫혀있는 것 같아 들어가볼 순 없었지만 만약 다시 이곳을 찾게 된다면 화수헌과 함께 둘러볼 생각이다. 

 

오래된 건물들을 재해석해서 현대와 연결해 놓은 문경시의 노력 덕분에, 다시 오고 싶은 곳으로 내 마음 속에 저장해둘 곳이 하나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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