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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활동/읽은책

[읽은 책] 엄마이기 때문에... '인어가 잠든 집':히가시노 게이고

by 꼬곰주 2019.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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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이기 때문에 미칠 수 있었다.

'인어가 잠든 집'

[히가시노 게이고, 김난주 옮김]

 

 

 

글/사진 꼬곰주

 

 

 

 

인어가 잠든 집
- 지은이: 히가시노 게이고
- 옮긴이: 김난주
- 출판일: 2019년 2월 28일
- 출판사: 재인
- 페이지 수: 508
- 정가: 17,800원(할인가 16,020원) / e북: 11,200원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책을 읽었다. 책을 다 읽고 정보를 찾아봤더니 2018년 같은 제목의 영화도 있었다.

이 책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백야행,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 아무리 책과 영화에 관심이 없다고 해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작품들의 원작을 쓴 유명한 일본의 소설가다. 팬층도 두껍다는데, 역시 난 이 작가의 책은 처음 읽어보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일본 소설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뭔가 뜨듯미지근한 감성과 스토리가 나와 맞지 않았달까...

그나마 이 책은 이게 뭐야? 하는 느낌으로 끝을 맺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인어가 잠든 집 : 히가시노 게이고

 

 

제목과 프롤로그를 읽었을 때는 판타지 소설인가 했다.

하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어느 날 갑자기 어린 딸이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게 되면서 엄마로서 집착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인어가 잠든 집. 프롤로그 p13

 

 

우연히 소고라는 한 아이가 다리가 불편하지는 않지만, 걸을 수 없는 소녀를 보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프롤로그에서 갑자기 변한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시작돼서 처음엔 뭘까- 궁금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은근히 사람의 감정을 책 속으로 끌어들여, 그 앞 이야기에 대한 의문을 잊게 해준다.

완전히 다른 이야기 같은 이 프롤로그는 예상했던 대로 후반부에 궁금증을 풀어주는데, 그와 동시에 가슴과 머리를 찌릿하게 만드는 감동, 슬픔, 서늘함, 아쉬움도 함께 느끼게 해준다.

 

 

 

 

인어를 떠올리면 바다가 연상되기 때문에 책의 표지가 푸른빛 일 것 같지만, 의외로 분홍빛의 장미로 물들여져 있다. 프롤로그에서 제목에 대한 아주 간단한 의미를 알게 해주고, 소설의 가장 끝에 표지를 장식한 장미의 의미가 밝혀진다.

 

제목의 '인어'는 소고가 그 소녀를 봤을 때의 이미지라면, 그 둘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주는 것이 바로 '장미'인 것이다.

 

 

 

 

불의의 사고로 뇌사에 빠진 딸, 그 사고로 인해 가족들도 모두 큰 슬픔과 동시에 각자의 상처를 품고 살아가게 된다.

손녀를 봐주던 할머니는 자신이 한눈을 판 사이 일어난 사고에 절망과 죄책감을

함께 뛰어놀던 사촌은(조카) 자신의 잘못인 것 같아 자책하는 죄책감을

소녀의 동생은 성장해 가면서 소외감과 상실감을...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엄마로서 느끼는 절망감과 슬픔은 마지막까지 이 이야기를 팽팽한 긴장감으로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된다.

 

 

 

 

초반에는 딸을 잃은 슬픔에 공감하며 끄덕이며 보다가 점점 미쳐가는 광기 어린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미친 것 같다'라는 말이 튀어나올 정도로 괴상하고 비정상적인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세상엔 자식을 버리고, 때리고, 인간 이하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등 '광기'로도 설명이 안되는 그런 부모들도 있지만, 자식을 위해 불물 가리지 않는 '광기'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같을지언정 전혀 다른 부모의 모습을 보여준다.

 

제3자는 미쳤다고 할 수 있지만, "세상에는 미쳐서라도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어. 그리고 아이를 위해 미칠 수 있는 사람은 엄마뿐이야" (p.493)라는 이 문장 하나로 그 모든 광기를 납득하게 만들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인어가 잠든 집'

 

 

엄마, 사랑, 광기, 죽음, 가족, 또 다른 생명

 

이 모든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며 읽게 되는 소설

잔잔하지만 그 속에 긴장감과 서늘한 공포도 느끼게 해주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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