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 주고, 내가 먹고 쓰는 리얼 솔직 후기
망원동 망리단길에 새로 문 연 지 한 달도 안 된 따끈따끈한 신생 밥집이다. 이름은 '레이키친(raykitchen)'
지도 보고 알 것 같은 길일 거라 예상했는데, 역시~ 전에 갔던 개인 입맛 맞춤 커피를 먹었던 '박남커피' 근처에 있었다.
망원카페 명장 박남커피 https://ggogomzoo.tistory.com/504
망리단길 신생 맛집 레이키친
망원에 이런 곳이 생겼다는 걸 정말 우연하게 알게 됐는데, 정말 놀라운 건 경력이 어마어마하신 분이 직접 해주시는 요리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1급 호텔 셰프로 20여 년간 근무하시고, G20 정상회담, 월드컵과 같은 글로벌&국가적 행사에 전담 셰프셨던 경력을 가진 분이 바로 이곳의 사장님이자 쉐프시라는 것!!!! 가게는 별로 크지 않다. 근데 곧 여기 핫해질 것 같다. 그래서 소식 접하자마자 바로 망원으로 달렸다.ㅎㅎ 심지어 미세먼지 심해서 멀리 안 가려 했는데, 결국 갔다. ㅎ
망원 망리단길 맛집 '레이키친(ray kitchen)'
- 영업시간: 오전 11시 40분 - 저녁 9시 30분
- 브레이크타임(재료준비): 평일 오후 3시 - 5시/주말 오후 4시 30분 - 5시 30분
- 휴무일: 화요일
- 인스타그램 @raykitchen_stagram
- 전화번호(연락처): 02)6080-6009
- 특징: 로마식포카치아(로마식피자), 수제햄버거, 1급 호텔 쉐프의 요리
- 포장 가능
출입문에 메뉴 사진과 메뉴판이 붙어있는데, 손님 입장에서는 무슨 음식을 하는 곳인지, 가격대가 어떤지를 알 수 있어서 이런 거 좋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이 골목 외국인들도 꽤 오는데, 말과 글이 안 통하면 예시 사진이 최고임 ㅋ 내가 외국여행했을 때도 예시 사진 없으면 난감하더라. ㅎ
1분 42초로 레이키친 한 번에 둘러보기~! 더 자세한 내용은 밑에 글을 보시면 됩니다.
가게가 크진 않다. 4인용 테이블 4개 정도다. 혼자서 요리를 다 하시는 것 같았는데, 그래서 이 정도 규모의 가게로 하신 것 같다. 보통 호텔쉐프들이 개업한다고 하면, '규모가 크고, 비싼 곳'이라는 생각이 바로 드는데, 일반인들이 접하기 쉬운 가격대와 메뉴로 선택하셔서 소규모로 창업하신 것 같았다. 인테리어는 심플함, 요란하지 않다.
레이키친 쉐프이력
인테리어 대신 사장님이자 레이키친의 셰프님의 경력이 화려하다. 리츠칼튼 호텔, 르메르디앙 호텔 등 특 1급 호텔 셰프로 20여 년간 근무하시고, 2002월드컵과 2010 G20 정상회담 때 전담 셰프, 2012 핵 안보정상 회의 푸드 스텝에 요리 대회 수상 경력까지~ ㅎㄷㄷ;;; 호텔 셰프 경력에 주요 국가 행사에 대표 셰프라니 ... 망리단길 골목이 유명하고 핫하긴 하지만, 이런 곳에 이 정도 규모로 독립하셔도 될런지^^;
경력이 화려하셔서 어렵고 비싼 음식들이 있을 줄 알았는데, 메뉴판을 보고 그 고정관념이 깨졌다.
망리단길밥집 레이키친 가격(메뉴)
망원동을 자주 오고, 카페에 밥집도 꽤 갔지만 먹자 할 것 없고, 조금만 이쁘게 꾸몄다 하면 커피가 5,000원부터, 밥은 1만 원부터, 평균 정도의 맛만 내면 맛집이라고 줄서서 먹는;;; 이쁜 값만 하는 그런 동네라서 망원하면 (여러가지 의미로) 약간 겁을 먹게 된다. 갬성인들의 성지이자 핫플레이스이지만 가격은 착하지 않은 동네라는 인식이 강하다.
여긴 기본적으로 맛은 믿고 먹어도 될 곳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가격도 착한 편이다. 그래서 궁금한 것&신기해 보이는 것으로 주문했다.
이곳의 주요 메뉴는 수제버거와 수제피자(수제포카치아:로마식피자)인데, 그중에서도 베스트 인기 메뉴는 '블랙핑크 버거'라고 했다. 그래서 블랙핑크버거에 프렌치 프라이드포테이토가 함께 있는 세트메뉴를 시켰다. 먼저 갔다 온 사람 중 베이컨 필수 추가라 그래서 베이컨까지 추가~
그리고 수제 포카치아(로마식피자) 중 루꼴라 피자, 코젤다크(시나몬)을 주문했다.
