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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화곡동] 먹어보면 정말 다시 가는 까치산시장 맛집 '다시오는 순대국'

by 꼬곰주 2019.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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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산 시장 맛집

'다시오는 순대국'

 

 

 

글/사진 꼬곰주

 

 

 

 

 

화곡동 까치산역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간 날이었다.

혼자 간 거였고, 예상보다 일이 길어져서 저녁을 먹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보통 때라면 그냥 대충 먹거나 안 먹었을 텐데, 이날은 꼭 저녁을 먹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까치산시장

 

 

근처에 있던 까치산시장을 둘러보면서 떡볶이나 순대국, 꽈배기 같은 게 있으면 그걸 먹어야지- 마음먹고 둘러봤는데, 이상하게 마음에 드는 집이 없었다.  

 

 

 

 

그러다가 시장에서 살짝 마을 쪽으로 들어가는 한적한 길목에 이름이 특이한 순대국집을 발견했다.

 

 

까치산시장 '다시오는순대국'

까치산시장 '다시오는순대국'

- 영업시간/휴무일: 정보없음(전화로 여쭤보기)
- 연락처(전화번호): 02) 2601-8266

 

 

이름하여 '다시오는 순대국'

맛이 있어서 한번 먹고 '다시오는' 그런 집이라는 뜻으로 지으신 이름일 것 같았다.

속는 셈 치고, 재미있는 이름을 믿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마침 밥집 안에 사람도 많았던 것도 한몫을 했다.

 

알고 보니 동네에서 단골이 많은 숨겨진 맛집인 듯...

이 날 나는 운 좋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지만, 먹는 도중 계속 손님들이 찾아왔다. 금세 자리가 다 차더니 나중에는 결국 자리가 없어서 기다리시는 분도 계셨고, 못 기다리고 그냥 가시는 분들도 꽤 보였다. 

그래서 혼자 먹는 게 죄송스러워서 나도 되는대로 빨리 먹고 나왔다. (내가 잡은 자리는 작은 테이블이었지만)

 

사장님이 너무 정직하고, 착한 인상을 갖고 계셨는데, 어쩔 수 없이 돌아가거나 기다리는 손님에게 어찌나 미안해하시던지...

 

 

가격(메뉴)

 

 

들어가자 마자 빠르게 메뉴판을 스캔하고, 일반 순대국 1그릇(7,000원)을 주문했다.

이 동네에 혼자사는 분들이 많은건지, 이날 내가 갔던 시간대가 맞아떨어진건지, 나를 제외하고도 혼밥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았다. 

 

 

다시오는순대국의 비밀

 

 

고춧가루 빼고는 모두 국산 재료를 쓰는 집이다.

국산 고춧가루 가격이 워낙 비싸다 보니, 고급 음식점이나 가정집 아니고서야 국산 고춧가루는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육수는 12시간 100% 돈 사골과 매일 아침 직접 삶은 고기, 가게에서 직접 담그는 김치와 깍두기를 쓴다는 설명문도 붙어있다. 

참고로 순댓국을 포장 주문할 때, 밥이 필요하면 미리 말씀드려야 한다고 한다.

 

 

밑반찬(겉절이, 깍두기: 직접담근 김치들)

 

 

주문하자마자 반찬을 갖다 주시는데, 밑반찬에 겉절이가 있었다. 보통 순댓국집에서는 익은 김치를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여긴 겉절이라니~

깍두기도, 김치도 먹어봤더니 모두 직접 담은 김치의 맛이었다.

 

(김치와 재료에 대한 설명은 나중에야 사진 찍은 것이고, 실질적으로 반찬을 먹어본 건 훨씬 그전이라서 이때까지는 입으로 직접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순댓국을 주문하고 먹으면서 다른 사람이 먹고 간 테이블을 치우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됐다.

