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기 시작할 때쯤 이 골목을 지나가면 숯불 위에 닭고기를 올려 바베큐를 하고 계신 사장님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진짜 숯불 위에서 한조각 한조각 구워낸 그 맛은 어떨맛일지, 그 맛을 보러 출동!
가게 이름은 털보 바베큐 호프(시흥 본점)이다.
이 동네에는 오랫동안 한 곳에서 자리를 지키며 아직까지도 맛집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이 많다.
오후 5시 - 저녁 10시 30분
휴무일 : 일요일
02) 802-1619
옆에는 신관도 있다. 그곳은 먹고 갈 수 있는 자리들로 돼있다.
오후 5시가 되기 전에 이 골목을 지나게 된다면 사장님께서 그날 사용할 숯에 불을 붙이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주력 바베큐 메뉴로는 소금구이와 양념바베큐로, 두 종류의 닭구이가 있다.
(반반도 가능)
한마리에 2만원, 반반도 같은 가격이다.
우리는 반반으로 포장했다.
주문을 하면 사장님께서 직접 구워주신다.
미리 초벌구이를 해둔 고기를 숯불에 올려 굽는데,
양념은 소금구이를 베이스로 하여 그 위에 양념을 발라서 더 구워주는 형식이다.
포장해 주시면서
'비닐 묶어서 가져가지 말고 따듯할 때 소금구이부터 먹으라' 는 설명을 해주셨다.
집에 와서 조심스럽게 비닐을 열어봤더니
정말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양배추 샐러드가 담긴 투명 플라스틱 통이며, 치킨무, 은박 그릇에 뚜껑 대신 포일로 싼 치킨까지~
초등학교 시절 집 앞에 있었던 치킨집들에서 포장해 준, 어렴풋한 기억이 되살아 났다.
(개인적으로 좋았단 뜻)
특히나 이 양배추 샐러드는 케첩 반, 마요네즈 반이 뿌려진 옛날 오리지널 스타일~
낭창낭창한 투명 케이스까지 제대로 추억여행을 선사한다.
2021년에 199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니~~
그게 지금 아직도 공존하고 있다니~~
그리고 치킨무도 이곳에서 수제로 직접 만든 것이었다.
사장님 말씀을 따라 소금구이부터 맛을 봤다.
그을린 겉 부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숯불 향이 가장 먼저 퍼졌다.
고기에서는 순수 소금 간만 돼있는 짭짤한 맛이 났다. 기름기도 쪽 빠져서 담백했다.
불에 하나하나씩 구워낸 거라 퍽퍽할 줄 알았는데 촉촉함을 머금고 있었다.
맥주나 소주 안주로 하기 좋은 짭짤한 맛이었다.
요즘은 단짠이 기본인데 털보네는 순수한 짭짤한 맛만으로 구워낸 것이다.
닭 다리는 속까지 익지 않는 게 문제인데
여긴 사진처럼 통통한 부분을 갈비처럼 포를 떠서 구워냈다. 그래서 안쪽까지 잘 익어있었다.
양념바베큐는
소금구이를 기본으로 하고 그 위에 고추장 양념을 발라줘서 더 구운 것이었기 때문에
짭짤한 육즙이 바탕을 깔아줬고 그 뒤로 고추장을 기본으로 한 양념의 맛이 느껴졌다.
'숯불에 구운 고추장 돼지갈비에서 달달함을 뺀 맛'이라고 설명하는 게 알맞을 듯.
양념도, 소금구이도 요령을 부리지 않고, 허세스러운 겉멋을 부리지 않은 치킨이었다.
양배추 샐러드, 치킨무뿐만 아니라 숯불구이 바베큐까지, 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손수 다 만들었다는 것과
그래서 꾸밈없이 담백하면서도 솔직한 맛이 났다는 것,
그 무엇보다도 먹으면서 계속해서 추억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는 것 (응답하라 시리즈 속에 들어간 것 같았다.) 등...
이런 매력들을 가진 노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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