▷이날의 주문: 블랙핑크버거 세트(15,000원)+베이컨 추가(1,000원), 루꼴라피자(7,000원), 코젤(시나몬)생맥주 (7,000원*2=14,000원)
카운터 쪽에 있던 코젤맥주의 마스코트 ㅎㅎ 이곳에서 코젤 생맥주를 판다. 밑에 보면 나오지만, 이 맥주 먹는 법을 달리했더니 완전 매력덩어리가 됐다. 코젤 다크 시나몬 생맥주 주문은 정말 신의 한 수였다. 그 밖에도 음료나 맥주들이 있다. 피자와 맥주(피맥)과 햄버거와 맥주의 조화~ 19금의 영역이지만 이건 진리다 ㅎ
망원동 수제피자집 레이키친 '미니피자(로마식피자/수제포카치아)'
망원동 수제피자집 레이키친 '미니피자(로마식피자/수제포카치아)'
또 카운터 쪽에 미니피자(조각피자)도 보였다. 요새 회기역 근처를 촬영하는 골목식당에 피자집이 하나 나오던데, 거기 피자도 로마식 피자라 했다. 로마식피자란 네모난 판에 구워져 나온 것을, 작은 조각으로 잘라서 파는 형식이 대표적이라고 하는데, 포카치아 빵이 피자 도우로 사용되기 때문에 수제포카치아(로마식 피자) 라고 메뉴판에 적어놓으신 것 같다. 포카치아는 피자의 원조격이라는 이탈리아의 빵이라는데, 허브나 올리브, 다른 재료들을 곁들여 먹는다고 한다. 포카치아라는 이름 빵집에서 많이 봐서 익숙하긴 했다.
음식 기다리면서 귀여운 아이템들을 발견했다. 자전거 모양의 시계와 테이블에 있던 병 모양의 맥주 병따개~ 둘 다 탐나는 아이템들이다. 저 병따개 없어지지 않게 조심하셔야 할 것 같다. ㅎ(제가 가져가겠단 얘긴 아니구요...)
직접 버거 패티와 빵, 피자 도우 반죽, 소스까지 모두 다 손수, 직접 만드신다는데, 완전 정말 100% 수제피자와 수제버거구나 싶다. 인스타에서 엔초비 가격이 좀 나가지만 소스는 그걸 꼭 써야 한다며 올리신 글이 기억에 남았다. 그런 것들을 보면 정도를 지키는 정직한 곳이라는 믿음이 생긴다.
피클도 직접 만드신 수제피클이다. 너무 과하지 않은 신맛 없이 아삭거리고 괜찮았다. 오늘 인스타보니 배추 선물 받으시고 배추 피클도 만드셨다는데, 그 맛이 궁금하다.
피클은 카운터 앞에 마련된 셀프바에서 먹을 만큼 갖다 먹으면 된다.
레이키친 루꼴라피자, 블랙핑크버거, 프렌치프라이드포테이토, 코젤(시나몬) 생맥주, 수제피클
레이키친 루꼴라피자, 코젤(시나몬) 생맥주
레이키친 코젤생맥주(시나몬)
메뉴판에 코젤에 시나몬이라고 괄호가 있었는데, 이게 바로 맥주컵 입술 닿는 곳과 중앙에 시나몬 가루가 뿌려진 걸 의미하는 것이었다. 컵 입구부에 뿌려진 건 시나몬 가루와 설탕인데, 일반 설탕은 아니고 뭔가 입자가 굵은 뭔가였다. 풍부한 거품과 가루 한 입을 함께 마셨더니! 캬- 이거 매력적이었다. 피자 먹기 전에 절반이나 흡수해버렸다. 코젤 다크에 대해 특별한 애착은 없었는데, 이거 마셔본 후로 집에서 만들어 먹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요거 내 스타일- 한 번은 마셔보시길 추천함
로마식피자 수제 포카치아 루꼴라피자
깔끔한 호텔식 플레이팅이었다. 하얀 접시, 소스 데코, 주변으로 뿌려진 가루
내가 먹은 루꼴라피자는 포카치아 빵 위에 루꼴라채소와 토마토, 소스 등이 올라간 피자다. 포카치아인 피자도우가 매력적이었다. 보송하면서도 치아바타같은 살짝의 쫀득거림, 그리고 담백했다. 먹을 때는 담백하네~ 하며 덤덤하게 먹었는데, 집에 왔더니 저 도우가 계속 생각난다.
피자는 전체적으로 짜지 않고, 담백하고, 각 재료의 맛들이 잘 살아있는 맛이었다. 토마토와 함께 소스, 루꼴라가 함께 들어가서 느끼하지 않고 상큼했다.