모두 한곳에 남은 음식을 넣는 모습을 봤는데, 그 말인즉, 밑반찬을 재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안 그래도 사장님에게 느껴지는 포스가 '정직 그 자체' 이실 것 같더니- 정말 반찬도 직접 만드시고, 재사용도 안 하시는 것이었다.

 

 

순대국(일반)

 

 

뽀얀 국물에 꾹꾹 눌러 담은 밥까지- 뜨겁게 끓어오르는 순댓국이 얼마 지나지 않아 나왔다.

양념 다진 양념통을 함께 갖다 주셨는데, 순댓국의 원초적인 맛을 즐기기 위해 그냥 넣지 않고, 새우 젓갈만 살짝 더 추가해서 먹었다.

 

 

 

 

얼핏 보기에도 건더기가 가득 들어 보였는데,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한 후부터 끝에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끊임없이 나오는 고기에 감동이~~~

 

 

 

 

본격적으로 맛을 보기 전에 순대 국밥의 필수 가루! 들깨가루 듬뿍 넣고,

 

 

 

 

부추도 함께 다 털어 넣은 후에

 

 

 

 

간을 하지 않은 상태로 국물을 먹어봤다. 잡내 없이 담백하면서 깔끔했다. 

순대국 본연의 정직한 맛을 담고 있었다.

 

 

 

 

심지어 살짝 들어 올린 순댓국 속 건더기들이 정말 푸짐해서 놀랐다.

 

 

 

 

순대는 몇 알 안됐지만, 순대를 제외한 건더기가 모두 살코기였고 색도 밝은 것으로 보아 좋은 고기를 쓰신다는 것이 눈에 보였다.

참고로 순대는 조금 찰진 식감이 있었다.

 

 

 

 

생각할 겨를 없이 밥을 바로 말아넣고 새우 젓갈로 간을 맞춘 후,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

 

 

 

 

고기 두께가 얇지도 않고 너무 두껍지도 않게, 3~4mm 정도 되는 고기 씹는 맛있는 그런 두께였다.

그리고 부드럽고, 연한 살코기들이었다. 퍽퍽한 고기를 쓸 만도 한데 연한 고기살로 잘 쓰신 듯-

 

앞에서도 말했지만, 밥을 말아서 순대 국밥으로 바로 먹었더니

마지막 한 숟가락을 먹을 때까지 고기를 계속해서 밥과 함께 먹을 수 있었다.

아껴먹을 필요 없이 가득 고기를 주셔서 밥보다 고기가 숟가락 위에 얹어졌던 상황이 펼쳐졌다.

 

심지어 옆 테이블에 어떤 중년의 팀이 식사를 하셨는데, 순댓국을 드시더니 계속해서 '맛있다~ 맘에 들어'라며 감탄을 하시더라. 

 

 

 

 

한숟가락 넣자마자 입에 쫙쫙- 눈이 띠용~~~ 하는 그런 곳은 아니다. 

이 곳은 돼지사골을 고아만든 정직한 본연의 뼈우린 국물맛이 나는 곳이다. 

(기본적으로 입에 쫙쫙 붙게 만드려면, 마시찌(MSG)가루를 넣어졌다고 생각하면 쉽다. (다는 아니지만 대부분))

 

그리고 순댓국에서 비린내도 없고, 잡냄새도 없이 깔끔한 맛이라서 순댓국 냄새 때문에 기피했던 사람들이라도 도전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까치산역 밥집 '다시오는순대국' 까치산맛집으로 인정~

 

내가 다 먹고 나가는 동안 이 동네분들이 알게 모르게 계속해서 들어오시고, 빈자리도 보이지 않았다. 

 

정말 우연하게 이름에 끌려서 들어간 곳이었는데, 운 좋게 좋은 밥집을 맛난 날이었다. 

 

사장님도 친절하셨고, 음식도 깔끔하고, 재료도 정직하게, 양도 푸짐하게 나오니

오래간만에 제대로 된 밥을 먹은,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던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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