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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주네공방/POP

[POP 작품] 입체 피오피 '학교 시간표'

by 꼬곰주 2017.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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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교실에서 수업할 때 샘플로 썼던 피오피 작품이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시간표가 딱 정해져 있어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선 바뀌는 경우가 없었는데, 
요새 초등학교에선 시시때때로 바뀐다고 한다.

샘플을 만들고 수업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
나... 너무 옛날 사람인 건가...





크기는 8절 사이즈로 배경 판은 머메이드지에 우드락을 붙여 만들었다. 
컬러 우드락을 배경 판으로 쓰기엔 색상도 한정되어 있기도 했고, 내가 생각했던 느낌을 표현하지 못했기에,
일일이 머메이드지를 붙여 배경 판을 만들어가서 수업을 했다.

가장 기본이 되는' 펜으로 쓰는 글씨체'를 배우고, 그것을 마무리하는 의미로 만드는 작품이다. 
쓰는 글자 수도 많고, 숫자도 들어가고, 게다가 일부는 입체 효과를 주기 위해 열선과 글루건도 사용된다.
손도 많이 가면서 시간도 많이 걸리는 정성이 필요한 작품이다. 
뜨거운 글루건과 열선도 사용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안전 문제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있기도 하다.

그냥 아이들은 글씨만 쓰고 그림만 그릴 수 있도록 다른 부수적인 작업을 내가 해주면 
솔직히 나도 편하고, 작업 속도도 빠르고, 위험한 상황도 생기지 않아서 참 좋다. 
(물론 너무 어린아이들에겐 의사를 물어보고, 버거워 보이는 것은 직접 해준다.~)

하지만 여러 가지 도구를 직접 사용해 보고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나중에는 아이들에게 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또한 처음엔 두렵거나 어렵다고 생각했던 것을 몇 번 해보니 잘 할 수 있게 됐더라~ 하는 그런 뿌듯함과 성취감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오랫동안 내 수업을 들었던 아이들은 나의 그 뜻을 잘 알고 점점 발전되는 행동을 보이며, 새로 들어온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시간표'라는 제목과 바닥 부분에 자신이 쓰고 싶은 '한마디'가 들어가는 공간은 입체로 표현했다.
열선으로 우드락을 자르는 수업을 할 때, 처음 하는 아이들은 살짝 무서워하기도 하지만
한두 번 함께 해주다 보면 금세 재밌다며 좋아한다. 
고 학년 중 어떤 아이들은 손이 야무져서 바쁜 선생님을 도와주기도 한다.ㅎㅎ





나는 샘플을 최대한 간단하게 꾸며 만든다. 
하지만 아이들의 작품은 정말 기발하다. 
매 작품을 만들다 보면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내가 요새 초등학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현실에 맞지 않고, 실용성이 떨어지는 수업을 했지만, 
아이들은 만드는 자체가 재미있다며 잘 따라와 줬다.
미안함과 고마움이 동시에 느껴지던 그 순간..



 얼마 전 1년 전까지 나에게 수업을 듣던 아이가 연락을 했었다. 
아직까지도 나에게 배운 피오피 글씨로 쓰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내가 했던 수업이 어떤 아이에겐 재미없고 집중 안 되는 시간이었는지 몰라도 
'모두에겐 그런 것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을 잘 들어주고, 아직까지 나와 내 수업을 기억해주는 아이들에게 정말 고마웠다.

언제까지 날 기억해줄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를 살아가면서 잠시 동안만이라도 좋았던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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