자극적인 맛을 원하고, 그것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밋밋하게 느낄 수도 있는데, 이건 분명 각 재료들이 각자의 매력을 다른 것들과 조화롭게 정도를 지키면서 뽐내는 맛이었다. 담백 깔끔한 맛
레이키친 루꼴라피자, 블랙핑크버거, 프렌치프라이드포테이토
블랙핑크버거세트(블랙핑크버거+프렌치 프라이드 포테이토)
프렌치 프라이드 포테이토(감자튀김)
감자튀김도 있는데, 세트로 시키면 더 싸길래 세트로 시켰다. 그냥 쉽게 말해 감자튀김인데, 프렌치 프라이드 포테이토라는 긴 정식 명칭으로 메뉴판에 쓰여있었다. 이름이 긴 만큼 길이가 상당히 길다. 제일 길었던 것은 너무 길어서 한 손으로 잡았더니 부러져 버렸고, 어쩔 수 없이 중간 정도 사이즈를 골라 길이를 재 봤는데, 포크 길이만큼 나왔다. 이 감자튀김도 직접 만드시는지 여쭤볼걸.. 기성품에서 볼 수 없는 길이다. 포근하게 잘 튀겨져서 맥주 안주로 도 딱이었다.
펍도 아니고 술집도 아닌데, 맥주를 불렀던 메뉴들...ㅎㅎ
블랙핑크버거
레이키친의 베스트 대표 시그니처 메뉴? 암튼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해서 나도 시켜봤다. ㅎ 베이컨 추가를 꼭 하라 그래서 기억하고 베이컨 추가까지~
먹물번, 로메인, 패티(소고기/호주산), 발사믹 어니언, 치즈, 토마토, 베이컨, 계란, 핑크소스 구성이다. 구성 재료 중 빵이 먹물 빵이고, 작은 컵에 소스가 분홍색 소스가 담겨 함께 나오는데, 그래서 이름이 블랙+핑크다.
핑크버거 소스(꼭! 접시 한쪽에 부어 찍어드세요)
여기서 실수를 한다. 빨리 먹겠다는 일념으로 정신없이 사진 찍고, 누군가 이걸 버거 위에 부어먹는 것을 봤다며 호기롭게 버거 위에 모두 다 부어버렸다. 셰프님이 오셔서 접시 한쪽에 덜어서 찍어 먹는 거라고... 먹는 방법을 말씀해주시려 하셨는데, 내가 한발 빨랐다. 하하하하;;;;
그렇게 소스는 뿌려졌다. 소스를 버거 위로 부으면, 버거 열기 때문에 소스가 녹아버리고 뭐가 어떻게 변해서 찍어 먹는 게 더 맛있다고 하셨다.
사진 찍겠다며 반 자르고 버거를 벌려버려서 결국은 버거가 무너져버렸다. 같이 간 곰이 엄청 화냈다. 그렇게 내가 구박받았다.ㅜ ㅜ
햄버거는 원래 코스요리로 나오는 걸 빨리 먹기 위해 한 번에 겹쳐서 쌓아올린 것에서부터 시작된 것인데! 무너지면 좀 어떠랴- 수제버거는 원래 예쁘게 먹을 수가 없는 음식이라 인식하고 있어서 난 잘 먹었다.
베이컨이 원래 들어가는데, 거기에 또 베이컨을 추가한 것이다. 음.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그냥 베이컨 추가 없이 먹는 게 더 맞는 것 같다. 베이컨이 많아지니 베이컨 특유의 짠맛이 버거 맛을 다 먹어버렸다.
재료들이 튼실하게 들어가 있다. 그리고 버거 빵이 부드럽다. 아삭거리면서도 소스가 맛있었던 양파도 기억에 남는다. 느끼함 없이 전체적으로 담백하고, 역시 피자에서 느꼈던 것처럼 재료들이 한 가지만 너무 튀지 않게 자신의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담백, 아삭, 싱싱이라는 느낌이다.
수제버거의 꽃 ~ 패티를 씹을 때마다 육즙처럼 짭짤한 맛이 찔끔찔끔 뿜어졌는데, 버거 전체의 간을 패티가 담당하고 있는 것 같다. 엔초비로 만드신 소스 중에 일부가 이 패티에도 그게 조금 들어가지 않았을까 살포시 추측해본다. ㅎ
식감도 독특하다. 육즙 뿜뿜, 기름 좔좔 이런 것이 아니라 약간 드라이한 것 같으면서도 씹는 중간중간 뭔가 동글동글한 고기 알갱이가 씹히는 식감이었다. 두께도 상당히 두꺼웠던 버거 패티였다.
망리단길에 생긴 신생 밥집 레이키친
일류 쉐프가 대중에게 맞춘 메뉴와 가격으로 오픈한, 수제버거와 로마식 포카치아빵이 도우로 사용된 수제피자가 있는 음식점
재료의 신선도, 조리 상태, 맛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그것들의 조화가 좋은 맛을 냄
자극적이지 않고, 먹고 나서도 속 편한, 담백한, 깔끔함, 신선함(자극적인 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밋밋하다 느낄 수도 있음)
개인적인 입맛엔 버거보다는 피자가 계속 생각남
곧 다시 재방문 예정인데, 재방문 시 기본적인 버거와 다른 피자를 시켜볼 예정
*개인적인 적극 추천은 코젤(시나몬) 생맥주
*주의: 블랙핑크버거 소스는 꼭 찍어드시길... (버거에 뿌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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